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회사 사람 10명보다 다양한 의견을 가진 회사 밖 100명이 더 효과적이다. 활동이 근무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전세계 24시간 돌아가 일처리도 빠르다. 오픈소스는 이런 장점을 가지고 세상을 바꾸고 있다. 한국이 오픈소스에 대한 오해를 걷어내고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충분히 오픈소스의 파워하우스가 될 수 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 대가로 꼽히는 레드햇의 네트워킹 최고 개발자 데이비드 밀러는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밀러는 지난 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공개SW 그랜드 챌린지’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특히 네트워킹 분야 권위자로 현재 레드햇에서 컨설팅 엔지니어를 맡고 있다. 컨설팅 엔지니어는 레드햇에서 엔지니어 분야 최고위급 직책이다. 네트워크나 보안 등 새 기능이 추가될 때 최종 승인권을 갖고 있다. 밀러가 사인하지 않으면 새로운 기능을 담은 서버가 출시가 불가능할 정도로 이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 받고 있다.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한 그는 대학생 때 프로그래밍을 접하면서 오픈소스의 길에 들어섰다. “처음 애플리케이션을 배우다 이해가 안 돼서 그 코드를 읽으려 했다. 하나 더 내려가 코드를 실행해주는 라이브러리를 보게 됐고, 라이브러리를 보다 시스템 프로그램을 배우게 됐다. 읽을 수 있는 것 중 가장 쉬운 게 리눅스더라.” 이후 그는 미국 슈퍼컴퓨터를 개발한 실리콘그래픽스(SGIC)에서 인턴으로 일하다 스타트업을 거쳐 레드햇으로 오게 됐다.
■ “10명보다는 100명이, 8시간보다는 24시간 돌아가는 시스템이 오픈소스의 장점”
그는 오픈소스의 장점은 “개개인이 하려고 하면 힘든 일을 오픈소스를 이용하면 더 쉽게, 더 빨리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이라고 소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과 같이 세계적으로 큰 회사들이 오픈소스에 참여한다고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오픈소스가 결국 제품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얘기했다.
“회사에서 제일 잘 나가는 사람 10명이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세계적으로 다양한 의견을 가진 100명의 사람이 코드를 보내주는 것이 제품 품질 향상에 훨씬 도움이 된다. 회사에서 일하는 8시간보다 전 세계 24시간 돌아가는 오픈소스 환경도 일 처리를 더욱 빠르게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픈소스를 하지 않고 회사 내에서만 개발하다 보면 밖에 더 좋은 의견이 있는지 모른다. 또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만 일하면 발전이 없다”며 “회사 밖의 여러 다양한 사람들이 보내주는 코드를 비교하다 보면 제품이 훨씬 좋아지고, 좋은 코드를 보내 준 사람을 또 발견해 스카웃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픈소스가 이렇게 중요하고 세상을 바꾸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오픈소스에 대한 오해가 있어 기피하고 있는 것 같다”며 “오픈소스를 한번 시작해보면 얼마나 장점이 많은지 알 텐데, 안해본 사람 중에는 오픈소스를 하면 직장을 구하기 힘들다든지, 라이선스 때문에 벌금을 많이 낸다고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라이선스에 대한 책임이나 의무를 제대로 이해하면 벌금 낼 일 없이 오픈소스의 장점을 더 많이 느끼고 활용할 수 있다”며 “한국 개발자들이 오픈소스의 장점을 잘 모르는 것 같아 그걸 알리고 싶어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 “한국은 오픈소스 잠재력 큰 나라…오픈소스 지원 지속해야”
그는 "한국은 정부 산하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오픈 소스 지원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픈소스를 무서워하지 말고 작은 참여라도 계속할 수 있도록 교육 지원을 하고, 오픈소스를 사용하고 있는 해외 연사들을 많이 한국으로 초청해 서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해주는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 개발자들에게도 조언을 잊지 않았다.
“오픈소스 협업을 말하면 언어장벽을 언급하는데, 언어는 사실 큰 문제가 아니다”라며 오히려 오픈소스에 대한 부담감이 장벽이라고 얘기했다.
"한국 사람들은 오픈소스에 참여하려면 오픈소스를 아주 잘 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코드를 잘 짜는 사람보다는 계속 참여하고 협력 잘하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오픈소스에 참여하기 위해서 큰 기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말고, 도큐멘테이션을 도와주거나 조금씩 코드를 고치다 보면 나중엔 프로그래머가 될 수도 있다”며 "작은 참여부터가 기여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그와의 인터뷰는 저녁 식사와 함께 진행됐다. 그는 저녁식사 메뉴로 문어를 골랐다. 함께 나온 동치미 국물도 맛있다며 칭찬을 잊지 않았다. 뉴저지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 한국인도 잘 못 먹는 삼합도 좋아하고, 매운 닭발과 문어도 잘 먹는다.
그의 통역자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아내 박소영 씨는 “밀러는 포항에 과메기를 먹으러 가고, 강릉까지 오징어를 먹으러 간다”며 “유튜브를 보고 한국 토속음식을 찾아 가려해 오히려 내가 고생한다"며 그의 한국 음식 사랑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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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묻자 갈치조림, 장어구이, 멍게, 호박죽 등 답변이 끊이질 않았다. 한국음식 사랑만큼이나 그는 한국의 오픈소스 잠재력 또한 높이 평가했다. 그가 한국에 온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한강의 기적’을 이야기하며 “한국 사람들이 오픈 소스의 장점을 많이 알게 돼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오픈소스에 얼마만큼 기여하게 될지는 짐작이 안 갈 정도”라며 “한국 개발자들이 소극적인 부분이 있는데, 그 벽을 넘으면 오픈소스에 좋은 기여를 할 수 있는 잠재력이 많기 때문에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