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D램 가격 20%·낸드 30% 떨어질 듯"

D램익스체인지 "9분기 이어진 호황 곧 끝날 것"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10/11 10:42    수정: 2018/10/11 17:10

올해 연말을 메모리반도체 호황의 정점(頂點)으로 전망한 '메모리 고점론'이 또다시 제기됐다. 메모리 가격이 4분기 이후 급락하기 시작해 내년 초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이번엔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가 가격 하락폭 전망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한 터라 업계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10일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돼 올해 3분기까지 9분기 연속 이어진 가격 상승 사이클이 끝날 것"이라며 "서버용 D램과 일반 소비자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가파른 가격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D램익스체인지는 D램과 낸드플래시 내년 가격이 금년 대비 각각 15~20%, 25~30%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16기가비트(Gb) LPDDR4X(Low Power Double Data Rate 4X) 모바일 D램. (사진=삼성전자)

우선 D램은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돼 3분기 가격이 1~2% 상승하는 데 그쳤고, 4분기엔 5% 이상 하락한 뒤 내년에 하락세가 심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D램의 주 수요처인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차별화 전략에 실패해 수요가 늘어나지 않았고, 서버용 D램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게 이유다. 최근 불거진 인텔의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출하가 미뤄진 점도 메모리 수요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이 업체는 설명했다.

낸드는 D램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주로 서버용으로 납품되는 기업용 SSD 수요는 양호하지만, 그 외 품목들의 수요는 부진하다고 D램익스체인지는 지적했다. 주요 업체들이 3차원(3D) 낸드로의 전환에 안정적으로 진입해 공급 과잉이 심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낸드는 지난해 9월부터 같은 가격을 유지하다 올해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관련기사

지난 9월 초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 역시 메모리의 양 축인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불안한 전망을 보인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공급 과잉이 심화돼 3분기부터 제조사들의 실적이 위축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다만, 3분기에 메모리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모건스탠리의 예측은 다행히 빗나갔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업체들이 공급 확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수요를 따라잡긴 역부족인 상황'이라며 메모리 고점론을 일축하고 있다. 지난 9월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품)부문 사장은 "4분기(연말)까지 메모리 시장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 7월 진행된 올해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