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 6천억 달러…한국도 ICO 해야"

우태희 블록체인협회 위원장 ‘스마트 사회 지도자 포럼’서 강연

일반입력 :2018/09/07 18:00    수정: 2018/09/10 19:07

“국내에서 ICO를 금지하니까 모두 싱가포르로 가서 합니다. 결국 돈과 일자리가 모두 국외로 유출되는 상황입니다. 금융당국이 안심할 수 있는 제어장치를 만들어 한국도 ICO를 허용해야 합니다.”

우태희 한국블록체인산업협회 산업발전위원장이 한국도 ICO를 해야 한다고 적극 주장했다. 우 위원장은 7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에서 열린 스마트사회 지도자 포럼에 참석해 ‘블록체인 산업의 국내외 현황과 혁신 성장’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우 위원장은 2016년부터 2017년 7월까지 산업통상자원부 제 2차관을 지낸 바 있다. 지난 1월부터는 한국블록체인협회 산업발전위원장을 맡고 있다.

우태희 위원장은 7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에서 열린 스마트사회 지도자 포럼에 참석해 ‘블록체인 산업의 국내외 현황과 혁신 성장’을 주제로 발표했다.

■ “한국 블록체인으로 혁신성장하려면 ICO 허용하고 과기부가 컨트롤타워 맡아야”

그는 이날 블록체인을 통한 혁신성장 방안으로 두 가지를 제언했다. ICO를 허용하는 것과, 컨트롤타워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맡는 것.

그는 “금융당국이 안심할 수 있는 제어장치를 만들어 ICO를 허용해야 한다”며 암호화폐에 대한 건전한 생태계 조성과 ICO 허용을 촉구했다.

대다수 한국 사업자는 ICO를 한국에서 할 수 없으니, 싱가포르 등 해외로 나가 ICO를 추진하고 있다. 해외에 ICO를 하기 위한 법인을 세우고, 또 필요한 프로그래머를 고용한다. 우 위원장은 “결국, ICO 금지는 국비를 유출하고, 일자리를 쫓아내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ICO의 순기능으로 ‘새로운 펀딩 방법을 통한 벤처기업 성장’을 꼽았다. “기존에는 벤처기업이 벤처캐피털한테 투자 자금을 받기 힘들었다. 하지만 ICO라는 새로운 투자 방법을 통해 벤처기업 투자가 늘어났다”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현재 암호화폐는 6천억불(673조 원), 블록체인은 2억불(2246억 원) 규모의 시장을 이루고 있다. 지난 상반기 ICO를 통한 투자액은 벤처캐피탈 모금액을 넘었다. 블록체인 시장 규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우 위원장은 “블록체인 시장 규모는 연평균 65.7% 성장해, 2026년도에는 350억불이 될 것”이라며 “그렇게 큰 시장은 아니지만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컨트롤타워 문제도 지적했다. 현재 블록체인의 주무부처는 국무조정실이다. 그는 “국무조정실은 사고가 났을 때 종합적으로 처리하는 곳이지, 해당 산업을 육성하는 곳은 아니”라며 “블록체인을 육성하기 위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다루는 분야가 너무 넓기 때문에 블록체인은 따로 떼어내 과기정통부가 중점적으로 맡아 육성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4차산업혁명의 마지막 분야인 블록체인마저 잃으면 더는 갈 데가 없다”고 경고했다.

7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에서 ‘블록체인 산업의 국내외 현황과 혁신 성장’을 주제로 스마트사회 지도자 포럼이 열렸다.

■ “블록체인 사업 성공은 어느 분야 적용하느냐가 관건”

이어 그는 블록체인 사업 성공은 블록체인을 어느 분야에 적용하는지가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록체인 적용 분야를 선택할 때, ▲시장 포화도 ▲기득권 영향력 ▲시장 형성·만료시기 등 세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블루오션을 가야 하고, 기득권이 약한 분야를 공략해야 하고, 언제쯤 시장이 형성돼 만료되는지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블록체인이 적용되는 산업은 해외송금, 전자무역, 유통, 부동산 거래, 자선, 에너지 등 수없이 많다. 그는 그중에서도 제일 유망한 산업으로 유통과 자선 분야를 꼽았다.

유통 분야에서는 다이아몬드와 같이 고급재를 대상으로 한 사업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고가품을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물건이 진품인지 아닌지 위변조되지 않는 이력제를 원할 것”이라며 “이미 영국에는 다이아몬드 이력제를 블록체인에 올려 사업하는 기업도 있다”고 설명했다.

자선 사업도 블록체인으로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자선 사업의 문제점은 전달하는 사람이 중간에서 돈을 떼먹거나, 이미 수혜를 입은 사람이 중복으로 돈을 받는 경우”라며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이런 신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태희 한국블록체인산업협회 산업발전위원장이 7일 열린 스마트사회지도자포럼에서 질의응답을 받고 있다.

■ 블록체인 사업자, 프로그래머, 컨설턴트, 투자자에게 건넨 당부사항은?

그는 블록체인 사업자, 프로그래머, 컨설턴트, 투자자들에게도 당부사항을 전했다.

블록체인 사업자에게는 “제대로 된 비즈니스 모델 없이 먼저 시작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ICO로 돈을 먼저 번 다음 블록체인을 시작할 거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100% 망한다”며 “비즈니스 모델을 확실히 정해서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블록체인 프로그램을 만드는 프로그래머들에게는 ‘현장 공부를 하라’고 주문했다. “전자무역, 유통이 어떻게 현장에서 돌아가는지를 알아야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며 “현직모델을 그대로 베껴서 프로그램을 만들면 엔드유저가 아무런 효용도 느끼지 못하고, 블록체인 확산도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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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턴트에게는 “무늬만 블록체인인 사업을 경계하라’고 조언했다. “현재 시스템에 개선할 문제가 있을 때 블록체인화 해야 하는 것이지, 모든 시스템을 블록체인화할 필요는 없다”며 “블록체인은 유망한 기술이지만 만병통치약은 아니”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투자자에게는 “여러 블록체인 관련 정보를 읽고 분석하다 보면 자기만의 철학이 생긴다”며 “투자는 자신의 철학을 바탕으로, 자기 책임하에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