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특수…국산장비 업계 "먼 나라 얘기"

초기 투자 대기업 중심…중소업체 설 자리 없어

방송/통신입력 :2018/07/16 17:08    수정: 2018/07/16 17:08

올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20조원 가량의 5G 시장이 열릴 전망이지만 국내 중소 통신장비 업체들은 5G 특수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주요 투자가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화웨이 등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은 5G 시장 초기 주로 대형 기지국 장비 위주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생존 방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통신장비 투자는 새로운 통신망이 구축되는 초반에 급증하고 후반으로 갈수록 위축된다. 4G LTE 투자는 이미 종료됐고 본격적인 5G 투자는 4분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라 5G 특수는 아직 먼 얘기라는 것이다.

5G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 망 구축 의무를 3년 내 15%로 정했다. 바꿔 말하면 이통사는 향후 3년간 15%의 커버리지만 구축하면 되고 초기 투자가 기대만큼 활발히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장비업계 한 관계자는 "5G 초반엔 중소 업체가 끼어들 자리가 없다"며 "향후 대형 기지국이 도달하지 못하는 곳에 음영지역이 생기면 그 부분에 중소기업이 들어갈 수는 있지만 그건 나중 이야기"라고 말했다.

중소 업체는 스몰셀 등 소형장비나 전송장비를 위주로 생산하기 때문이다.

이통사와 정부 관계자들이 대기업 제품을 선호한다는 이유도 한몫한다.

통신장비 시장은 이통사를 대상으로 하는 캐리어 시장과 정부·일반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으로 나뉜다. 이 중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국산 장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30% 미만이다.

중소기업 한 관계자는 "이통사나 정부, 기업의 장비 구매 담당자들은 무조건적으로 대기업이나 외산 장비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래야 문제가 생겨도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대기업 제품은 선호하면서 중소기업 제품의 납품 단가는 무조건 낮추려는 이통사의 문제도 있다.

다른 장비업체 관계자는 "3G때까지만 해도 중계기 등 통신장비를 다루는 국내 업체가 많았지만 지금은 대부분 업종을 변경하거나 문을 닫았다"며 "통신사들이 지나치게 납품단가 경쟁을 유도하면서 장비시장이 고사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장비를 공급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 이후 유지·관리도 중요한데 최저가를 위해 이통사가 출혈경쟁을 유도하다 보니 장비업계로서는 유지·보수를 제대로 할만한 여력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장비업체 관계자는 "결국 책임을 떠안게 되는 건 장비사업자들"이라며 "그동안 좋지 않은 방향으로 생태계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유지·관리가 안 되니 개발할 여력도 있을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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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다른 장비업체 관계자는 "이통사의 4G 투자가 사실상 끝났고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고용한 인력을 두 차례에 걸쳐 구조조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런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5G 장비 개발보다 중국 장비업체의 총판을 하는 것이 차라리 속 편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스몰셀 구축 포함 중기 별도 지원방안은 정보통신산업국에서 별도로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