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AI 플랫폼 '클로바' 1년 성과는?

API 공개로 협력사와 서비스 다각화

인터넷입력 :2018/05/11 18:34

네이버의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 출시 1년을 맞았다.

클로바가 출시된 지난해 5월은 국내 업체들이 앞 다퉈 AI 기술 연구에 뛰어들던 때였다.

해외에서는 구글의 ‘어시스턴트’와 아마존의 ‘알렉사’가, 국내에선 SK텔레콤의 ‘누구’, KT의 ‘기가지니’가 인공지능의 판을 열었다.

지난해 5월12일 네이버는 클로바를 탑재한 스마트 스피커를 선보였다. 인공지능에서의 음성 데이터를 확보하고자 스피커 형태로 출시한 것이다. 이로써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이나 PC 자판을 두드리는 수고스러움을 덜어내고 일상에 도움이 되는 기능들을 손쉽게 누릴 수 있게 됐다. 명령 한 번에 복합적인 결과를 내놓고, 간단한 대화를 통해 상품 결제까지 가능하다.

클로바 출시 1년, 우리 생활에 얼마나 깊이 들어왔는지 살펴봤다.

네이버 클로바

■단순 대화형 인터페이스에서 음성형 인공지능으로 ‘도약’

클로바의 전신은 지난 2016년 10월 네이버가 데뷰2016 행사에서 공개한 ‘아미카’다. 아미카는 AI 기반 음성대화 시스템이다.

당시 아미카 개발 성과로는 대화형 엔터페이스를 만들 수 있는 엔진과 개발 툴 등이 포함됐다. 아미카 단계에서는 음성인식, 모빌리티, 로봇 분야에 접목시킬 제반이 마련됐다. 실제로 네이버는 데뷰2016 행사에서 이미 삼성전자, SPC, 야놀자, 배달의민족 등과 제휴를 통해 사업화를 구상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 AI 스피커 '웨이브'.

그해 11월엔 네이버와 라인의 인공지능 연구소가 클로바 개발을 위해 인공지능 개발 TF인 ‘프로젝트 J'를 꾸렸다. 이해진 전 네이버 의장의 특별 지시에서였다. J는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인공지능 비서인 ’자비스(Jarvis)'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프로젝트 팀장은 라인 신화를 일으킨 신중호 라인 사업총괄(CGO)이 맡으면서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이듬해 3월 네이버는 MWC 2017에서 음성 기반의 인공지능 플랫폼인 클로바를 처음 공개하고, 5월12일 클로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클로바가 탑재된 인공지능 스피커 ‘웨이브’는 일본에서 첫 선을 보였으며 7월14일 한정 예약판매에 들어갔다. 국내에서는 10월16일 데뷰2017 행사에서 라인 캐릭터 ‘브라운’, ‘샐리’ 모양의 인공지능 스피커 ‘프렌즈’를 공개했다.

브라운의 코와 입이 있는 부분은 섬세하고 입체적인 디자인을 나타냄과 동시에 액션 버튼으로도 사용된다. 이 액션버튼을 이용하면 오디오 재생 및 일시 정지, 1초 이상 누르면 음성명령

■클로바,일상생활에 인공지능을 들이다

네이버는 클로바로 하여금 일상생활에서의 인공지능 구현하고자 했다. 지난해 3월 클로바를 처음 공개한 MWC 2017에서 이데자와 다케시 일본 라인 대표는 “클로바는 사람의 일상 생활에 깊이 파고들 것”이라며 “향후 3~5년 안에 모든 사람들이 클로바를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클로바를 출시하면서 인간이 오감을 느끼듯 여러 감각을 지각하는 인공지능 플랫폼을 표방한다고 밝혔다. 클로바는 ▲음성 인식 ▲이미지 및 얼굴 인식 ▲자연어 처리 ▲대화 매니저 ▲인공신경망 기계번역 ▲검색 및 추천 기능 등으로 인공지능을 실현한다.

이들 기능을 조합하면 색다른 인공지능 서비스들로 표출된다. 간단하게는 날씨나 교통정보, 증시와 같은 생활 정보에 대한 사용자의 질문을 인지(자연어 처리)하고 검색(검색 및 추천 기능)하여 답(대화 매니저)해준다.

네이버 AI 스피커 미니언즈 에디션.

최근엔 좀 더 복잡한 인공지능 서비스도 가능한 수준까지 왔다. 네이버는 이달 11일 클로바를 탑재한 스마트 스피커를 통한 ‘쇼핑 기능’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사용자가 어떤 상품을 구매하겠다고 말하면 명령을 인지(자연어 처리)하고, 스피커는 주문 내용과 결제 여부를 확인시켜준다. 이후 사용자가 “결제할게”라고 답하면 클로바는 알아서 네이버페이로 결제를 완료한다. 결제 결과는 SMS로 전송된다.

네이버 클로바 관계자는 “네이버는 지난해 3월 클로바를 공개한 이후, 클로바앱이나 클로바가 탑재한 스마트 스피커들을 연달아 출시하며 자사 콘텐츠 뿐 아니라 다양한 외부 파트너들의 콘텐츠가 클로바의 인공지능 기술로 이용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API 공개로 다양한 협력사들과 시너지 효과

클로바와 협력사들의 협업은 새로운 인공지능 서비스를 구현해 낸다. 네이버는 협력사들이 손쉽게 클로바를 활용할 수 있도록 ‘클로바 인터페이스 커넥트(Clova Interface Connect, CIC)’와 ‘클로바 익스텐션 키트(Clova Extension Kit, CEK)’를 공개했다.

CIC를 통해 제공하는 API, SDK, 개발 문서들을 활용하면 협력사는 자사 디바이스에 클로바를 연결할 수 있다. 쉽게 말해 협력사의 기기에 클로바를 심을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이다.

CEK는 협력사들이 클로바를 통해 회사의 앱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도구다. 협력사 측에서 자연어 처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더라도 짧은 시간 안에 클로바의 음성 기능을 통해 협력사의 서비스를 구현 가능하다.

실제로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대우건설, LG유플러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클로바로 스마트홈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다. 네이버와 협력사들이 CIC와 CEK를 적절히 활용해 스마트홈 기능을 구현한 것이다.

네이버는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홈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클로바에 퀄컴의 IoT 플랫폼 제품군인 스냅드래곤을 장착하기도 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왼쪽)와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푸르지오 입주자들은 클로바를 에어컨, 로봇청소기, 밥솥 등 개별 가전과 연결시킬 수 있다. 클로바를 중심으로 플러그, 멀티탭 등을 관리할 수 있어 냉난방 및 조명, 공기질 제어, 무인택배, 주차관리까지 가능하다.

현재까지 클로바의 CEK를 활용한 회사는 미래에셋대우, 배달의민족, LG전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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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향후에도 쇼핑, 예약과 같은 생활 밀착형 서비스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네이버 측은 “향후 클로바를 통해 쇼핑, 예약 등 다양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도 접할 수 있도록 클로바 서비스와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