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이코노미 설계...'온체인'에 주목하라"

장중혁 아이블록 대표, 크립토 이코노미 방법론 소개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 중 기술력만큼 중요한 것이 크립토 이코노미 설계다.

크립토 이코노미는 블록체인 서비스 내 암호화폐로 작동하는 경제 시스템을 말한다. 서비스가 작동하는 데 기여한 구성원에 적절한 보상을 제공, 지속적으로 서비스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만드는 일이 크립토 이코노미 설계다.

크립토 이코노미 설계가 잘 짜여 있어야 구성원들이 해당 블록체인 서비스 생태계 일원으로 활동할 적절한 동기가 지속적으로 부여된다. 즉, 블록체인 서비스가 작동하는 메카니즘을 디자인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잘 작동하는 크립토 이코노미를 설계할 수 있을까.

장중혁 인포뱅크 아이블록 대표는 지난 8일 서울 홍릉 카이스트에서 개최된 '제 20회 서울 이더리움 밋업 행사'를 통해 '크립토 이코노미 설계 방법론'에 대해 발표하며 "'온체인 상태'라는 개념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포뱅크 아이블록은 크립토 이코노미 설계 컨설팅 기업이다.

장중혁 인포뱅크 아이블록 대표가 지난 8일 열린 서울 이더리움 밋업 행사에서 크립토 이코노미 설계 방법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장 대표는 "온체인 상태라 함은 합의에 의해 블록체인에 기록된 결과를 의미한다"고 설명하며 " 온체인 안에 있는 요소여야 크립토 이코노미에서 설계(디자인)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온체인 요소와 오프체인(체인 밖) 요소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크립토 이코노미 설계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 크립토 이코노미 설계 '온체인 요소'부터 알자

장 대표에 따르면 크립토 이코노미 설계할 때 '어떤 기여행위(컨트리뷰션)에 대해 보상할 것인가'를 찾아 내야 하는데, 이를 트랜잭션 안에서 발견할 수 있다. 각 기여 행위자가 보상이나 다른 어떤 동기로 직접 온체인 상에 발생시킨 결과물이 트랜잭션이기 때문이다.

트랜잭션은 ▲상품 ▲계약 ▲계약의 해석 조건 ▲계약의 실행 조건 ▲지불수단에 관한 것으로 나눠볼 수 있다. 이 모든 요소가 온체인에 있으면 크립토 이코노미를 작동 시키기 가장 좋은 환경이 마련된다.

하지만, 한 종류의 트랜잭션이라도 체인 밖에 있다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장 대표는 이렇게 예를 들었다. "예컨대 축구시합에 어느 팀이 이길지 내기를 걸었는데, 누가 이겼는지 판단하는 '계약의 해석조건'이 체인 밖에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오프체인 트랜잭션을 안으로 가져와야 한다면, 신뢰할 수 있는 트랜잭션인지 확신할 수 없게 된다. 이 것이 오프체인 이슈 즉 '오라클 문제'라고도 한다."

블록체인 서비스에서 트랜잭션 종류별로 온체인과 오프체인 요소를 나눠 볼 수 있다(이미지=장중혁 대표 발표 자료)

오프체인 트랜잭션을 온체인화 해야 크립토 이코노미 설계가 용이해 진다. 하지만 온체인화 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커질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커머스 분야에선 트랜잭션 종류 중 상품, 계약 해석 조건, 계약 실행 조건이 오프체인에 있다. 장 대표는 "커머스(상거래) 분야 서비스를 블록체인화 하는 경우 특히 오프체인 문제에 부딪힐 수 있다"며 "오프체인 요소를 온체인화 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매우 높아지면 누가 블록체인 서비스에서 무엇을 사고 팔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고비용의 오라클 문제를 피하고, 온체인화는 방법을 찾는 게 각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풀어야할 과제다.

■"블록체인 프로젝트, 크립토 이코노미스트 반드시 필요"

정 대표는 크립토 이코노미 설계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 프로젝트 내에서 부수적으로 다뤄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크립토 이코노미 설계가 많은 프로젝트에서 대표가 알아서 하는 것이나 서비스 기획자가 부가적으로 하는 것으로 다뤄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크립토 이코노미 설계는 "연구개발(R&D) 프로세스"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되돌리기 어려운 영역은 R&D프로세스에서 다뤄야 한다는 생각이다. 설계 결과물이 프로토콜 안으로 들어가고 분산 애플리케이션(dApp.댑)이 배포되고 나면 바꿀 수 없다.

그는 마지막으로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크립토 이코노미 설계 일만 하는 '크립토 이코노미스트'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