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통번역 앱, 영어 교육에도 혁신 가져올 수 있어"

부산 기장군 정관초등학교 학생들의 활용기

인터넷입력 :2018/06/21 17:55    수정: 2018/06/21 18:09

부산지역 한 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이 통번역 앱을 활용해 국내외에서 외국인과 소통하고 영어 공부를 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정관초등학교 5학년 3반 학생들은 한컴인터프리의 ‘지니톡’, 구글의 ‘구글 번역’, 네이버의 ‘파파고’ 등 3개의 통번역 앱을 이른바 ‘지구파’라 부르며 실생활에서 적극 활용하고자 한다. 지구파 전도사들은 지난 5월 한 달간 집중적으로 통번역 앱을 사용했고, 활용 사례집 ‘영어공부 많이 하지 말자’를 발간했다.

5학년 3반 담임 교사 서정득 씨는 최근 통번역 기능의 눈부신 발전으로 영어 교육에 활용해볼 수 있다고 추천한다. 서 씨는 영어 전담 교사도, 누가 통번역을 활용한 교육을 해볼 것을 시킨 것도 아니지만 최신 통번역 앱을 발견한 순간 영어 교육의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한다.

부산 기장군 정관초등학교 5학년 3반 학생들

서 씨는 “10여년 전부터 30만원 상당의 통번역 기기를 들고 여행을 다녀봤지만 엉뚱한 번역으로 전혀 유용하게 사용하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최근 IT 업체들이 내놓은 통번역 앱은 달랐다. 기존 통번역 기기는 해내지 못하던 것들을 번역하고, 문장도 유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신 통번역 앱들이 번역을 잘 해내는 이유가 뭘까 하고 고민하다 인터넷에서 기사를 찾아봤다”며 “그 이유가 신경망 기계 번역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10년 영어 공부해도 벙어리...AI 통번역 하니 자신감 생겨

서정득 씨의 적극 추천으로 실제 학생과 학부모가 통번역 앱을 사용한 사례가 눈길을 끈다. 이전부터 통번역 앱을 잘 사용해왔던 이용자들도 있었다.

이근영 학생은 2016년 8월에 출시된 파파고를 바로 9월 중국 여행에서 활용했다.

이근영 학생은 “엄마가 택시를 내릴 때 외국인과 중국 택시 기사의 의사소통 문제를 파파고의 도움으로 해결해주는 것을 보았다”며 “그래서 나도 써보고 싶다고 해 식당에서 주문할 때와 지하철 표를 끊을 때 사용했다”고 밝혔다.

영어학원에 다니면서도 부족한 영어 실력 때문에 원어민 영어 교사에게 가족 여행 때문에 결석한다는 사실을 알리지 못한 학생은 파파고를 사용해 속 시원히 사정을 털어놓았다고 한다.

강준서 학생은 “가족여행으로 태국에 간다고 말씀을 드려야 했는데 영어 실력이 좋지 않고 확신이 안돼서 파파고를 써서 원어민 영어선생님께 말씀드렸다”며 “나중에 번역기 개발을 해서편리하게 바꾸면 더 이상 영어공부는 안 해도 되겠다”고 말했다.

정관초 5학년 3반 학생들이 시베리아 횡단열차 티켓에 적힌 러시아어를 한국어로 번역하고 있다.

학부모의 경우 여행이나 출장 시 외국인과의 소통은 물론 과수원에서 일하는 베트남 인부와 소통하기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킹크랩을 판매하는 선주와 거래하기 위해 통번역 앱을 사용했다.

회사 봉사활동으로 체코를 방문한 학부모 차상현 씨는 음성인식으로 구글 번역기를 사용했다.

차상현 씨는 “체코어는 한 단어에 모음이 많아 발음하기 어려운데, 하고 싶은 말을 한국어 음성인식을 통해 체코어로 번역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의 사회는 언어가 장벽이 되지 않을 것 같고, 언어보다는 자기가 원하는 일에 전력투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교사 서정득 씨는 실생활에서 대화가 통하지 않는 영어 공교육의 현실에서 AI 통번역 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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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씨는 "영어 교육에만 10년 이상을 투자하면서 외국인을 만나면 웃고,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며 "최신 인공지능 신경망 통번역 앱을 사용하니 자신감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16년 알파고가 바둑을 두고 할 때만 해도 기계번역에 오류가 많았던 것 같은데 최근 품질이 굉장히 좋아진 것 같다"며 "긍정적인 사례가 많아 영어 교육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