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첫 화면서 뉴스 빠지면 정치적 논란 줄까?

[이슈진단+] 첫 화면 바꾸는 포털(下)

인터넷입력 :2018/08/23 15:27

올해 초 댓글조작 이슈가 일면서 포털 뉴스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함께 커졌습니다. 그러자 네이버는 3분기 중 모바일 앱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실제 사용자들이 포털 앱에서 가장 선호하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앞으로 네이버·다음 등 포털 앱 화면에서 콘텐츠 구성이 어떻게 바뀌게 될지를 예측, 분석해봤습니다. 나아가 이번 포털 앱 개편으로 정치권에서 제기하는 뉴스 편향성 문제 등이 해소될지도 함께 전망해 봤습니다. [편집자주]

네이버, 다음 등 검색 포털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 콘텐츠 비중이 줄고, 알고리즘에 의한 뉴스 배열이 이뤄지면 포털이 보이지 않은 권력으로서 여론을 쥐고 흔든다는 논란이 줄까?

‘뉴스 장사’를 하면서도 정작 언론의 책임은 회피한다는 비판, 나아가 선거철만 되면 어느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 편에 선다는 의혹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궁극적으로 이용자 편익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줄까?

전문가들은 아직 최종 결과물을 확인할 수 없어 예단하긴 힘들다면서도, 포털 첫 화면 개편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용자 편익을 위한 개편이라기보다, 정치적인 논란에서 잠시 멀어지는 효과 정도만을 기대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 달라지는 모바일 네이버...개인 맞춤형 콘텐츠 전면배치

5월 네이버 뉴스 및 댓글개선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한성숙 네이버 대표.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5월 한성숙 대표 주재 기자 간담회를 통해 3분기 중 모바일 네이버 첫 화면에서 뉴스 콘텐츠를 빼고, 이 자리에 사용자 맞춤형 콘텐츠로 채우겠다고 밝혔다. 조작 의혹이 반복됐던 실시간상승검색어도 사용자가 설정할 경우에만 첫 화면에 표시하기로 했다. 사람이 관여했던 뉴스 배열도 인공지능(AI)이 대신한다.

구체적인 계획과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3분기가 끝나는 9월 중 모바일 네이버 첫 화면에 주요뉴스가 빠지고, 그 자리에 사용자 맞춤형 콘텐츠가 노출된다. 카카오의 검색 포털 다음 역시 ‘추천’ 탭이 주요뉴스 탭을 밀어내고 사용자들이 좋아할만한 콘텐츠들을 우선 제공할 예정이다.

이 같은 변화의 핵심적인 배경은 사용자들이 네이버, 다음과 같은 검색 포털 앱에서 소비하는 콘텐츠 트렌드가 과거와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또 예전에는 뉴스가 사용자들에게 다양한 소식과 정보들을 전달해주는 역할로서 비중이 컸지만, 현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서도 새로운 소식이나 정보를 얻는다.

특히 젊은 층에서는 텍스트 중심의 뉴스보다 사진을, 사진보다 동영상 콘텐츠를 선호하는 추세다. 이에 뉴스 콘텐츠 소비가 네이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PC 3%, 모바일 7% 수준으로 낮아진 상태다. 다음 포털 역시 이와 유사하다.

■ 정치적 비판 피하려 뉴스 주목도 낮추는 네이버

현재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왼쪽), 오른쪽 이미지처럼 검색 탭을 맨 앞으로 두고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배열하는 것도 가능하다.

네이버와 다음이 첫 화면에서 뉴스를 빼거나 비중을 줄이는 두 번째 이유는 포털이 뉴스 콘텐츠로 막대한 매출을 창출하면서, 뉴스 배열 권한을 쥐고 흔든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선거철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에게 유리한 뉴스를 더 잘 보여주고, 반대로 불리한 뉴스는 숨긴다는 오해를 수차례 받았다. 올해 초에는 조직적인 댓글 조작에도 네이버가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댓글 조작 이슈가 커지자 네이버, 다음과 같은 포털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더 크게 요구됐다.

이에 네이버는 포털에서 뉴스에 대한 주목도를 떨어뜨리고, 뉴스 편집도 사람이 아닌 AI로 완전 대체하기로 한 상태이나 기대만큼의 실효성을 거두기엔 역부족이란 평가와 전망이 나온다.

성균관대학교 이대호 교수는 “일단 현재까지 논란이 돼온 전체적인 상황이 안타깝다”면서 “해외 사업자인 구글한테 넘어가지 않은 몇 안 되는 우리나라가 이용자 편익을 위해 더 좋은 서비스와 혜택을 고민해야할 때, 정치적으로 치우친 논란만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네이버 등 모바일 포털 메인 개편이 소비자한데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됐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 “첫 화면에서 뉴스가 빠질 경우 기존의 정치적인 논란을 어느 정도 잠재우긴 하겠지만, 또 새로운 논란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2의 드루킹 막을 수 있나?' 국회 토론회 주요 참석자 단체사진.

강정수 메디아티 대표는 “네이버 모바일 메인에서 뉴스가 빠지면 결국 뉴스 소비가 줄게 되고, 이용자도 불편을 겪을 수 있다”며 “정기국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포털 메인 개편이 이뤄지더라도 포털과 정치권의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또 “일부 언론들이 네이버와 대립각을 세우는 과정에서 결국 손해는 소비자가 떠안고 있다”며 “사용자들이 지금 시스템에 큰 문제가 없다고 느끼는데, 네이버가 사회적 책임성 때문에 모바일 첫 화면을 개편하는 것은 사용자 가치 중심이 아니라 언론사나 정치권의 이익을 반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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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다음 앱 첫 화면에 만약 하나의 콘텐츠만 노출 된다면, 어떤 콘텐츠가 노출되는 걸 선호하시나요?

지디넷코리아와 오픈서베이가 조사한 ‘포털 모바일 첫화면, 뉴스 소비에 대한 사용자 선호도’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4명은 현재처럼 ‘최신 및 주요뉴스’를 포털 앱 첫화면에서 보기를 원했다. 뉴스 콘텐츠가 여전히 사용자들한테 가장 먼저 보고 싶은 콘텐츠 1위로 선택 받은 것이다.

또 공정성을 높여주는 'AI 뉴스 편집'과, 다양성을 살려주는 '사람 편집'에 대한 선호조 조사에는 각각 50.0%, 47.2% 선택이 이뤄졌다. AI 편집과 사람 편집을 오차 범위(±4.38%) 내 편차로 선택한 것이다.[☞자세한 설문 결과 보기: 포털 모바일 첫화면, 뉴스 소비에 대한 사용자 선호도 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