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기가 인터넷 상용화 경쟁 불 붙었다

유선 시장 경쟁·생태계 주도권 선점 도화선

방송/통신입력 :2018/07/16 09:51    수정: 2018/07/16 17:08

올해 하반기 통신사들이 10기가(Gbps) 인터넷 상용화를 앞두고, 기술 개발과 네트워크 확대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KT가 지난 2014년말 처음으로 최대 속도 1Gbps 급의 기가인터넷 상용화에 나선 이후 3년여 만에 통신업계가 기술 규격을 끌어올리는 작업에 본격 나선 것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통신업계가 10기가 인터넷 상용화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는 정부 정책에 부응하는 차원보다 상용화 이후 서비스 모델의 성공 가능성에 확신이 섰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 정부는 왜 서두를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네트워크 트래픽의 폭발적인 급증에 대비해 연내 10기가 인터넷 상용화를 목표로 세웠다. 또 2022년까지 전국 85개시에서 10기가 인터넷 커버리지를 50% 이상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정부까지 나서 10기가 인터넷 상용화를 독려하는 이유는 5G 이동통신, 초고화질 방송, 홀로그램, 증강현실, 가상현실 등 빠르게 진화하는 네트워크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네트워크로는 5G,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홀로그램 등 미래 실감형 응용서비스의 실시간, 고화질, 대용량 전송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또 전국 단위 광인프라(FTTH) 구축을 확산시키고, 국산 상용장비 개발과 검증을 통해 FTTH 네트워크 장비산업의 활성화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10기가 인터넷 상용화의 배경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10기가 인터넷 시범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 통신사 "이용자 10기가 인터넷 사용 의향 있다"

SK브로드밴드가 2.5기가 서비스에 한정해 1기가급을 뛰어넘는 서비스를 출시했고, KT는 오는 9월 10기가 인터넷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 역시 하반기 10기가 인터넷에 뛰어들 예정이다.

10기가 인터넷 상용화는 5G 이동통신과 맞물려 백본망 구축 필요성에 따라 거론됐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10기가 인터넷 서비스와 관련 통신업계가 성공을 확신하는 시점은 얼마 안 됐다.

기존 1Gbps급 기가인터넷 가입자 비중도 아직 절반에 오르지 못했고, 대단위 투자를 통한 수익성과 사업모델(BM) 확보가 만만치 않다고 여겨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 10기가 인터넷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이유는 이용자의 가입 의향이 충분히 확인됐고, 보다 나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UHD 콘텐츠 이야기를 몇 년 동안 하고 있지만 속도가 느린 인터넷에서는 버퍼링도 있고 고화질 콘텐츠를 즐기기 쉽지 않다”며 “10기가 PC방 체험존에서도 이용자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밝혔다.

통신사 간 시장 경쟁 구도도 한 몫 했다. 1Gbps급의 기가인터넷 가입자의 유지를 위한 마케팅 필요성이 업계에 확산됐다. 유선 상품의 경우 3년 약정이 대부분인데 기존 기가인터넷 가입자의 약정 만료가 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통신업계가 대용량 네트워크 수용에 대한 필요를 느낀 것과 함께 시장 이슈도 맞물린 셈이다.

10기가 인터넷 상용화를 통한 관련 생태계 육성도 통신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관련기사

KT 관계자는 “10G 인프라라에는 장비 모뎀 시장이 따라와야 하고 가입자 단말도 함께 가야 한다”며 “인프라 기반 서비스는 1Gbps 때와 같이 버텀업이 아니라 통신사 주도로 생태계가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생태계가 갖춰진 다음 서비스의 성패는 속도와 커버리지에 달려있다”며 “10기가 인터넷 시장이 열린다면 정부가 예상했던 커버리지 목표를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