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도 제온도 부족...인텔 "PC시장 호황 탓"

[이슈진단+] 인텔 CPU 수급난(上)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09/26 09:05    수정: 2018/09/26 09:53

7월 초 웨이퍼 부족설로 시작된 인텔 코어 프로세서 수급난이 현실화 단계에 들어섰다. 시장조사업체 기준 톱5에 이름을 올린 에이서 등 일부 업체 역시 공공연히 수급난을 언급한 상태다. 인텔 역시 생산량 확보에 문제가 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7월부터 제기된 인텔 코어/제온 프로세서 수급난이 현실화되고 있다. (사진=인텔)

프로세서 수급 부족은 일반 소비자용 코어 프로세서 뿐만 아니라 서버·워크스테이션용 제온 프로세서로도 번진 상태다. HPe 등 일부 업체는 고객사에 인텔 제온 프로세서 대신 AMD 에픽(EPYC) 프로세서를 탑재한 서버를 권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에이서도 컴팔도... "인텔 프로세서 수급 문제 있다"

당초 인텔 8세대 코어 프로세서 공급 부족설은 웨이퍼 부족을 그 근거로 삼고 있었다. 일부에서는 인텔 뿐만 아니라 주요 PC 제조사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빙성이 없다고 의심하기도 했다.

에이서 제이슨 첸 대표가 인텔 프로세서 수급난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사진=IFA)

그러나 지난 8월 말 대만 디지타임스 보도는 지금까지 이야기와는 다소 달랐다. 주요 시장조사 업체인 IDC와 가트너 기준 5위 안에 꼽히는 업체인 에이서가 공식적으로 이를 인정한 것이다.

디지타임스는 IFA 2018에 참석한 에이서 제이슨 첸 대표의 발언을 인용해 "하반기 세계 PC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인텔 14nm(나노미터) 프로세서의 수급 문제 때문에 주요 제조사가 공급망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디지타임스는 또 대만 ODM 전문 업체인 컴팔 CP 웡 회장의 발언도 소개했다. 그는 "올 하반기 PC 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미·중간 무역분쟁이 아닌 인텔 프로세서 수급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 제온 프로세서까지 불똥

프로세서 공급 부족 현상은 일반 소비자용 코어 프로세서 뿐만 아니라 서버·워크스테이션용 제온 프로세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미어큐레이트에 따르면 엔터프라이즈용 서버·워크스테이션을 공급하는 HPe는 지난 8월 리셀러에 발행한 전망 보고서를 통해 "현재 인텔 제온 프로세서와 코어 프로세서에 심각한 공급 문제가 있으며 이 때문에 특정 제품군의 수급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세미어큐레이트가 입수한 보고서 중 일부. (그림=세미어큐레이트)

또 "해당 수급 문제는 9월과 10월에 상당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AMD 에픽 프로세서를 탑재한 프로라이언트 DL325 Gen10이나 DL385 Gen10 서버 제품을 대안으로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 인텔 "수급난은 PC 시장 호황 탓... 공정 문제 없다"

이처럼 수급 문제가 빚어지는 원인에 대한 추측도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인텔 14nm 공정 생산량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탐스하드웨어는 지난 19일 복수 관계자를 인용해 "인텔이 윈도7 지원을 위해 새로 출시한 메인보드 칩셋인 H310C 제조 공정을 14nm에서 22nm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인텔이 칩셋 제조를 대만 파운드리인 TSMC에 위탁하기로 했다는 대만 디지타임스발 보도도 있었지만 위탁 대신 제조를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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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인텔의 해명은 전혀 다르다. 14nm 공정이 문제가 아니라 단순히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이다.

인텔은 "하반기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수요에 대한 공급을 맞추는 것이 현재 최대 과제이며 특히 PC는 전 영역에서 상반기에 예상했던 것보다 수요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