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출범 앞둔 우리금융의 세 가지 과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주가 제고·독립 경영 꼽혀

금융입력 :2018/11/12 18:54    수정: 2018/11/13 08:00

내년 1월 초 우리금융지주가 부활한다. 우리은행 민영화 추진 과정 중에 2014년 10월 은행 내 합병된 우리금융지주사가 새롭게 출범해, 우리은행 등 6개 자회사와 우리카드 등 16개 손자회사 증손회사 1개를 지배하게 된다.

지주 체제가 완료될 경우 우리금융지주는 출자 제한 규제가 다소 완화돼, 다른 은행금융지주사처럼 사업 다각화를 꾀할 전망이다. 다만 우리금융지주 출범 초기에는 자기자본비율 하락을 해결하고, 자금 조달 비용 상승 등 해결해야할 과제가 있는 실정이다.

■ 자기자본비율 하락 예상…포트폴리오 균형 시일

12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지주사 출범을 위해 80여명 규모로 전담팀을 꾸렸다. 지주사 설립 등기와 지주사 주식 상장 등 재무 이슈와 동시에 조직 개편과 인사제도 정비를 위한 경영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지주사 출범 시 우리은행 주장처럼 출자 한도는 130%까지 늘어난다. 늘어난 자금으로 우리금융지주는 일단 비은행 금융사 인수합병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초대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낙점된 손태승 우리은행장 역시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균형있는 포트폴리오를 강조해왔다.

우리은행 손태승 은행장.(사진=우리은행)

하지만 이를 단기간 내에 달성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일단 자기자본비율 이슈를 해결해야 한다. 당장 우리금융지주는 출범 이후 자기자본비율 산출에 비교적 불리해서다. 우리금융지주는 처음 자기자본비율 산출 시 표준등급법을 이용해야 한다. 은행 내 통계를 활용한 내부등급법을 이용하는 것보다 자기자본 비율은 약 4.1~4.2%p하락한다.

이 경우 대형 비은행 금융사를 인수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비교적 몸집이 적은 자산운용사, 수익성이 높은 부동산신탁사를 첫 매물로 꼽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캐피탈과 저축은행, 증권사와 같은 비금융사의 인수합병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승인을 빨리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내부등급법 적용 시 자기자본비율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금리 상승기…자금 조달 비용도 부담

미국을 중심으로 금리가 오르고 있어 초기 우리금융지주에서는 자금 조달 비용 부담도 과거에 비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금융지주사는 선순위채권이나 재무제표 상 자본으로 계상되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대규모 자금 공급을 위해 해외서 채권을 발행하는데, 이 때 미국 국채 3년물이나 5년물 금리에 가산금리를 붙여 채권 금리를 산정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연내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리고, 내년에도 인상 기조가 갈 확률이 높다. 이 경우 미국 국채 금리도 동반 상승한다. 우리금융지주가 국외 채권으로 자금 조달 시 비용이 과거에 비해 더 높아지는 것. 가산 금리 역시 우리금융지주의 신용등급 외에도 국내 은행권과 한국의 신용부도스왑(CDS) 등이 반영돼 비교적 불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 본점.(사진=우리은행)

■ 남은 예보지분도 과제

예금보험공사의 지분 매각도 역시 우리금융지주가 풀어야할 숙제다. 예금보험공사는 2016년 11월 민영화 당시 보유했던 우리은행 지분 29.7%를 과점주주에게 나눠 팔았다. 현재 보유 지분은 18.43%로 아직도 최대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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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가 정부 기관이다 보니 완전한 독립 경영이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출 직전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경영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바꾼 것은 아니지만, 지분 18% 이상을 보유해 지배구조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발언을 했다. 다시 우리은행 노동조합에서는 '관치금융'이 실현되는 것 아니냐는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매각을 위해선 예금보험공사는 주식 가치가 제고돼야 한다고 거론한다. 반대로 우리은행 측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선 관(官)의 개입이 없는 독립 경영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