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타고 세계 여행 나선 폴란드 탐험가

[인터뷰] 마렉 카민스키 "흔적 없는 친환경 여행이 목표"

카테크입력 :2018/07/23 14:44    수정: 2018/07/23 14:48

순수 전기차를 몰고 세계 6개국 여행에 나선 폴란드 극지방 전문 탐험가가 한국에 도착해 만나봤다.

이 탐험가의 이름은 마렉 카민스키(Marek Kaminski). 그는 1995년 세계 최초 남북극 단독 무지원 횡단 기네스 기록을 보유했고, 2004년 장애를 가진 폴란드 청소년의 남북극 횡단을 돕는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진행한 경력으로 탐험가들 사이에서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노 트레이스 익스피디션(No Trace Expedition)'이라는 여행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어떠한 흔적을 남기지 말자'는 의미다. 자동차 배출가스를 남기지 않기 위해 순수 전기차를 여행 수단으로 선택했고, 어떠한 재활용품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다는 철칙도 세웠다.

21일 서울 종로구 주한폴란드대사관에서 만난 카민스키 탐험가는 "전기차로 어떠한 흔적을 남기지 않는 친환경 여행을 즐기기 위해 여러 자동차 업체에 차량 협찬 제안서를 보냈다"며 "이중 일본 닛산이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해당 회사로부터 2세대 리프 전기차를 받아 여행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카민스키는 현재 전기차를 타고 폴란드, 러시아, 몽골, 중국 등지를 돌아본 상황이다. 이번에 서울과 부산을 거쳐 일본 여행 코스만 남겨 놓고 있다.

전기차 리프로 6개국 여행에 나선 마렉 카민스키 탐험가 (사진=주한폴란드대사관)

그는 이번 여행 기간동안 숙박을 모두 자동차 안에서 해결했다. 닛산 리프의 뒷좌석 시트를 접어 자신이 누울 공간을 확보했고, 자동차 트렁크문을 활용해 그늘막용 텐트를 만들기도 했다. 자신이 입고 있는 티셔츠와 바지 등은 땀이 잘 흡수되는 소재로 제작돼 불필요한 세탁을 하지 않아도 된다.

카민스키가 운전하는 닛산 2세대 리프는 지난해 9월 6일 일본에서 최초로 공개된 모델이다. 당시 닛산은 리프의 일본 JC08 측정 기준 주행거리를 400km로 발표했다.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수준으로 알려진 미국 환경보호청 EPA 기준 주행거리는 150마일(240km)이며, 유럽 NEDC 측정 기준으로는 380km다.

카민스키는 “닛산 리프는 대중형 전기차이기 때문에 누구나 선택받을 수 있는 차종임은 분명하다”며 “1세대보다 차체 크기가 더 커져 자신이 직접 잠을 자거나 휴식을 하기에 용이했다”고 말했다.

마렉 카민스키 탐험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로 리프 여행기를 업로드하고 있다.

그럼 충전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을까.

카민스키는 "주행가능거리가 50km 정도가 남았을 때 직접 충전을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며 "나는 폴란드어 뿐만 아니라 영어, 러시아어 등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러시아 여행 도중 충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로 220v 전기가 지원되는 호스텔 숙박시설 관계자의 사전 동의를 받고 충전을 진행했다.

그는 "한 때 중국 베이징에서 차량 충전시 전력 과소비에 대한 눈치도 받았지만, 자신이 잘 설득해 충전을 진행했다”며 “유럽의 경우 충전 지원 방식이 조금 상이해 힘이 들기는 했지만, 효율적으로 운전을 하고 자신의 여행에 성원해주는 관계자들의 지원을 받아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카민스키는 오랜 시간 전기차를 운전하면서, 일반 자동차에서 느낄 수 없는 주행의 재미를 느꼈다고 강조했다. 가끔가다가 몸상태가 좋지 않을 때 리프 내에 있는 반자율주행 기능을 사용하기도 했다. 차량의 모터 힘이 좋아, 언덕 구간 진입시에도 무리없이 주행할 수 있었다.

그는 "전기차를 타고 언덕 주행을 하거나 에어컨을 활용하면 남은 주행거리가 급격하게 줄어들 수 있는 것은 맞다"며 "하지만 내리막길 진입시 탄력 주행을 자주 활용하다 보니 주행거리가 다시 늘어나는 효과를 여러 차례 경험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카민스키는 리프 전기차를 타고 서울에서부터 부산까지 주행한 후, 부산항에서 자신의 차를 싣고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는 "태양열 에너지로 모은 전력으로 전기차를 충전해 여행을 하는 '흔적 없는 여행'을 추구한다"며 "이번 여행을 끝마치면 전기차의 우수성과 자신의 친환경 여행 여정을 소개하는 책을 쓰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