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신성장 사업으로 3D프린팅에 '눈독'

자동차·중공업·전자·항공 등 각 분야서 장비개발 등 사업 진출 시도

디지털경제입력 :2018/07/17 08:01

국내 대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3D프린팅을 주목하고 있다. 직접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3D프린터를 개발하거나 해외서 관련 전문 인력을 채용하는가 하면 3D프린터 사업 진출을 시도한 기업도 있다. 국내 3D프린팅 업계는 대기업 관심이 늘수록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를 반기는 분위기다.

17일 3D프린팅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중공업, 전자, 항공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국내 대기업들이 3D프린팅 기술 연구를 진행 중이거나 사업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제조 공정에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자동차 제작 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연구를 위해 3D시스템즈, 스트라타시스 등 글로벌 주요 3D프린팅 업체 장비들을 꾸준히 구매하는 것을 넘어 직접 3D프린터 장비를 개발 중이다.

자동차, 중공업, 전자, 항공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국내 대기업들이 3D프린팅 기술 연구를 진행 중이거나 사업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사진=픽사베이)

공식적으로 3D프린터 장비 사업에 뛰어든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크기와 완성차에 탑재할 수 있는 고품질 자동차 부품을 자체 제작할 수 있는 장비를 연구 개발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중 일부는 크기가 커 구매한 3D프린터로 출력할 수 없는 데다 출력된 부품들 품질도 만족스럽지 못해 직접 개발에 뛰어들었다는 것이 현대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부품 양산을 염두에 두고 금속 3D프린팅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두산중공업과 현대중공업 역시 내부에서 3D프린팅 연구를 진행 중이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3D프린팅 연구를 집중적으로 맡을 팀을 지정했으며 제품 설계단계부터 3D프린팅을 고려해 더 우수한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해외에서 3D프린팅 전문 디자이너를 영입했다.

현대중공업은 사내에서 3D프린팅 관련 기술 세미나도 주기적으로 여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엔 울산과학기술원 3D프린팅 첨단기술센터와 울산대 첨단소재공학부, 국내 금속 3D프린팅 전문기업 원포시스 등과 선박 건조 분야 3D프린팅 기술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국내 한 대형 전자 기업은 3D프린터 사업 진출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주요 3D프린팅 전문기업과 생산자개발공급방식(ODM)으로 3D프린터를 개발해 국내외 시장에 공급하는 사업 모델을 목표로 했지만 계약이 무산됐다.

익명을 요구한 3D프린팅 업체 고위 관계자는 “신성장산업에 관심이 많은 국내 한 전자업체가 3D프린팅 사업 진출을 위해 전문기업과 계약 직전 단계까지 갔지만 최종 불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대한항공도 3D프린팅 기술 연구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D프린팅 업계에선 국내 여러 산업 분야의 대기업들이 3D프린팅 기술에 대해 주목하고 실제 사업 영역에서 적용하기 위해 활발히 연구하는 상황이 반가운 눈치다. 대기업이 움직여줘야 국내 3D프린팅 수요가 늘어나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국내 기업들이 시제품 제작 단계를 넘어 제품 설계 단계부터 3D프린팅 적용을 고려하고 제품 양산을 위해 기술 개발하는 부분도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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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팅 업계 관계자는 “3D프린팅 기술로 제품을 경량화하고 부품 수를 줄이는 등 개선 효과를 보려면 기존 제품 그대로 3D프린터로 뽑는 것이 아니라 설계부터 3D프린팅에 맞게 다시 해야 한다”며 “국내 대기업들이 이런 부분을 이해하고 사업에 3D프린팅 기술을 적용한다면 중소기업들도 차츰 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처럼 인하우스(in-house) 방식으로 3D프린팅 시스템을 내부에 갖추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면서도 “해외 시장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사업에서 어떤 부분에 적용하면 효율적인지, 연구 중인 신제품에는 어떻게 적용하면 효과적인지 고민하는 대기업 수가 차츰 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