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기술이 아니다, 이젠 플랫폼이다

'최적 선택' 도우미…생활·비즈니스 확 바꾼다

컴퓨팅입력 :2018/11/21 10:46    수정: 2018/11/22 13:38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장면1.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는 2016년부터 모바일 앱을 통해 내 몸에 꼭 맞는 옷을 추천해준다. 원하는 품목과 용도를 얘기하면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골라주는 서비스다. 방법은 간단하다. 앱을 다운받은 뒤 그냥 요구 사항을 얘기하면 된다. 그럼 알아서 최적의 제품을 골라 준다. 이게 가능한 건 IBM 인공지능(AI) 왓슨 덕이다.

#장면2.

스타벅스엔 AI 바리스타가 있다. 지난 해 3분기 미국에서 처음 도입된 ‘마이 스타벅스 바리스타’가 그 주인공이다. 고객이 앱을 실행한 뒤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해 주문을 하면 매장에서 곧바로 받을 수 있다. 스타벅스에 AI 엔진을 입힌 건 IBM, 마이크로소프트(MS) 등에서 잔뼈가 굵은 케빈 존스 최고경영자(CEO)다.

실험실을 뛰쳐나온 AI가 생활속으로 파고 들고 있다. 실제 활용 사례가 속속 등장하면서 새로운 동반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AI가 대중적인 주목을 받은 것은 2016년 3월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바둑에서 승리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 이벤트는 AI 분야를 휩쓸었던 한파를 몰아내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가 IBM 왓슨을 이용해 개인 맞춤형 옷을 추천해주고 있다. (사진=노스페이스)

탄력을 받은 AI는 최근 들어 응용 영역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이젠 비즈니스 및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인간의 충실한 동반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오는 12월12일 ‘알파고의 산실’인 포시즌스호텔에서 개최하는 ‘ATS 2018’에서 AI 산업의 최근 동향을 점검할 계획이다. (☞ATS 2018 바로가기)

지난 해 열린 1회 ATS의 주제는 ‘AI가 열어가는 비즈니스의 미래’였다. 하지만 올해는 ‘AI, 이젠 플랫폼이다’는 주제로 AI 기술과 비즈니스 동향을 한 발 더 깊이 살펴볼 계획이다.

■ 왜 그 선택을 하게 됐나…AI가 직접 설명해준다

초기 AI는 간단한 업무를 대행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젠 인간의 합리적인 선택을 도와주는 역할을 많이 하고 있다.

AI가 생활이나 비즈니스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건 이런 의미다. 여기선 크게 두 가지 포인트를 찾을 수 있다.

첫째. 합리적인 선택 도우미

둘째. 새로운 생활 공간의 길잡이

노스페이스에 적용된 IBM 왓슨은 합리적 선택 도우미 역할을 수행한 사례다. 이를 통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다.

물론 비즈니스 영역에도 응용 범위가 넓다. 결국 모든 비즈니스는 선택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설명 가능한 AI 개념도. (사진=DARPA)

그런 측면에서 최근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건 ‘설명 가능한 AI(XAI)’란 새로운 개념이다.

그 동안 AI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해선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다. 이를테면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결을 벌인 알파고는 뛰어난 수를 둘 경우에도 왜 그곳을 선택했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하지만 XAI는 ‘왜 그런 결정에 이르게 됐는지’에 대해 좀 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주는 개념이다. AI 알고리즘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문제의식인 셈이다. AI 4대 천왕 중 한 명인 앤드루 응 박사 역시 "실업문제와 함께 투명성 역시 AI 연구에서 꼭 확보되어야 할 것"으로 꼽았다.

IBM도 최근 들어 XAI 쪽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ATS 2018에선 체탄 쿠마르 크리슈나무르티 IBM 왓슨 AP 총괄이 이런 부분을 중심으로 AI 전략의 핵심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다.

■ 또 다른 생활 플랫폼이 될 자동차, AI와 초연결이 핵심 키워드

AI 시대의 또 다른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자동차다. 자동차는 최근 들어 초연결 시대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등장하면서 업체들이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초연결시대의 자동차는 새로운 플랫폼 역할을 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정확도 높아진 음성인식 기술을 비롯한 다양한 AI 기술들이 결합할 경우 자동차 계기판이 생활 공간 역할을 할 수도 있단 의미다.

자동차가 IT와 만나는 시대를 맞아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자동차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번 ATS 2018엔 서정식 현대자동차 ICT 본부장이 ‘초연결 지능형 자동차’란 주제로 현대자동차의 슈퍼 커넥티드 카 전략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이런 흐름과 관련해 주목할 전망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0년이 되면 전체 웹 브라우징의 30% 가량은 화면이 없는 상태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른바 제로UI 시대다.

현대자동차 i30 N TCR (사진=현대차)

이런 흐름의 근간이 되는 기술이 음성인식 기술이다. 이런 기술 전쟁은 슈퍼커넥티드 자동차 경쟁에서도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이처럼 AI는 이젠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생활 플랫폼이자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모든 비즈니스가 시작되는 관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는 의미다.

이 때 중요한 고려 사항이 있다. 과연 인간은 AI 알고리즘의 선택을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할 것이냐는 문제다.

이를테면 이런 질문이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사고를 감지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대로 충돌할 경우 두 사람이 영향을 받는 반면, 핸들을 꺾어 버릴 경우엔 한 명만 다친다. 이럴 때 AI 기술로 무장한 자동차는 어떤 선택을 할까?

■ 알고리즘이 야기할 윤리문제는 어떻게 해결할까

마찬가지로 다양한 비즈니스 및 생활 환경에서 AI가 골라주는 ‘최적의 선택’은 과연 인간적인 기준에서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한 발 앞서 AI와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대해 고민을 했던 유럽연합(EU)에선 이런 문제들을 법제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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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가 최근 들어 ‘윤리적 AI’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도 같은 문제의식 때문이다. 최근 한국을 다녀간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도 윤리적 AI에 대해 강조했다.

ATS 2018에선 이 문제에 대해 한 발 더 깊이 들어갈 예정이다. 박선정 MS 대표 변호사가 ‘AI를 위한 윤리’란 주제로 AI 알고리즘과 인간의 조화에 대해 깊은 통찰을 던져줄 예정이다. (☞ ATS 2018 사전등록 바로가기)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