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신기록행진 멈춘 삼성전자, 이상 없나?

스마트폰 부진이 발목...갤S9, 역대 모델중 최저

홈&모바일입력 :2018/07/06 12:15    수정: 2018/07/09 16:06

삼성전자 실적 신기록 행진이 멈춰 섰다. 지난 해 2분기부터 휘몰아친 실적 돌풍이 1년 만에 끝난 것이다. 일시적인 숨고르기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1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 반도체(DS) 부문 호황과는 달리 부진한 스마트폰 사업이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6일 2분기 잠정실적 공시에서 매출 58조원, 영업이익 14조8천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은 4.23%, 영업이익은 5.37% 감소한 수치다. 당초 15조원 초반의 영업이익을 예상했던 증권가 기대치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지는 IT모바일(IM) 부문은 2분기 2조원 초중반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전 분기 3조7천700억원보다 약 40% 가까이 급감한 수치다. 전년 동기(4조600억원)와 비교해 보면 반토막 수준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9 시리즈.(사진=씨넷)

IM 부문이 3조~4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영업이익 신기록 행진에 가속도를 붙이던 작년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사업 부진 원인으로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9의 판매 부진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연간 갤럭시S9의 판매량이 3천만대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그럼 갤럭시S9은 왜 안 팔렸을까. 갤럭시S9은 출시 초부터 전작과 차별화된 혁신과 셀링 포인트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초고속 카메라와 이모지 기능 등을 제외하고는 전작인 S8과 기능이나 외관상 큰 차이점이 없다. 출시 당시 외신에서는 '낫씽(nothing)'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또한 갤럭시S8의 과다한 물량 출하가 갤럭시S9 판매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작인 S8의 글로벌 이통사 재고 소진이 더디고 아직도 물량이 많이 깔려 있어 상대적으로 S9의 판매량이 시원치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장에 S8의 물량이 많은 상황에서 판매자들이 기능상 큰 차이점이 없는 S9에 굳이 힘을 실을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두 제품 사이에 갤럭시노트8이 나오고 많은 수요가 노트8은 흡수된 부분도 감안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작년 4월 출시된 갤럭시S8은 갤럭시노트7 사태 이후 출시된 삼성의 첫 명예회복 작품이라는 점에서 대대적인 마케팅과 출시국 확대(120개국)로 3천800만대가 넘게 팔린 제품이다. 초도 물량도 전작의 두 배 수준으로 늘려 잡기도 했다. 출시된지 1년이 넘은 구형 제품이 신제품의 판매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더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의 약진과 중국·인도 시장에서의 부진, 프리미엄폰 시장경쟁 격화, 중저가폰 확대 등을 꼽을 수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1%대를 기록하고 있다. 인도 시장에서는 지난해 4분기부터 샤오미에게 시장 1위 자리를 내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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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업체인 삼성전자를 둘러싼 경쟁 환경이 시간이 갈 수록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장은 올초 주주총회에서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 둔화에 따른 경쟁이 심화돼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나, 혁신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