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암호화페는 암호자산, 화폐 대체 가능성 낮아"

"투자자산·지급수단 활용 배제는 어려워"

금융입력 :2018/07/06 15:59

한국은행이 암호화폐(가상통화)를 암호자산으로 명명했다. 또 암호화폐가 기존 화폐를 대체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는 의견을 내놨다.

6일 한국은행(한은)은 '암호자산과 중앙은행'이란 보고서를 내고 암호자산이 화폐로서 역할을 수행하긴 어렵지만, 기술이 발전할 경우 투자자산이나 지급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한은은 암호자산이 화폐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화폐의 기능(▲교환의 매개수단 ▲계산단위 ▲가치의 저장수단) 등에 비춰 점검했다. 화폐 역할을 하기 위해선 가격 변동성이 적고, 광범위한 수용성 등을 내포해야 하지만 암호자산은 그렇지 않다는 게 한은의 결론이다.

암호자산은 가치 변동이 크고, 법적 강제력이 없다. 또 중앙은행이 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는 화폐와 달리 암호자산은 알고리즘에 의해 사전에 공급량이 정해져 가격 불안정성도 해소하기 어렵다는 게 한은 측 판단이다. 또 화폐는 적은 거래 비용으로도 교환의 매개수단으로 전환할 수 있지만, 암호자산은 높은 가격 변동성으로 가치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가치 저장기능을 수행하는데도 제약이 있다는 부연이다.

비트코인 채굴이 사실상 끝나는 시점은 2032년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은은 암호자산의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고 수용성 문제가 제고되면 투자자산 및 지급수단으로 활용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암호자산은 중개은행을 배제하고 이체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 간 송금과 같은 제한적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고 지급 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

또 현행 국내법상 암호자산은 화폐나 전자지급수단, 금융투자상품 중 어느 하나에도 해당되진 않지만, 일종의 디지털 형태의 상품으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봤다. 유형적인 실체없이 전자적 정보의 형태로 존재하면서도 독립적 매매의 대상이 될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비트코인과 1천600여종의 신종 코인(알트코인)의 개념을 일의적으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최근 국제사회의 논의 동향 등을 감안해 암호자산으로 통칭하고 그 정의를 '분산 원장 및 암호화 기술을 바탕으로 민간에 의해 발행돼 대금 결제 또는 투자 대상 등으로 쓰이는 것'이라고 봤다.

최근 주요국 20(G20)일 비롯한 국제사회는 비트코인 등이 ▲화폐로서의 핵심 특성 결여 ▲ 통화라는 명칭으로 일반 대중에게 화폐로 오인될 가능성 ▲현실에서 주로 투자대상이 됨을 감안해 암호자산(Crypto-assets)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비트코인 등이 실물 없이 가상으로 존재하고 법화와의 교환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 가상통화(Virtual currency)라고 표현하고 있으며, 국제결제은행(BIS)에서는 일부 화폐적 특성을 지니고 디지털 형태로 표시되는 자산이라는 점을 봐 디지털 통화(Digital currency)로 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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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은은 "암호자산의 발전과정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며 "암호자산 관련 국제 논의 및 공조 과정에 적극 참여하고, 국내선 암호자산 규제 마련 등의 정책 대응을 위해 정부당국과의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에 대한 논의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