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스타트업 테라, 1천억 펀딩 주목

시드서 360억 모으고 프라이빗 펀딩 돌입

컴퓨팅입력 :2018/11/16 08:21    수정: 2018/11/16 13:52

티몬 신현성 의장이 창업한 블록체인 스타트업 '테라(Terra)가 시드 펀딩에 이어 프라이빗 펀딩을 진행 중이다. 두 번의 토큰 판매를 통해 1천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할 것으로 전망돼 관심을 끈다. 국내 블록체인 기업이 토큰 판매를 통해 1천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 사례는 현대가 3세 정대선 회장이 이끄는 에이치닥(HDAC) 이후 없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테라는 현재 진행 중인 프라이빗 토큰 판매의 목표액을 시드 펀딩의 두 배 이상으로 잡았다.

테라는 앞서 시드 펀딩을 통해 360억원을 모았다. 따라서, 이번 프라이빗 펀딩에선 720억원 이상 모금을 목표로 하고, 모금에 성공하게 되면 총 1천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테라는 가격 변동성을 줄인 스테이블코인과 이를 기반으로 한 결제 시스템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이미 티몬, 배달의민족, 야놀자, 큐텐, 캐러셀 등 이미 국내외 인기 이커머스 서비스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수천만 명 이상의 사용자 기반을 확보했다. 플랫폼 블록체인과 협력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최근엔 카카오가 자회사 그라운드X를 통해 개발 중인 메인넷 '클레이튼'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상호 결합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긴밀히 협업할 예정이라고 한다.

신현성 테라 CEO가 지난 9월 업비트개발자컨퍼런스에서 테러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업비트 제공)

이번 프라이빗 펀딩은 시드 펀딩과 마찬가지로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만 진행한다. 테라 관계자는 "현재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토큰을 판매하는 퍼블릭 펀딩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시드 펀딩에는 글로벌 대형 거래소와 유명 투자 펀드가 대거 참여했다. 바이낸스랩, 오케이엑스, 후오비 캐피탈, 두나무앤파트너스, 폴리체인 캐피탈, FBG 캐피탈, 해시드, 1kx, 케네틱 캐피탈, 애링턴 XRP 캐피탈, 트랜스링크 캐피탈, 네오플라이 등이 이름을 올렸다.

블록체인 테라, 왜 주목받나?

우선, 스테이블 코인과 결제 서비스가 거의 모든 플랫폼 블록체인에 필수 기능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테라는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는 구조를 갖췄다는 점에서 주목 받는다. 테라는 어떤 메인넷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테라 관계자는 "현재 클레이튼과 가장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지만 테라는 크로스 플랫폼이 가능하기 때문에 잘알려진 다른 메인넷들과도 협력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테라 코인과 결제 시스템의 작동 메카니즘이 설득력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테이블코인 '테라 코인'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유통되는 토큰양을 조절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가격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결제 시스템 테라엑스는 사용자가 늘어나는 만큼 할인 혜택을 소비자에게 돌려 준다는 점에서 기존 결제 서비스와 차별화 된다. 테라 코인을 결제에 쓰는 사람이 늘어나면 가격 안정을 위해 통화량이 늘리게 되고, 추가 발행된 코인은 다시 소비자에게 할인 혜택으로 돌려주는 구조다. 이커머스 운영 업체는 기존 신용카드 수수료(2~3%)보다 저렴한 0.5%의 수수료만 내면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다.

또, '실생활에서 쓰이는 블록체인 서비스가 빨리 나와야 한다'는 게 최근 블록체인 업계 최대 화두인 상황에서 테라는 사용처가 분명하다는 점도 중요 포인트다. 신현성 대표도 테라가 주목 받는 이유에 대해 "실생활에 가치를 주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를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국내 최초 소셜커머스 티몬을 창업해, 7년간 경영하면서 연간 4조원 규모 비즈니스로 성장시킨 신 대표에 대한 시장의 높은 신뢰도 중요한 가점 요소다.

이런 이유로, 업계는 테라 프라이빗 펀딩에 기관 투자자이 상당한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련기사

하지만, 암호화폐 시장이 장기 침체국면에 접어들면서 대규모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을 가능성도 남아있다.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요즘 크립토펀드의 자금 줄이 말라 있다는 얘기가 많다"며 "크립토 펀드들이 앞서 투자한 프로젝트에서 투자금을 회수해야 신규 투자를 또 진행할 수 있는데 락업(토큰을 판매 못하는 기간)이 안 끝난 경우도 많고 시장이 안좋아서 토큰을 팔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