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덮친 골드만삭스 소동, 전말은?

"투자 철회" 오보가 발단…직접 해명후 반등

금융입력 :2018/09/07 12:51    수정: 2018/09/07 13:16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암호화폐 시장을 덮쳤던 ‘골드만삭스 태풍’이 48시간만에 소멸됐다. 골드만삭스가 직접 수습에 나선 덕분이다.

발단은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 보도였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골드만삭스가 비트코인 트레이딩 데스크 설치 계획을 철회했다”가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 “골드만삭스가 암호화폐 관련 규제 정책이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는 설명까지 곁들였다.

이 보도는 순식간에 암호화폐 시장을 덮쳤다. 비트코인 가격이 이틀 연속 폭락하면서 7천500달러 선에서 6천500달러 선까지 추락했다.

(사진=골드만삭스)

■ 골드만삭스 CFO "fake news란 말 웬만해선 안 쓰지만…"

미국의 대표적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그 동안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견지해왔다.

이달말 사임 예정인 로버트 블랭크파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해 10월 “골드만삭스는 여전히 비트코인에 대해 숙고 중”이라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또 “아직 골드만삭스는 비트코인을 인증하지도, 거부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가 예정됐던 암호화폐 관련 투자를 철회했다는 보도가 시장에 충격을 몰고 온 건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신중한 검토를 계속해 오던 골드만삭스가 사실상 암호화폐에 대한 신뢰를 버렸다는 의미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촉발시킨 ‘골드만삭스 태풍’이 예상외로 큰 파문을 몰고 오자 이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직접 나섰다.

최근 7일간 비트코인 시세. 그래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골드만삭스 투자 관련 보도 이후 48시간 동안 가격이 급락했다. (사진=코인마켓닷컴)

마틴 차베스 CFO는 6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테크크런치 디스럽트에 참석한 자리에서 “비즈니스인사이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좀 더 심한 말도 했다.

CNBC에 따르면 차베스 CFO는 “내가 조작뉴스(fake news)란 용어를 사용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면서 “하지만 이번 보도는 조작뉴스라고 표현해야만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차베스 CFO는 한 발 더 나가 “비트코인 파생상품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들이 원하기 때문”이란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였다.

그는 또 “연구의 다음 단계는 우리가 역외선물환이라고 부르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CNBC가 전했다. 역외선물환이란 다른 나라의 현물환 시장에서 거래되는 선물환을 의미한다.

■ 엉뚱한 보도로 촉박됐던 암호화폐 소동, 다시 반등 추세로

골드만삭스는 지난 해 10월 “디지털 화폐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에 가장 잘 부응할 방법을 연구 중이다”고 공식 논평한 적 있다. 차베스 CFO의 이날 발언은 그 때 방침이 아직도 유효하다는 것을 재확인 한 셈이다.

이 발언 이후 암호화폐 시세는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관련기사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6천549달러로 1% 가량 반등했다. 이더와 XPR 역시 각각 2%와 6% 가까이 상승했다.

이틀 동안 암호화폐 시장을 뒤흔들었던 ‘골드만삭스 태풍’은 한 경제 매체의 오보 때문에 벌어진 해프닝으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