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운영 데이터베이스, DBA 대체 아니다"

한국오라클, DBA 역량강화 프로그램 제공 예정

컴퓨팅입력 :2018/08/14 14:54    수정: 2018/09/30 06:48

작년부터 오라클은 데이터베이스(DB) 클라우드 서비스에 자율운영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자율운영 기능은 데이터웨어하우스(DW)로 시작돼 이제 운영계 OLTP DB에도 적용됐다. 머신러닝 기반의 오라클 자율운영 데이터베이스는 자동으로 프로비저닝, 업그레이드, 패치, 백업 및 튜닝 등을 수행한다. 인간의 개입을 없애 인간의 오류도 없앴다고 강조한다.

이 발표는 여느 인공지능(AI) 이슈와 마찬가지로 DB관리자(DBA)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것으로 읽혔다. 오라클에게 DBA는 특별한 존재다. 오늘날 오라클 DB의 지위는 충성도 높은 DBA 커뮤니티 덕분이다. 오라클을 지탱해온 사용자 커뮤니티가 갑자기 적군으로 돌아설 수 있는 일이다.

오라클은 기존 DBA 커뮤니티를 이해시키고 설득시키지 않으면 향후 행보에 속도를 낼 수 없다. 오라클은 DBA에게 “데이터 아키텍트로 변신하라”고 강조한다.

장성우 한국오라클 테크세일즈컨설팅본부장(전무)은 “비즈니스 측면에서 기업은 데이터 기반의 실시간 의사결정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하려면 모든 데이터를 하나의 뷰로 관리해야 하므로 분석 포인트 내지 아키텍처가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데이터를 담는 통이 DB만 있었지만 이제 하둡, NoSQL 등에 비정형 데이터도 담아야 하고, 시스템도 온프레미스 외에 클라우드에도 구축돼야 한다”며 “데이터를 담는 통이 세개로 늘었고, 저장소 위치도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로 나뉘므로 DBA가 관리해야 할 환경이 6개로 늘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은 오라클DB같은 전통적인 RDB와 하둡, NoSQL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로 시스템 기반을 혼용한다. 모든 데이터를 한장소에 담는 시대가 아닌 것이다. 장성우 전무는 ‘적절한 균형’ 혹은 ‘안배’란 측면으로 아키텍처 설계를 설명했다.

장성우 한국오라클 전무

개인정보나 계좌정보처럼 정합성과 백업을 엄격하게 요구하는 데이터를 담는다. 빅데이터의 등장으로 센서, 로그 데이터나 소셜미디어 데이터는 하둡과 NoSQL에 담아둔다. 비용을 줄이거나 민첩성을 얻으려 클라우드를 쓰고, 규제를 준수해야 하면 온프레미스를 유지한다.

장 전무는 “값이 틀리거나 유실되면 비즈니스 영향 큰 데이터는 DB에, 전체 속에서 패턴을 찾고 기계학습에 쓰려면 하둡에, 소셜미디어 같은 문서는 NoSQL에 담는 식으로 데이터를 분할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이 성숙했다”며 “기준은 전체 최적화인 것이고, 가격, 규제, 데이터 특성 등을 정확히 파악해 데이터 의미에 맞춰 정확한 통에 담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기업은 가장 적합한 데이터 아키텍처를 설계하고, 운영하고 관리하는 역량을 요구하며, 이는 DBA의 역할이 훨씬 더 커졌음을 의미한다”며 “DBA가 과거의 역할에 머물면 일부만 하게 되는 것이고, 데이터 환경 자체의 변화에 걸맞게 전체 기술의 이해 속에서 적절한 균형과 관리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쉽게 말해 DBA의 업무가 전례 없이 많아지고 복잡해졌다는 것이다. 해야할 일은 복잡하고 많아졌는데, 튜닝이나 패치 같은 단순반복업무에 매달리게 되면 정작 중요한 일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장 전무는 “자율운영 DB는 일자리를 없애는 게 아니며, 데이터 관리 업무 영역이 너무 커져 버린 상황에 하부의 자동화는 불가피한 선택이 됐다”며 “이건 오라클의 관점일 뿐 아니라 데이터를 해온 사람으로서의 관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술, 시스템, 개인역량, 조직역량 등 4가지 관점에서 변화가 존재한다고 했다. 기술은 하둡, NoSQL, 스파크, 머신러닝 등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DBA 개인은 앞서 설명했듯 하둡과 NoSQL, 스파크 등을 데이터 특성에 맞게 취사선택할 정도로 스킬셋을 확보해야 한다. 시스템 측면에서 클라우드 네이티브 시대로 옮겨가며 마이크로서비스아키텍처(MSA)가 대세를 이뤄가고 있다. MSA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와 데이터 담당자의 원활한 협업을 필수로 한다. 데이터 아키텍트는 개발을 이해하고 함께 설계 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은 데이터 아키텍처를 지원하는 데이터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

오라클은 기술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와 제품에서 다양한 데이터 기술과, 자동화 관리를 지원한다. 남은 건 개인역량과 조직역량이다. 한국오라클은 DBA의 역량을 확장시킬 수 있는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장 전무는 “기존 DBA를 데이터 아키텍트로 변신시키는 일은 오라클 내부서도 큰 요구사항이어서 지속적으로 직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오라클 내부의 경험을 정리해서, 파트너와 고객에게 도움을 줄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파트너 교육을 위해 본사와 지사의 콘텐츠를 정리해왔으며, 지금은 적절한 방법론을 고민하는 단계”라며 “데이터 아키텍트로 전환할 때 어떤 식으로 점진적 업그레이드하게 할 지의 부분을 조직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행 후 피드백을 받아 보완하면서 방법론을 한국에 맞게 개선해갈 것”이라며 “올 연말이면 준비를 완료해 전달 가능한 패키지를 만들 제공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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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DBA가 데이터 아키텍트로 당장 변신해야 하는 건 아니다. 기업에서 다뤄야 하는 데이터 플랫폼이 방대하고 복잡하므로 조직적인 관리를 당연히 요구한다. 많은 경험과 관록을 가진 시니어 DBA가 데이터 아키텍트로 변신해 기업의 데이터 조직을 이끌고, 그 휘하에 세부 업무를 맡은 여러 데이터 담당자가 존재하는 그림이다.

오라클은 자율운영 기능을 클라우드 서비스에 한정해 제공하고 있다. 설치형 제품은 자율운영 기능을 탑재하지 않았다. 장 전무는 “설치형 오라클DB에 자율운영 기능을 담는다는 로드맵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