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설화' 머스크, 최악 사태 피했다

"이사회 의장 사임·벌금 220억원 납부" 합의

인터넷입력 :2018/10/01 14:27    수정: 2018/10/01 16:56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미국 증권가를 발칵 뒤집었던 ‘테슬라 파문’이 규제기관과 해당 기업이 서로 체면을 유지하는 선에서 일단락됐다. 법원의 최종 승인 절차가 남아 있긴 하지만 미국 증권 역사상 가장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된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CNBC를 비롯한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CEO)는 지난 달 29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고 2천만 달러(약 222억원) 벌금을 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합의에 따라 머스크는 45일 이내에 테슬라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또 앞으로 3년 동안은 테슬라 이사회 의장에 재선임될 수 없게 됐다.

일론 머스크 (사진=테슬라)

■ 8월초 "테슬라 주식 매입한 뒤 상장폐지" 트윗으로 궁지 몰려

이번 공방은 일런 머스크가 지난 8월초 트위터에 올린 글이 단초가 됐다. 당시 머스크는 “테슬라 주식을 주당 420달러에 매입해 비공개 회사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금은 마련돼 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머스크는 그 동안 트위터를 통해 다양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 트윗은 트위터 애용자인 머스크를 곤란한 지경으로 몰아넣었다.

SEC는 “당시 머스크는 (상장 폐지하는) 거래가 불확실할 뿐 아니라 여러 요소들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단 사실을 알고 있었을 뿐 아니라, 금융 파트너들과 구체적인 계약 조건에 대한 논의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결국 머스크가 정확한 근거가 없는 거래 가능성을 (기정 사실처럼) 언급함으로써 투자자들을 호도했다는 게 SEC의 판단이었다.

일런 머스크가 거래 가격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주식을 매입한 뒤 상장 폐지할 것이란 글을 올린 뒤 테슬라 주가는 6% 이상 상승했다.

보기에 따라선 엄청난 사건일 수도 있었다. 실제로 SEC는 지난달 말 일론 머스크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는 등 강하게 대처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이번 사건이 꽤 오래 계속될 것만 같았다. 하지만 SEC는 고소한 지 하루만에 일론 머스크 측과 전격 합의에 도달했다.

■ "SEC 역사상 가장 빨리 성사된 합의" 평가 많아

일론 머스크에겐 테슬라 의장직 사임과 벌금 2천만 달러가 부과됐다. 또 테슬라 측에도 머스크와 같은 금액의 벌금이 부과됐다. 일론 머스크의 성급한 발언들을 제대로 제지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SEC는 또 독립적인 이사 두 명을 추가 선임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테슬라의 지배 구조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안전 장치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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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머스크는 자신의 행위가 잘못됐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수모를 면하게 됐다.

이같은 결과는 SEC 역사상 가장 빨리 성사된 합의란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리치먼드대학 로스쿨의 칼 토비아스 교수는 CNBC와 인터뷰에서 “양측 모두 승리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 수준의 합의”라고 평가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