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스피커 진화...네이버, 키즈·한류영상 탑재

아마존·구글 주도권 싸움에 국내 업체도 참전

인터넷입력 :2018/08/05 14:36    수정: 2018/08/05 14:40

네이버가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클로바 스피커를 하반기 출시, 해외에서 불고 있는 디스플레이형 인공지능(AI) 스피커 경쟁에 뛰어든다.

특히 네이버의 방대한 검색 정보뿐 아니라,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들이 제공돼 가정에서 보다 똑똑한 비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5일 네이버에 따르면 회사는 디스플레이가 달린 클로바 AI 스피커를 하반기 중 공개하고 판매에 들어간다. 이 기기에는 네이버의 방송·키즈·한류 등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들이 기본 제공된다.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은 올초 라인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7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클로바 데스크'를 올 겨울 발매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클로바 데스크

네이버 관계자는 "차기 화면 달린 스마트 스피커로 네이버의 동영상 관련 서비스인 네이버티브이, 쥬니버, 브이라이브의 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차후 (동영상 콘텐츠 제공 범위를) 확대하면 제휴사들의 영상 콘텐츠도 보여줄 수 있지만 아직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정확한 출시 일정에 대해서는 “프렌즈 라인업이 한두 달 간격으로 나오긴 했으나 구체적인 일정은 잡고 있진 않다”며 "일본에서 먼저 출시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네이버는 자사 동영상 관련 서비스들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차기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스마트 스피커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네이버는 지난달 26일 진행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3년간 스마트 콘텐츠에 약 6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브이라이브를 동한 유명인 중심 엔터테인먼트 동영상 확보 및 웹툰 지적재산(IP)을 활용한 드라마, 영화, 퀴즈쇼 등 콘텐츠와 관련해 투자할 방침이다.

■해외 디스플레이형 AI 스피커, '유튜브'에 울고 웃어

해외에서는 이미 1년 전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AI 스피커가 공개됐다. 아마존은 지난해 6월 영상 통화 및 영상, 사진 재생이 가능한 ‘에코쇼’와 '에코스팟'을 출시했다. 에코쇼에서는 유튜브를 재생할 수 있어 뮤직 비디오를 시청하거나 요리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점이 강점으로 손꼽혔다.

아마존 에코쇼 (사진=씨넷)

하지만 지난달 레노보가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풀HD 급 디스플레이형 AI 스피커 '스마트 디스플레이’를 정식 출시하면서 판세는 기울었다. 구글이 해당 스피커 발매를 앞두고 올해 초부터 에코쇼에 유튜브 서비스를 중단한 것이다. 이에 아마존은 지난해 11월 에코쇼 가격을 기존 229.99달러에서 30달러를 인하했다. 구글은 스마트 디스플레이 출시 당시 구매자에게 유튜브 프리미엄 3개월 이용권을 무료로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레노버 스마트 디스플레이 (사진=씨넷)

국내에서는 디스플레이 탑재 AI 스피커 출시가 해외보다 한발 느린 편이다.

KT가 먼저 노보텔 동대문과 신세계조선 레스케이프 호텔에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기가지니’ 스마트 스피커를 공급해 국내에선 처음으로 상용화 됐다. 해당 스피커로는 호텔 컨시어지에 물품 요청, 주변 맛집 검색, 올레TV 조정 기능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 기가지니 스피커는 호텔용으로 출시됐으며 일반인에게는 판매되지 않는다.

기가지니 호텔 전용 단말.

일각에는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AI 스피커를 두고 태블릿 PC와 다를 바가 없다는 회의적 반응도 있다. IT 업체들이 선뜻 디스플레이형 AI 스피커를 내놓지 못하는 이유다.

KT 관계자는 "바로 옆에 있는 텔레비전으로 올레TV를 보면 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형 AI 스피커로 KT의 동영상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진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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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관계자는 "영상 콘텐츠를 이용하는 사용자 요구 자체가 늘어나고 있는데, 차기 디스플레이형 스마트 스피커를 통해 영상 콘텐츠를 모두 소비하게 하겠다는 건 아니고 다양한 디바이스 중에 하나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스피커는 매체일 뿐이니 삼성과 같은 가전회사들도 디스플레이를 다 가전에 심어놓으려고 한다"며 "(AI 스피커는) 시작일 뿐이지 디스플레이는 어디에든 달릴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