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포·비보, 온라인 출사표…中 모바일 지도 바뀐다

온라인 강자 '샤오미-아너'와 정면 승부

홈&모바일입력 :2018/05/30 08:03

그동안 '온라인' 브랜드와 '오프라인' 브랜드로 양분됐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지형도가 올 봄을 기점으로 지각변동 수준의 변화를 맞는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혹은 역으로 '벽을 넘는' 스마트폰 기업들의 움직임이 중국 유통 지도를 새롭게 그리고 있다.

이번 주를 기점으로 오프라인 강자 오포(OPPO)와 비보(vivo)가 '온라인' 유통 전용 신제품을 출시한다. 지난 2~3년 간 주로 중소급 도시의 오프라인 유통 시장을 공략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선두로 올라선 오포와 비보가 온라인 시장에 본격 뛰어든 것이다.

■ 오포와 비보의 '온라인' 진격..."벽을 깨다"

중국 온라인 스마트폰 시장은 화웨이의 저가 브랜드 '아너'와 샤오미가 터줏대감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오포와 비보 두 브랜드가 오프라인 모델을 출시하고 매장을 늘리는 등 오프라인 유통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중국 톱4(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의 새로운 경쟁시대 도래가 불가피해졌다.

비보는 최근 온라인 유통 모델인 'Z시리즈' 첫 제품 '비보 Z1'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비보가 오프라인에서 주력하는 플래그십 기종 '비보 X21'의 단순화 버전이다. 바디 외장을 유리에서 자기로,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대신 LCD로 바꿨다. 노치 디스플레이와 후면 듀얼 카메라, 퀄컴 스냅드래곤660 AIE 프로세서, 인공지능 비서 조비(Jovi), 안면인식 기술 등 주요 기능은 X21의 특징을 그대로 이어 받았다.

대신 가격을 1798위안(약 30만2500원)으로 정해 X21 출고가 보다 1100위안(약 18만5100 원) 더 낮췄다. 온라인 유통 시장에서 유통 단가를 낮춰 가성비로 승부하던 샤오미와 아너에 대한 정면 승부다.

여기에 Z1이 상당한 가성비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으면서 이미 지각변동 신호가 감지된다. 이 제품은 오는 4일 정식으로 발매를 앞두고 있으며 29일 저녁 10시 기준 징둥에서 예약구매자가 이미 22.9만 명에 달했다.

오포는 인도 시장에서 아마존과 협력해 온라인 전용 브랜드 리얼미(Realme) 첫 제품 '리얼미 1'을 출시하면서 온라인 판매에 나섰다. 가격이 842위안(약 14만1700원)에 불과한 이 제품은 현지에서 파죽지세를 이어가는 샤오미의 저가 브랜드 '홍미' 시리즈를 저격했다.

더구나 오포는 이달 기존 중국 본토 시장 마케팅 책임자를 해외로 배치하고 샤오미 출신의 임원에 중국 시장 마케팅을 맡겼다. '인터넷 DNA'를 강화하겠다는 본심을 드러낸 인사조치다.

비보는 최근 온라인 유통 모델인 'Z시리즈' 첫 제품 '비보 Z1' (사진=비보)

■ 온라인 강자들의 오프라인 진출 '정면 승부'

비보와 오포의 이같은 전략 변화는 샤오미, 그리고 화웨이의 온라인 중저가 브랜드 아너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온라인 시장에서 유통 단가를 낮추고 덩치를 불려온 샤오미와 아너는 최근 1~2년 간 먼저 오프라인 시장에 침투해왔다.

메이주, 360, ZTE의 '누비아' 등 중국에서 온라인 브랜드로 평가되는 스마트폰 기세가 오포와 비보에 '유통의 허'를 찔려 급격히 꺾인 것도 결정적 배경이다. 온라인에 주력해 한때 큰 인기를 누리던 이들 브랜드는 최근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한자릿수 초반대 이하에 그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오프라인 유통 강화를 선언한 샤오미는 로드숍 등 유통 매장 확대뿐 아니라 지난 10일 오프라인 전략 제품 홍미 ‘미S2′를 정식으로 발표하고 17일 오전부터 판매에 돌입하면서 맞불을 놨다. 아너 스마트폰도 지난해 이후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판매가 본격화하고 있다.

샤오미의 오프라인 전략 제품 홍미 ‘미S2′ (사진=샤오미)

이같이 벽을 깨는 도전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로 선두 그룹의 신시장 개척이 절실한 현실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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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8천137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6.1% 위축됐다. 중국산 브랜드의 출하량도 7천586만대로 지난해 1분기 보다 27.9% 급감했다.

그간 유통 시장에서 취했던 '선택과 집중' 전략을 버리고 신유통 시대를 맞는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의 과감한 변신이 가져올 지형도 변화에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