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시리즈4 "심전계·낙상 감지 기능 추가"

심전계 기능은 당분간 국내 활용 어려울 듯

홈&모바일입력 :2018/09/13 05:15

애플이 12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쿠퍼티노의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애플워치 네 번째 라인업인 시리즈4를 공개했다.

애플워치 시리즈4는 화면을 키우고 새로 개발된 S4 칩을 탑재해 반응 속도를 향상시키는 한편 LTE 통신 기능을 고려해 스피커 음량과 마이크 위치를 보완했다.

12일(미국 현지시간) 공개된 애플워치 시리즈4. (사진=애플)

기존 스마트워치와 차별화를 위해 넘어짐 감지 기능을 도입하는 한편 스마트워치 최초로 심장의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심전계 기능도 도입했다. 그러나 심전계 기능은 미국을 제외한 각국의 의료 규제 때문에 당장 활성화 되지 못할 전망이다.

■ 화면 크기 키우고 통화 더 편해졌다

애플워치 시리즈4는 그동안 꾸준히 흘러나온 루머대로 디스플레이를 대폭 키웠다. 시리즈3까지는 38mm, 42mm 등 두 가지 라인업이었지만 시리즈4부터는 각각 대각선 길이가 2mm 늘어난 40mm, 44mm로 출시된다. 단 기존에 구매한 애플워치용 밴드도 그대로 쓸 수 있다.

화면이 커진 만큼 해상도도 이에 맞춰 크게 늘어났다. 시간이나 날씨 등 주요 정보를 표시해주는 컴플리케이션을 최대 8개까지 동시에 표시하는 새로운 워치 페이스도 추가된다.

시리즈3부터 추가된 LTE 통신 기능을 고려해 스피커 음량도 50% 더 커졌고 마이크 위치를 오른쪽으로 옮겨 울림 현상을 줄였다. 뒷면 재질도 사파이어 크리스탈과 세라믹으로 만들어 전파가 보다 잘 통과하게 만들었다.

■ 팔의 움직임 추적하는 넘어짐 감지 기능

애플워치 시리즈4의 핵심 기능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팔의 움직임을 추적해 추락·낙상사고를 감지하는 넘어짐 감지 기능, 그리고 심전계(ECG) 기능이다.

애플워치 시리즈4는 가속도계를 활용한 넘어짐 감지 기능을 추가했다. (사진=애플)

넘어짐 감지 기능은 애플워치 내부에 탑재된 가속도계를 활용한다. 추락·낙상사고가 일어날 때는 앞뒤로 팔을 흔들거나 움직이는 평상시와 달리 갑자기 팔의 위치가 큰 폭으로 변화한다는 것에 착안해 추가된 기능이다.

애플워치 시리즈4를 착용한 상태에서 추락·낙상사고가 일어나면 먼저 화면에 경고를 표시한다. 그 다음 1분간 응답이 없으면 SOS 기능을 활용해 자동으로 의료기관에 도움을 요청한다.

■ 집안에서 고령자에게 발생하는 사고 대처 빨라질 듯

추락·낙상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곳으로 주로 야외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추락·낙상사고로 입원한 환자 수는 총 39만 6천237명이며 이 중 22.3%인 8만8천540명이 주거지에서 사고를 당했다.

낙상/추락 사고의 절반 이상이 실내에서 일어난다. (사진=픽사베이)

물, 바다, 야외 등 집 이외의 장소에서 추락·낙상사고를 겪은 환자는 전체 사고 건수 중 3.7%인 1만4천733건에 불과했다.

고령자의 낙상사고도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2016년 한국소비자원 통계에 따르면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고령자 안전사고 건수는 5ㅊ795건이며 이 중 절반 이상인 3천506건이 일상생활을 보내는 주택에서 일어났다.

특히 추락·낙상사고는 머리를 바닥에 부딪혀 뇌진탕이나 골절 등 치명적인 부상을 입기 쉽다. 애플워치 시리즈4는 이처럼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을 경우 보다 빠른 사고 대처를 도와 줄 전망이다.

■ 심전계 기능, 국내에서 쓸 수 있을까

심전계 기능은 애플워치 뒷면과 맞닿은 손목과 디지털 크라운에 닿은 손가락에 흐르는 전류를 감지해 작동한다.

화면에 표시된 지시에 따라 30초간 손가락을 대고 있으면 자동으로 결과를 측정한다. 이 결과는 헬스 앱에 저장되며 의사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PDF 파일로 출력도 가능하다.

애플워치 시리즈4는 스마트워치 최초로 심전계 기능을 탑재했다. (사진=애플)

애플에 따르면 ECG 기능은 미국 FDA의 드노보 승인 과정을 마쳤다. 이 과정은 제조업자의 의료기기에 중대한 위험은 없지만 비교할 만한 동등의료기기가 없는 경우 적용된다.

반면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에 따르면 애플워치 시리즈4에 내장된 심전계 기능은 '유헬스케어 심전계' 기능에 해당한다. 따라서 식품의약품안전청 승인까지는 해당 기능이 국내에서 비활성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애플 한국 웹사이트의 애플워치 시리즈4 페이지에서도 심전계 기능 관련 설명은 제외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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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삼성전자 기어핏 출시 당시에도 심박수 측정 기능이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씨넷)

스마트기기나 웨어러블 기기의 헬스케어 관련 기능이 현행 법규와 충돌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삼성전자가 갤럭시S5와 기어핏, 기어2에 심박수 측정 기능을 탑재했을 때도 이들 기기가 의료기기에 해당하는지로 논란이 일었다.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료기기 품목 및 품목별 등급에 관한 규정'의 부칙을 개정해 '심전도 등에서 분간 또는 일정 기간의 평균 심박수를 표시하는 기구로 운동용 및 레저용 등은 제외한다'는 항목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현재 단순히 심박수만 측정하는 웨어러블 기기나 스마트워치에는 의료기기에 대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