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구글·애플에 '디지털 서비스세' 받는다

연매출 5억파운드 기준…매출의 2% 부과

인터넷입력 :2018/10/30 08:27    수정: 2018/10/30 10:09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들의 세금 납부 문제가 전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영국이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섰다. 2020년부터 주요 IT 기업들에게 ’디지털 서비스’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필립 하몬드 영국 재무상은 29일(현지시간) 연매출 5억 파운드(약 7천315억원)를 웃도는 기업들에게 영국 매출의 2%를 디지털 서비스 세금으로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디지털 세금은 2020년 4월부터 본격 적용될 예정이다.

이런 세제 개혁을 통해 4억 파운드(약 5천855억원) 이상을 거둬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하몬드 재무상이 밝혔다.

하몬드 재무상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검색엔진, 소셜 미디어,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플랫폼들은 우리 생활과 사회, 그리고 경제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그들은 우리 세금 체제의 지속성과 공정성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들이 디지털 경제와 보조를 맞추려면 게임의 규칙이 진화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하몬드 재무상은 “영국은 국제 법인세 개혁에서 선도적인 시도를 계속해 왔다”면서도 “하지만 진행 과정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더디기 때문에 이젠 디지털 세금을 도입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몬드 재무상은 영국이 새롭게 도입할 디지털 세금은 인터넷 상에서 주문되는 제품들에 대해 과세하는 형태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런 모델을 도입할 경우 결국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 "수익 기준으로 부과하는 전통적인 과세론 디지털 시대엔 한계"

영국의 디지털 세금은 인터넷 상에서 상당한 수익을 올리는 기업이 타깃이 될 전망이다. 하몬드 재무상은 “연간 글로벌 매출이 5억 파운드 이상 기업들이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스타트업이 아니라 대형 기업들이 과세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는 것이 영국 재무부의 기본 관점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영국 정부의 디지털 세금은 그 동안의 법인세와는 기본 개념이 다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 동안은 수익에 따라 부과하는 것이 일반적인 과세 방법이었다.

하지만 인터넷 비즈니스가 확대되면서 이런 방식은 한계를 드러냈다. 기업들이 수익을 보고하는 방식에 따라 과세 대상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이를테면 구글,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은 영국에서 디지털 서비스를 판매한 뒤 수익은 다른 나라에서 보고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 영국 재무부의 생각이다.

최근 애플 등은 상대적으로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에 유럽 법인을 설립한 뒤 세금을 적게내는 관행 때문에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의 제재를 받았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