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도시어부 낚시세트 판매한 홈쇼핑 법정제재

규정 적용 놓고 위원간 이견...롯데홈-홈앤쇼핑 '주의'

방송/통신입력 :2018/10/22 18:03

심의 규정 적용을 놓고 심의 위원 간 의견이 엇갈린 가운데, 채널A 방송프로그램 이름과 제품명이 같은 낚싯대를 판매한 롯데홈쇼핑과 홈앤쇼핑이 법정제재를 받게 됐다.

22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도시어부 스마트피싱 낚시세트' 판매 방송을 한 롯데홈쇼핑과 홈앤쇼핑에 상품소개 및 판매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 제18조(보도내용 등의 인용) 제1항을 위반했다고 판단, 법정제재인 주의 조치를 내렸다.

롯데홈쇼핑과 홈앤쇼핑 쇼호스트들은 각각 낚싯대 상품 판매방송에서 "바로 그 TV예능의 그 낚싯대"라는 멘트를 사용했다. 심의 규정 제18조 제1항을 보면 상품소개 및 판매방송에서 방송프로그램의 내용을 인용할 경우 해당 프로그램 명칭을 지나치게 부각시켜 시청자의 구매를 유도해서는 안 된다고 나와 있다.

방심위 전체회의

이 안건은 지난 8월 21일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주의 의견으로 결정돼 전체회의에 건의됐지만, 이달 8일에 열린 전체회의에서 심의 규정 제18조 제1항뿐만 아니라 제13조도 적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와 의결이 보류됐었다.

심의 규정 제13조에는 특정 방송프로그램의 주요 고정출연자가 상품소개 및 판매방송에 출연해 특정 방송프로그램으로 오인될 수 있는 상황설정이나 기법을 사용해 방송해서는 안 된다고 나와 있다.

일부 방심위원들은 홈쇼핑에 사용된 상품소개 방송에 채널A 도시어부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이 나와 시청자들로 하여금 해당 방송프로그램인지 오인케 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방송을 보면, 상품 판매 방송 중간에 노출되는 상품 소개 영상에서 도시어부 프로그램 출연자 세 명이 나와 인터뷰 방식으로 낚싯대에 대한 설명을 한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롯데홈쇼핑과 홈앤쇼핑은 심의 규정 제13조 위반과 관련해 의견진술 기회를 가졌다.

롯데홈쇼핑 측은 "협력사가 일반적인 상품 소개를 위한 영상으로 만든 것"이라며 "(홈쇼핑사가 아닌)외부에서 제작된 영상을 홈쇼핑 판매를 위해서 사용한 것이고, 특정 프로그램으로 오인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홈앤쇼핑 측 또한 "자체심의를 할 때, 해당 영상이 인터뷰 형식으로 연출됐기 때문에 버라이어티 쇼에서 볼 수 있는 연출 기법으로 생각했다"면서 "도시어부 프로그램 내용의 특정 상황 연출이라 보긴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방심위원들의 의견도 나뉘었다. 제13조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강상현 위원장과 허미숙 부위원장, 김재영 위원, 윤정주 위원은 제13조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영 위원은 "광고특위에서도 한 명 제외하고 7명이 제13조 적용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제13조 조항의 취지는 일반 시청자의 평균적 인식(을 가정하고 있는데), 일반 시청자들의 기준을 낮춰도 된다고 본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특위의 의견이기 때문에, 거의 만장일치로 나온 의견을 무시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윤정주 의원은 "시청자들이 정말 오인할 수 있도록 상품명도 도시어부, (영상)출연자도 도시어부 출연자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면서 "제13조 적용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반대 의견으로 전광삼 상임위원은 "도시어부 프로그램을 보면 낚시하는 것은 봤어도 스튜디오에 앉아있는 것은 못봤다"며 "도시어부 프로그램 출연자와 낚싯대 광고모델이 같을 뿐이다. 제재를 위한 제재는 안 된다"고 맞섰다.

심영섭 위원 또한 "제13조를 적용하려면 프로그램과 유사해야 하는데(그렇지 않다). 행정소송을 막기 위해서 명확한 조항만 적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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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원들의 논의 끝에 제13조는 해당 안건에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고, 제재 수위는 주의로 결정됐다.

강상현 위원장은 "앞으로 이와 유사한 부분에 대해서는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심의 기준을 엄격하게 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