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2분기 스마트폰 성적표 '먹구름'

시장환경 악화에 전략폰 판매 부진 겹쳐

홈&모바일입력 :2018/07/18 17:00    수정: 2018/07/18 17:01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달 말 사업부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2분기 한국 스마트폰의 성적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정체되고 업체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지면서 예년만큼의 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전략 스마트폰의 판매량 저조한데 되레 마케팅 비용은 더 늘어나 영업이익 수치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31일과 26일에 지난 2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이달 초 발표된 두 회사의 2분기 잠정집계 수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매출액 58조원에 영입이익 14조8천억원을, LG전자는 매출액 15조177억원에 영업이익 7천710억원을 기록했다.

갤럭시S9 플러스의 뒷면. 또 하나의 카메라가 눈에 띈다. (사진=씨넷)

■삼성 IM 영업익 2조원대 초중반 추정…"3Q는 갤노트9 효과 기대"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은 2분기 2조원 초중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조600억원의 영업이익보다 2조 가량이나 줄어든 수준이다. 최근 들어서는 증권사에 따라 기존보다 영업이익 추정치를 3천억원 가량 하향 조종하는 곳도 눈에 띈다.

하이투자증권 송명섭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의 부진은 스마트폰, PC 등 IT 제품에 대한 세계적 수요 둔화 또는 동사 스마트폰 등의 경쟁력 악화를 의미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아 더욱 우려되는 요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저조한 실적은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9의 부진한 판매량과 마케팅 비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5월까지 출하된 갤럭시S9 판매량이 낮아 상당한 재고와 출하 조정이 발생했고, 이에 판매 촉진을 위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면서 수익 축소가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갤럭시S9은 지난 1분기에 조기 출시하면서 어느정도 선전했다. 하지만 2분기부터 갤럭시S9의 출하량이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밑돌면서 갤럭시S3 이후 역대 최저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갤럭시S9의 2분기 출하량 추정치를 기존 1천500만대에서 950만대로 대폭 낮췄으며, 연간 출하량은 3천1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갤럭시S8의 연간 판매량은 3천850만대였다.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초청장.(사진=삼성전자)

다만 3분기에는 비용 절감과 일회성 이익으로 실적이 2분기 대비 개선될 전망이다.

또 8월에는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이 출시될 예정이다. 갤럭시노트9의 출시 시기는 전작인 갤럭시노트8 대비 3주 가량 앞당겨졌다. 이는 스마트폰 비수기에 출하량을 끌어올리고 하반기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송 연구원은 "2분기 삼성전자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이 7천100만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이지만 3분기에는 영업이익이 2조6천500억원으로 14%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갤럭시노트9과 신규 중저가 스마트폰 출시 효과에 따라 출하량이 7천600만대 수준으로 상승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LG MC 1천억 중후반 적자 전망…"연간 수익은 전년比 개선"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는 같은 기간 1천억원 중후반대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증권사들은 기존의 영업추정치에서 약 300억원 가량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와 전분기 기록한 1천억원 초중반대 영업손실보다도 낮은 수치다.

LG전자는 2분기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G7 씽큐를 출시했지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둔화와 길어진 교체주기에 따른 판매 부진, 마케팅 비용 증가, 주요 부품 가격 상승 등 요인으로 적자폭이 더 확대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고가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있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화권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하이투자증권 고의영 연구원은 "LG전자 MC사업부는 원가 구조 효율화에 이은 볼륨 확대가 필요하지만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인 점을 감안하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볼륨 확대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마케팅 비용 집행에 따라 적자폭이 변동하는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LG전자 모델이 LG V35 씽큐를 소개하고 있다.(사진=LG전자)

다만 하반기부터는 저가폰 비중이 줄어들고 중가폰 비중이 늘어나면서 출하량은 줄어들지만 수익성 증가와 효율적인 비용 관리로 적자폭이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또 물량과 평균판매단가(ASP) 변수가 있지만 현재 연간 영업적자는 지난해 대비 2천억원 가량 개선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LG전자는 기존 플래그십 V 시리즈와 G 시리즈의 파생 모델과 저가 X 라인업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중저가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 모듈화와 플랫폼 개선으로 재료비를 절감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여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한편, LG 스마트폰에 대한 체험 기회를 늘려 타깃 진영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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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에 출격할 것으로 예상되는 V30의 후속작 V40 씽큐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V 시리즈는 카메라, 오디오 등 기능을 중점적으로 강화해 멀티미디어 강점을 이어왔다. V40은 발표에 앞서 전면 듀얼 카메라, 후면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해 총 5개의 퀀터플 카메라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얼굴인식을 위한 3차원(3D) 페이스ID, G7 씽큐에 적용됐던 노치 디자인 화면 등도 탑재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 조철희 연구원은 "LG 스마트폰 사업 실적의 핵심은 비용 통제로 추정되는데 마케팅 비용 통제 여부, 생산 효율화 작업 등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진행하는지 여부에 달린 것"이라며 "또 단순히 스마트폰 사업을 넘어 가전 기기 사물인터넷(IoT)화와 VC 사업부의 텔레매틱스 사업부와 시너지를 위한 연구개발도 진행 중이어서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