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대리점 새 계약 안하면 CCTV 팔지마”

대리점 위탁 새 계약서 두고 불협화음

방송/통신입력 :2018/10/10 10:07

KT가 새로운 대리점 위탁 계약서에 합의해야 특정 통신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조건을 내세워 대리점 등 유통계와 대립하고 있다.

기존 유무선 상품 외에 신규 서비스 구성에 따른 새로운 통합 계약 절차를 진행한다는 회사 입장과 달리, 위탁 계약 관계에 있는 대리점들은 수수료 정책 등의 조건이 더욱 불리해진 계약서 내용을 두고 합의를 강요해 불공정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새로운 '위탁 대리점 계약서'를 체결하지 않은 대리점 대상으로 CCTV 상품인 ‘기가아이즈’ 상품을 다룰 수 없다는 내용을 각 점주에 통지하고 있다.

새로운 내용의 대리점 계약서는 지난 8월1일부터 도입됐다. 전국 KT 대리점 2천400여개 매장 가운데 800여개 가량이 새 계약서에 합의했다. 3분의 2 가량은 새로운 내용의 계약서에 합의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표면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신규 계약서 합의 여부에 따라 CCTV와 같은 특정 상품의 판매 권한이 오르내리는 점이다. 대리점 계약 갱신 여부에 따라 위탁 대리점의 취급 상품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일차적인 논란을 빚고 있다.

이를 두고 KT는 유무선 B2C 상품만 취급하던 대리점에 B2B 상품 판매까지 영업 대상을 늘렸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유선, 무선, 비즈계약서로 나눠져서 계약하던 방식에서 8월부터 종합대리점계약서로 자율적으로 변경가능토록 했다”면서 “별도의 비즈 계약을 맺지 않고 통합 계약에 준하는 담보 만으로 기가아이즈나 오피스 상품 등 B2B 상품 영역인 비즈상품 판매 자격을 넓힌 것일 뿐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통사와 대리점 간 새로운 내용의 위탁 계약을 갱신하는 것은 문제되지 않는다. 상호간 협의에 따라 언제든 각종 유통 정책의 변경된 내용을 담아 위탁 계약을 맺을 수는 있다.

현재 대리점의 반발을 사고 있는 통합 계약서의 경우 계약 효력 기간을 체결일 당해연도 말일로 정해두고 있다. 새로운 계약을 맺더라도 12월31일 이후에 새로운 효력을 갖는 위탁 계약을 맺는 식이다.

하지만 특정 상품의 판매 권한보다 더욱 문제가 되는 부분은 26페이지 분량의 대리점 위탁 계약서에 별도로 첨부된 16페이지 분량의 KT와 대리점 간 수수료 정책 관련 내용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새 대리점 계약서에 첨부된 수수료 정책이 이전 계약서보다 대리점에 훨씬 불리하게 작성됐다고 입을 모았다. 또 일부 조항은 위탁 관계 대리점에게 독소조항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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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더욱 불리해진 조건의 추가 약정서 내용에 특정 상품 판매 자격을 빌미로 새로운 내용의 계약을 요구하는 것은 불공정 계약을 강요하는 것이란 반발까지 나오고 있다.

법무법인 선린의 유용일 변호사는 “원본계약서 외에 수수료 약정 등의 내용을 보면 애초 계약서에 없던 점들이 대리점에게 문제로 작용할 수도 있다”면서 “독소조항이 새롭게 삽입됐는데 대리점은 본사가 강요하는 조건을 따를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