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EO] "VR로 한국 웹툰 글로벌 보낸다"

양병석 코믹스브이 대표

인터넷입력 :2018/09/13 14:49

웹툰이 360도 3D로 보인다. 화면을 손가락 혹은 마우스로 움직이면 '사방'이 보이는 입체다. 가상현실(VR)기기로 봤더니 실감은 증폭된다. VR로 꽤나 익숙해진 동영상이 아니라 웹툰이기에 더 신선하다. 심지어 효과음향이 나오는 컷들도 있다.

요새 웹툰 플랫폼 업계의 신성으로 주목받는 '코믹스브이'를 살펴본 경험담은 이렇게 요약된다. 계약 맺은 다수 작가의 웹툰을 올리는 방식은 여타 웹툰 플랫폼과 같으나, 콘텐츠를 VR에 철저히 맞췄다. 물론 작가의 노력이 동반된다.

지난해 7월 이 서비스를 선보인 양병석 대표㊴는 웹툰 작가들 사이에선 워낙 유명인물이다. 대형 인터넷 기업의 웹툰 프로듀서로 일했고,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서 쌓은 VR 노하우까지 코믹스브이에 쏟아냈다.

"사실 웹툰이 아니라 VR 대중화에 관심이 컸어요. 대중적 콘텐츠가 된 웹툰을 활용하면 VR도 뜰 수 있다고 시나리오를 그렸죠. 요즘 성적이 부진한 웹툰 플랫폼들이 증가세인 가운데 기술적 새바람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응원에 힘입어 엔젤투자를 받고,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죠."

양병석 코믹스브이 대표.

우선, 작가들의 호응도가 궁금했다. 평면으로만 작업하던 이들에게 3D 그림이 익숙하지 않을 터. 단순 계산으로 360도 장면을 그리기에 손이 더 많이 갈 수밖에 없다. 일종의 이어 붙이기 작업이다. 게다가 음향 삽입까지 필요하다. 양 대표는 이에 대해 자주 받는 질문이라며 조목조목 답했다.

"웹툰 한편에 그림 30~40컷이 들어가요. 일반 웹툰의 절반 정도죠. 360도를 살펴보느라 컷마다의 독자 체류시간이 길기에 컷을 줄일 수 있었어요. 물론 360도 특성상 '한 컷'이 '여러 컷의 이음'이지만 작업량은 소화 가능하다는 게 대부분 작가님들 의견입니다. 음향은 저희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MP3로 간편히 만드실 수 있어요."

양 대표가 전한 작가들의 반응은 "신선하다", "해보고 싶다" 등이 주를 이룬다. 먼저 해보고 싶다고 연락해오거나, 다른 플랫폼에서 휴재에 들어간 유명 작가들이 등장하기도. 시장 전체에서 '새바람'이 필요하다는 그의 뜻은 공감대를 어느 정도 형성시켰다.

최근 기준으로 18개의 작품을 연재 중이고 독자는 월 2만 명 정도. 오큘러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VR 기기를 지원하는 강점이 주효했다. 지난해 영어, 올해 일본어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관전 포인트다. 인도에서도 영어 버전으로 매월 수천 명이 접속한다고. 카페24를 통해 만든 웹사이트를 통해 서비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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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글로벌을 겨냥했어요. 선진국일수록 VR 콘텐츠 수요가 크기에 당연한 전략이었죠. 인도에서의 독자 증가세는 기대 이상인데, VR도 VR이지만 한국 웹툰의 경쟁력을 전한 것 같아 뿌듯합니다. 외국의 작가들 영입에도 관심이 많아요."

향후 목표 역시 무대가 글로벌로 설정돼있다. 일본의 출판만화를 웹툰으로 옮겨온다는 대담한 계획도 포함돼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동으로 화면이 넘어가는 더빙 영상화로 교육 시장도 두드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