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게임 국내 심의에 업계 '갈팡징팡'

[이슈진단+] 암호화폐 게임 ⑧

디지털경제입력 :2018/08/30 10:46    수정: 2018/08/30 11:10

4차산업혁명을 맞아 세계적으로 블록체인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블록체인의 핵심 중 하나인 암호화폐를 접목한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게임이 암호화폐에 가장 적합한 콘텐츠 중 하나라는 전문가의 주장이 많아지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암호화폐를 접목한 수많은 모바일 게임이 서비스되고 있다. 또한 암호화폐 게임을 한자리에 모으기 위한 플랫폼 경쟁도 시작됐다. 지디넷코리아에서는 암호화폐 게임의 현재 상황과 미래에 변화될 게임의 모습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지난 6월 7일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가 모바일게임 '유나의옷장'에 대해 등급 재분류 판정을 내린 이후 2개월 이상 지났지만 아직 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게임위는 국내에서 게임과 암호화폐 서비스의 기준이 될 수 있는 첫 사례인 만큼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첫 암호화폐 게임으로 등급 재심사를 받고 있는 유나의 옷장은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게임업계에서는 암호화폐에 대한 기준과 가이드라인이 없어 게임 개발 및 사업 방향성을 결정할 수 없다며 빠른 심사를 촉구하고 있다.

■ 명확한 정책 없어 방향 잃은 암호화폐 게임사

유나의옷장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암호화폐가 도입된 모바일게임이다. 이용자가 직접 꾸민 의상을 암호화폐로 사고팔 수 있어 공개 당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암호화폐를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행성 논란이 일면서 전체 이용가였던 등급이 재분류 판정을 받게 됐다.

국내에서 개발 중인 암호화폐 게임 '모스랜드' 등도 국내가 아닌 해외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유나의옷장이 전체이용가를 유지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모바일게임에 현금성 자산을 활용한 거래시스템이 포함된 경우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을 받는 만큼 이 게임 역시 같은 등급을 받은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만약 게임위가 사행성이 과도하다고 판단할 경우엔 서비스 중단 판정이 나올 수도 있다.

유나의옷장이 청소년이용불가 판정을 받게 되면 게임사는 현재 개발 중인 게임을 성인 이용자를 대상으로 개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만약 게임 서비스중지 판정이 나온다면 향후 출시될 게임도 같은 등급을 적용 받는 만큼 게임사는 국내가 아닌 해외 시장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선 특정한 정책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게임사는 어떤 방향으로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해 혼란에 빠져 있다.

에드라코리아의 곽준규 대표는 “정부에서 어떤 정책을 낸다면 업체는 당연히 그 방향에 맞춰서 사업을 진행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정책도 내놓지 않은 상황이라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 옳은지 알 수가 없다”며 빠른 심사를 촉구했다.

■ 게임업계, 해외 경쟁력 약화 우려

국내에선 관련 정책도 세워지지 않은 반면 외국에서는 고양이를 교배하고 암호화폐로 거래하는 크립토키티를 시작으로 다양한 게임에서 암호화폐를 도입하고 있다.

텐센트가 개발 중인 AR 기반 암호화폐 게임 '일기래착요'. 이 밖에도 해외 게임사는 다양한 암호화폐 게임을 개발 중이다.

암호화폐 게임은 국가 간 경계 없이 모든 이용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관련 업계에선 초반에 시장을 장악하는 소수의 킬러타이틀이 전 세계를 주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느린 네트워크 속도로 인한 느린 거래 속도, 타 플랫폼에 비해 낮은 그래픽 수준과 부족한 게임성 등이 문제점으로 지목되며 아직 활성화가 되지 않은 만큼 이를 해결하는 게임이 킬러타이틀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중국은 텐센트, 바이두 등 대형 IT 업체가 이미 적극 참여하고 있어 암호화폐 게임의 중심이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밖에도 미국, 일본 등 주요 IT 선두 국가에서 다양한 실험적인 게임이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정식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는 만큼 국내 게임사가 개발 노하우와 개발력을 쌓기 힘들어 암호화폐 게임 경쟁에서 밀릴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웅겸 블록체인벤처스 대표는 “국내 시장은 어떤 정책이 나올지 알 수 없는 만큼 해외 시장을 중점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기반이 될 내수 시장이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큰 차이가 있는 만큼 앞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 게임위, 암호화폐 게임 신중하게 대응

암호화폐 게임 서비스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게임위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중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자칫 사행성이 될 만한 요소를 규제하지 않으면 바다이야기와 같은 사태를 반복하거나 반대로 과도하게 규제할 경우 셧다운제처럼 게임 사업의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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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힌 최근 주요 암호화폐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는 등 세계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이 이어진 만큼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늘어난 것도 조심스러워진 이유 중 하나다.

게임위 관계자는 “게임과 암호화폐가 사례를 처음으로 판단하는 만큼 법적인 부분까지 고려하면서 검토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암호화폐가 게임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이 어려워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