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팀, 투명 유연 디스플레이 제작 성공

고분자 사슬 간 거리 조절로 열팽창·수축 억제

과학입력 :2018/11/08 12:14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김상율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투명 유연 디스플레이를 제작할 수 있게 해주는 고분자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고분자는 유리와 같은 투명성과 열팽창 계수를 갖는 고성능의 무정형 고분자로 유기소재의 열팽창 제어에 응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유망한 투명하면서도 유연한 디스플레이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유리와 같은 수준의 투명성과 열팽창 계수를 가지면서도 휘어지고 접을 수 있는 기판소재가 필요하다.

그러나 고분자 소재 중 이런 조건을 갖는 유연 고분자 소재는 알려진 바 없었다.

모든 물체는 열을 받으면 팽창하고 차가워지면 수축하는 성질을 갖는다. 세라믹이나 금속 소재에 비해 유기물질로 이뤄진 고분자 소재는 열에 의한 팽창이 상대적으로 크다.

얇고 가벼운 평판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반도체 소자는 세라믹과 비슷한 열팽창 계수를 갖고 있다. 열팽창 계수의 차이가 큰 고분자 필름 위에 반도체 소자를 만들게 되면 작동 시 발생하는 열에 의한 팽창과 수축의 차이로 소자가 파괴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각각의 열팽창계수를 일치시켜야 한다.

무정형인 투명한 고분자 물질의 열팽창 계수를 줄이는 방법으로 고분자 사슬들을 연결시키는 방법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렇게 제작한 고분자 물질은 유연성을 잃어버리고 필름으로 제조해도 유연하지 않게 된다.

김 교수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고분자 사슬 간 거리를 조절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고분자 물질을 합성할 때 고분자 사슬 간에 상호작용하는 힘을 도입하고 힘의 방향이 수직으로 교차하게 만들며 사슬 간 거리를 적절히 조절하면 온도에 따른 팽창 및 수축을 억제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화학구조를 투명한 고분자 물질에서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투명한 폴리아마이드이미드 고분자의 화학구조 (A) 및 필름 사진과 (B), 조성에 따른 열팽창 계수의 (CTE) 변화 및 투명도 (C).

김상율 교수팀이 합성에 성공한 새로운 고성능 고분자 물질인 투명한 폴리아마이드이미드 필름은 열팽창 정도가 4ppm/oC로 유리 수준으로 낮으면서도 유연하며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제조공정에 적용할 수 있는 내열성을 갖고 있다.

연구팀은 새로 합성된 투명 폴리아마이드이미드 필름 위에 이그조 박막 트랜지스터 소자를 제작해 필름을 반경 1mm까지 접어도 소자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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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다양한 유기소재의 열팽창을 제어하는 데 응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10월26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