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브라우저가 블록체인 플랫폼 된다"

'오페라' 개발자 찰스 하멜 주장...안드로이드용 베터 버전 출시

컴퓨팅입력 :2018/08/17 16:59    수정: 2018/08/25 14:13

모바일 시대로 명명할 수 있는 지난 10년은 앱(App)이 전성기를 맞았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창구로 앱이 압도적인 사랑을 받은 것이다.

웹(Web)은 설치가 필요 없고 인터넷 브라우저만 있으면 어떤 기기에서든 실행할 수 있다는 강력한 강점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네이티브'로 태어난 앱을 이기기 어려웠다. 개발사와 사용자 모두 기능과 성능 면에서 웹보단 앱을 선호할 수 밖에 없었다.

웹 진영은 앱 같은 웹을 만들수 있는 '프로그래시브웹앱(PWA)'이란 기술로 반격에 나섰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구글 포토 같이 인기 앱이 이 기술을 채택하며 PWA가 힘을 받고 있는 중이다.

이제 모바일 시대를 넘어 블록체인 시대가 개막을 앞두고 있다.과연 웹은 블록체인 시대 클라이언트 주도권을 뺏어 올 수 있을까? 재미있는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앱을 넘어서기 위한 웹의 분투는 계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 오페라 브라우저의 행보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만하다. 오페라는 자사 웹 브라우저에 적극적으로 암호화폐 지갑 기능(오페라 크립토)을 결합하고 있다. 이미 안드로이드용 제품은 베타버전으로 출시했고, PC 브라우저에도 곧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오페라 브라우저 크립토 제품 개발 책임자 찰스 하멜(Charles Hamel)은 최근 지디넷코리아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암호화폐 지갑이 내장된 웹 브라우저가 블록체인 기반 애플리케이션(DApp.댑)을 구현하는 주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모든 (퍼블릭) 블록체인 서비스가 기본적으로 암호화폐를 수반한다. 따라서 암호화폐를 보관하고, 전송하고, 결제할 수 있는 지갑은 블록체인 서비스에 반드시 통합 혹은 연동되어야 한다.

찰스 하멜 오페라 브라우저 크립토 프로덕트 총괄

오페라 브라우저는 필수불가결한 암호화폐 지갑을 웹 브라우저에 내장해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으로 자리 잡겠다는 전략이다.

오페라는 그동안 웹 표준 기술 발전에 주요한 기여를 해 온 업체다. 안드로이드 베타버전을 내놓은 후 "암호화폐 지갑을 결합한 최초의 메이저 웹 브라우저"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향후 구글 크롬, 모질라재단 파이어폭스, 마이크로소프트(MS) 엣지 등 웹 표준 브라우저를 표방하는 업체도 암호화폐를 적극 수용해 블록체인 시대 대응에 나설지 주목되는 이유다.

지갑 내장 웹, 댑 확산 최대 걸림돌은 사용성 해결할 키

오페라는 그동안 댑 사용아 광범위하기 확산하지 못한 이유가 "복잡한 사용방법"에 있다고 봤다. 사용자들에게 전문용어를 이해시키고, 암호화폐 지갑을 설치하고 복잡한 사용법을 익히게 하는 게 걸림돌이 됐다는 것이다.

오페라 브라우저가 선보인 안드로이드용 암호화폐 지갑 내장 브라우저

오페라는 그래서 암호화폐 지갑이 결합된 웹 브라우저를 통해 보다 사용자 친화적이고 직관적인 방법으로 암호화폐와 수집용 자산(크립토키티 같은 블록체인 내 자산)보관, 전송, 결제할 수 있게 했다.사용자는 별도로 지갑을 설치하거나 복잡한 사용법을 익힐 필요가 없어 진다. 특히 일반적인 지갑을 이용할 때 사용자는 트랜잭션 서명을 위해 핀(PIN)코드나 암호를 써야 하는데, 오페라는 모바일 기기 내 보안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하멜은 "사용자가 익혀야 하는 새로운 용어를 상당부분 최소화하는 데 많은 노력이 투입됐다"며 "사용자가 새로운 핀코드나 패스워드를 배울 필요도 없게 했다"고 말했다.

"웹 브라우저, 댑 개발 핵심 플랫폼 될 것"

찰스 하멜에 따르면 웹 브라우저에서 암호화폐 지갑 기능은 자바스크립트 '웹3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Web3 API)'로 호출된다. 사용자가 서명(스마트폰 지문인식 등 사용)한 트랜잭션은 이더리움 네트워크로 전송되고, 유효성 검증을 거쳐 확인된다.

이런 방식이 댑 개발의 복잡성을 크게 줄여 준다는 게 오페라 측 설명이다.

지금까지 댑에 브라우저 기능을 넣으려면 기본 웹뷰 시스템 컴포넌트를 활용해야 했다. 오페라 측에 따르면 이런 방식은 기술적으로 많은 제약과 단점이 있고, 덜 사용자 친화적이다.

이제 개발자들은 이더리움 웹3API로 지갑을 호출이 이더리움 댑과 호환하기만 하면된다.

오페라 측은 "사용자가 서비스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개발자가 제어할 수 없는 문제를 신경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개발자들은 보다 서비스 개발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됐다"고 강조한다.

오페라는 암호화폐 지갑 기능을 PWA으로 지원한다. PWA는 네이티브 앱에서만 구현 가능했던 기능을 웹앱에서도 구현할 수 있게 해주는 웹 기술 모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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댑도 웹앱으로 개발하라는 명확한 메시지다. 웹앱으로 댑을 구현하면, 외부 월렛 앱에 의존하거나, 앱에 월렛을 임베디드하지 않고 네이티브 같은 댑을 개발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멜은 "우리는 이 제품이 개발자들을 위한 실행가능한 앱 플랫폼을 제공하는데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며 "웹이 블록체인을 활용해 앱을 만들고자 하는 개발자들을 위한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