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사업구조개편 6년...농가소득 증대 없이 빚만 12조원"

농가소득 2008년에 비해 고작 2.5% 증가

금융입력 :2018/04/24 17:49    수정: 2018/04/24 18:09

농협노조가 농협이 사업구조 개편에 따라 2012년부터 지주회사 방식으로 전환했으나, 농산물 판매사업 강화 및 농가소득 증대는 실현되지 못하고 차입금 증가만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실적 추정치와 실제 실적의 차이가 약 1조 6천억원에 달할 만큼 실적이 저조해 현재 12조 4천억원에 달하는 차입금이 발생했다는 것.

전금금융산업노동조합 및 금융노조 NH농협지부(이하 농협노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농축위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24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농협 사업구조개편 6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를 개최해 농협 사업구조개편에 대한 평가와 문제점을 진단하는 시간을 가졌다.

24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농협 사업구조개편 6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가 개최됐다.

인사말에서 설훈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일방적 추진으로 농협중앙회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으로 분리 및 사업구조개편 한 지 6년이 지났다"며 "정부는 당초 2017년 추진할 예정이던 농협 신경분리를 5년이나 앞당긴 2012년으로 무리하게 관철시켰다"고 말했다.

김현권 의원은 "실제로 신경분리가 되고 나서는 중앙 조직이 훨씬 비대해졌다"면서 "경제지주 말고 금융지주 산하 조직이 얼마나 늘어났으며 그로인해 고정비용이 얼마나 늘었고, 결과적으로 차입금이 엄청나게 늘어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제에서 장상환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이사장은 구조개편 후 매출액은 증가했으나 손익은 저조했다고 평가했다.

장 이사장은 “추정대비 수익성 악화에 따른 영업수익 미달, STX 등 조선해운업체의 거액의 대손비용 발생 등으로 인해 금융지주 실적이 부진했다”며 “추정대비 실적 부진으로 중앙회 차입금 증가세는 지속됐다”고 밝혔다.

농협중앙회 조사 결과 농협 사업구조개편 이행 당시 부풀려진 손익 추정치로 지난해 실제 실적과 추정치 차이가 1조 62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농협중앙회 손익 추정은 2조 1천446억원이었으나 실제 실적은 5천236억원에 불과해 그 차이가 1조 6천210억원이었다. 2016년에도 추정 실적은 1조 8천733억원이지만 실제 실적은 1천731억원이었다. 2012년도부터 지난해까지 6개년도 누적으로는 추정치 9조 5천865억원에 비해 실제 실적은 2조 742억원으로 간극은 7조 5천123억원이었다.

금융지주에서도 손익 추정치와 실적 간의 차이가 극명했다. 2016년도 추정 실적은 2조 2천220억원이지만 실제 실적은 3천210억원에 불과해 그 차이는 약 2조원에 달했다.

이같은 실적 악화는 농산물 판매사업 부문와 금융지주 자체의 적자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장 이사장은 "농협의 중요 계열사는 구매사업이나 유통사업에서는 이익을 낼 수 있었으나 판매사업에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며 "경제계열사는 경제지주자체 687억원의 적자, 농산물 판매사업 부문은 농협양곡, 농협홍삼, NH농협무역, 농협식품, 농협목우촌 등이 적자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계열사 금융지주 자체는 604억원의 적자를 냈고 전년에는 1천370억원의 적자를 냈다"고 덧붙였다.

차입금은 2012년 사업구조개편 이후 증가해, 12년 3월 당시 차입금은 9조 2천억원 수준이었으나 현재 3조 2천억원 증가한 12조 4천억원까지 불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차입금 구성은 구조개편시 법인별 필요자본 배분을 위한 명목으로 10조 2천억원, 구조개편 이후 운영자금 부족으로 2조 2천억원 등으로 이뤄졌다. 2022년 예상 차입금은 중기목표를 적용할 경우 13조 5천억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장 이사장의 설명이다.

이에 농협중앙회 측은 저금리 기조 및 경영여건 변화로 추정치보다 손익이 대폭 감소했다고 해명했다.

장철훈 농협중앙회 기획실장은 "당초 이익잉여금 적립(2조 5100억원) 및 농축협 출자(1조 3천900억원)를 통해 정부 이자보전 대상 농금채 4조원에 대한 상환여력을 확보할 계획이었다"며 "그러나 사업구조개편 이후 저금리 기조 등 경영여건의 변화, 정부지원 축소 등으로 손익이 대폭 감소해 중앙회 차입금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농협의 사업구조 개편은 농가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장 이사장은 “현재의 지주회사 방식의 사업구조 개편으로는 사업구조 개편의 근본 목적인 경제사업 활성화, 특히 판매사업 활성화를 통한 농가 소득 증대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농가소득은 3천719만원으로 2008년 3천52만원에 비해 2.5% 증가한 수준이었다.

우진하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NH농협지부 위원장은 “사업구조 개편전후 손익 현황을 봤을 때 개편 전 2006년도부터 2011년도까지 6개년 종합손익 평균은 7천305억원이었다”며 “반면 개편 후 6개년 종합손익은 3천457억원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