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가짜학회' 출장으로 혈세 낭비"

박광온 의원 "1인당 421만원 꼴"

과학입력 :2018/10/10 10:02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과학기술원이 이른바 '가짜학회'로 알려진 '와셋'과 '오믹스' 참석을 위해 지난 5년간 10억원 이상을 지원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산하 연구기관 연구원들이 해외 가짜학회에 참여하고 이를 실적으로 보고하는 등 국민 혈세를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출연연과 4대 과기원 대상 기관별 지원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출연연 26곳 중 21곳 연구원 184명이 7억7천497만원을 가짜학회 출장을 위해 지원받았다고 10일 밝혔다.

연구원 1인 평균 421만원을 지원받은 셈이다.

출연연 및 4대 과기원 대상 기관별 지원 현황(2014~2018년)

4대 과학기술원의 경우에는 76명이 2억7천125만원, 1인 평균 357만원을 지원받았다. 이 금액은 과기정통부가 항공료, 참가비, 출장비 등 가짜학회 참가 실태조사를 통해 파악 가능한 금액만을 대상으로 했기에 실제로 부당하게 사용된 금액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21개 출연연 중 출장비를 가장 많이 타낸 곳은 한국한의학연구원으로 1억2천152만원에 달했다. 26명이 총 31번 가짜학회에 참여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의 경우 2회 이상 참가자는 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국건설연구원(1억1천257만원), 한국생명공학연구소(7천764만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7천276만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6천204만원), 한국기계연구원(4천180만원), 한국지진자원연구원(3천634만원), 한국식품연구원(3천542만원) 순이었다.

4대 과기원의 경우에는 카이스트가 1억1천990만원으로 많았으며 46명이 총 43번 참석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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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대구경북과학기술원(6천541만원), 광주과학기술원(5천637만원), 울산과학기술원(2천953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박광온 의원은 “근본적으로 정부가 가짜학회에 발표한 논문을 발표 실적으로 인정해주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며 “해외 학회들의 부실 여부에 대해 정부기관의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