"VR헤드셋만 있으면 집에서도 전정재활 치료 가능"

[인터뷰] VR 재활 솔루션 개발사 그루크리에이티브랩 박영민 책임

디지털경제입력 :2018/11/25 12:00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콘텐츠를 제작할 때 반드시 해결해야 할 점이 바로 어지럼증이다. 게임·패션·의료 등 여러 산업에서 VR·AR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은 사용자들이 어지럼증을 느끼지 않는 콘텐츠 개발에 힘쓰고 있지만 대다수가 영세하다 보니 기술력 확보가 어렵다.

2014년 설립된 그루크리에이티브랩(Grew creative lab)은 VR·AR 어지럼증 원인을 분석, 줄이는 기술을 전문적으로 연구 개발해온 스타트업이다. 지난 4년간 자체 개발한 VR 어지럼증 저감 솔루션 ‘모스킷(Moskit)’을 국내 VR·AR 기업들에 공급하며 독보적 기술력을 쌓아왔다. VR·AR 콘텐츠 성능 시험 평가를 제공하는 국내 유일 기업이기도 하다.

그루크리에이티브랩은 이같은 기술력을 토대로 올해 시각과 상체 균형감각 회복을 돕는 VR 재활 솔루션 사업에 진출했다.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특수시장에서 전문성과 기술력으로 선도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다.

VR 리햅에서 NPC TEST 프로그램을 이용한 후 훈련 결과를 보여주는 화면.(사진=그루크리에이티브랩)

박영민 그루크리에이티브랩 사업부 책임은 “우리 회사는 VR과 AR 콘텐츠의 어지럼증 원인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저감 시나리오를 도출하는 분야에서 독보적 기업으로 자리잡았다”며 “이 기술을 의료 재활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어 ‘VR 리햅(Rehab)’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 VR 어지럼증 잡는 기술로 의료영역까지 진출

VR 리햅은 시각과 머리, 상체 균형을 잡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VR 헤드셋과 콘텐츠로 간편하고 재밌게 균형 잡는 훈련을 할 수 있는 스마트 전정재활 솔루션이다. NPC 테스트와 리햅(REHAB) 두 프로그램으로 구성됐으며 시각 균형은 NPC 테스트, 머리와 상체 균형은 REHAB로 훈련할 수 있다.

리햅은 균형 잡기 난이도에 따라 3가지 콘텐츠를 제공한다. NPC 테스트보다 환자 집중도를 더 오래 요구하는 만큼 게임성도 강하다. 예로 스노우랜드(snow land) 콘텐츠에선 환자가 화면의 지시대로 머리와 상체 균형을 잡아야 아바타인 눈사람이 장애물을 피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두 프로그램 다 재활 치료 결과가 자세히 기록돼 전문가가 환자 치료 경과도 추적할 수 있다.

VR 리햅에는 ▲환자 두 눈의 폭주점이 최초로 맞는 지점을 측정, 분석하고 눈 활동을 추적하는 알고리즘 ▲머리 균형 측정 오차를 최소화하는 기술 등이 적용됐다. 이는 사용자 폭주점을 추적, 분석해 VR·AR 콘텐츠에서 어지럼증 발생 구간을 찾아내는 모스킷의 핵심 기술 원리와 같다. 박 책임은 “애플리케이션만 달라졌을 뿐 두 솔루션의 원천 기술은 같다”고 설명했다.

그루크리에이티브랩은 앞으로 모스킷과 VR 리햅을 핵심 사업으로 잡고 성능과 콘텐츠를 꾸준히 강화할 계획이다.

박 책임은 “모스킷은 국내 메이저 VR·AR 기업들이 꾸준히 이용하는 만큼 실적은 좋지만 해당 시장 규모 자체가 그리 크지 않아 새로운 사업 모델이 필요했다”며 “마침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JICA)에서 스마트 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을 진행한다는 소식에 지원한 후 전방위적으로 지원을 받으며 VR 리햅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JICA 지원사업으로부터 멘토링 등을 받으면서 새 사업 방향으로 'VR 전정재활시장을 잡아도 되겠다, 우리 기술력으로 뛰어들 만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이 크기 위해선 매출뿐만 아니라 사업 모델에 대한 확신, 의지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JICA 지원 사업이 중소 창업 기업들에게 신사업 진출의 기회가 된 셈이다.

스마트 시각-상체 균형 전정재활 솔루션 VR 리햅을 소개하는 팸플릿.(사진=그루크리에이티브랩)

■ “전문성에 가격 경쟁력·모빌리티도 갖췄다”

그루크리에이티브랩은 VR 리햅의 경쟁력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 우선 시장에 경쟁제품 자체가 거의 없는데다 핵심 기술력은 이미 모스킷을 통해 시장에서 확인됐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VR 헤드셋을 이용한 VR 콘텐츠라는 점에서 기존 재활 의료기기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병원 밖 가정에서도 쉽게 이용할 수 있으니 접근성, 효용성도 매우 높다는 설명이다.

박 책임은 “우선 VR 기술을 활용한 보급형 전정재활 솔루션 자체가 시장에 거의 없다”며 “VR 리햅은 고가의 무겁고 복잡한 의료기기 대신 가볍고 콤팩트한 VR 헤드셋과 스마트폰만 있으면 사용할 수 있으니 가격도 저렴하고 병원은 물론 집에서도 재활 치료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루크리에이티브랩은 VR 리햅이 시각, 상체 균형 재활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널리 퍼질 수 있도록 보급형 전략을 펼 계획이다. 모든 스마트폰과 HMD에서 VR 리햅이 사용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장기적으론 VR 리햅을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맞춤형 HMD를 출시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박 책임은 “VR 리햅 애플리케이션과 당사 헤드셋을 함께 하나의 솔루션 형태로 판매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루크리에이티브랩은 VR 리햅이 시각, 상체 균형 재활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널리 퍼질 수 있도록 보급형 전략을 펼 계획이다.(사진=픽사베이)

이같은 보급형 전략의 첫 단추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서 VR 리햅에 대한 의료기기 승인 허가를 받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연세대학교와 VR 리햅 효용성을 보여주는 연구 실험을 진행 중이다. 그루크리에이티브랩은 연구 결과 확보 후 내년 초 VR 리햅에 대한 의료기기 허가 인증을 신청할 계획이다.

박 책임은 “VR 리햅이 국내서 의료기기 승인을 받은 후 병원과 환자 사용 사례가 늘어나면 이를 토대로 해외에도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모스킷도 VR 리햅과 마찬가지로 이 전략을 따르고 있다”며 “국내에서 탄탄한 실적을 충분히 쌓은 후 해외시장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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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크리에이티브랩은 VR 리햅이 내년 전정재활 시장에서 점유율 5%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매일 바쁘게 고객사 확보에 나서고 있다.

박 책임은 “한 달 전부터 매일 일정을 소화하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라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주요 큰 병원에 VR 리햅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JICA가 사업 지원 당시 추천해준 기관들도 잠재 고객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