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픽코마'로 해외 공략…"日웹툰 1위 목표"

김재용 카카오재팬, 동영상 플랫폼도 출시

인터넷입력 :2018/04/17 22:22    수정: 2018/04/18 15:39

<도쿄(일본)=안희정 기자>"일본 웹툰앱 1위인 라인망가도 '기다리면 무료(기다무)'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 시장에서 기다무 모델을 인정한 게 아닌가 싶다. 올해 안에 일본 만화 앱 1위가 목표다.”

카카오 독자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기다리던 무료'가 일본 웹툰 시장에서 통하면서 카카오재팬의 웹툰 플랫폼 '픽코마'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는 17일 일본 도쿄 카카오재팬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무작정 콘텐츠 양을 늘리기보다는 좋은 작품을 독자들에게 경험하도록 하고 있다"며 "인공지능(AI)기술을 통해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다무 모델뿐만 아니라 일본 현지에 맞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로 일본 시장서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픽코마, 출시 1년 안 돼 흑자 낼 수 있는 사업구조 정비…"1위 위해 공격적 투자"

픽코마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8억2천400만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6%증가했으며, 월간 활성 이용자 수도 올해 3월말 기준 290만명을 기록했다. 하루 매일 120만명이 픽코마에 출석 도장을 찍는다. 특별한 마케팅 없이도 좋은 작품 섭외에 지속적으로 공을 들여 2016년 겨울엔 흑자낼 수 있는 사업구조로 정비했다.

김 대표는 "2016년 4월 20일에 픽코마 서비스를 시작했고, 3일 후면 2주년을 맞이한다"며 "일본에선 다소 생소하지만 기다무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서 라이트 독자를 끌어들이고 콘텐츠에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픽코마의 작품 수는 2천33개. 작품 수만 보면 크지 않은 규모다. 경쟁사라 할 수 있는 라인망가엔 만화책으로 따졌을 때 45만권이 들어가 있다.

김 대표는 "작품을 무조건 다 넣고 재고로 쌓아두기 보다는 개인화를 통해 전략적으로 노출해주고 있다"며 "한국 작품도 좋은 작품을 선별해 일본 독자들이 익숙해지게 한 후 점점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대표는 광고가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것을 픽코마의 장점 중 하나로 꼽았다. 광고가 포함돼 웹툰을 무료로 본다는 인식 보다, 콘텐츠 가치를 지불해야 한다는 문화가 빠르게 형성돼 플랫폼과 작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기다무 모델엔 독자들이 매일 작품을 경험하면서 만화에 빠지고, 가치를 알고, 구입하는 행동을 창출하는 과정이 포함돼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철학을 유지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표는 "픽코마 출시 초반에 마케팅을 거의 안 했지만, 1위를 위해선 공격적인 마케팅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픽코마TV'로 일본 동영상 시장 공략

카카오재팬은 올해 여름 '픽코마TV'라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오프라인 DVD 시장이 아직도 연 4조3천억원에 달할 정도로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이 도래하지 않은 일본서의 사업 기회를 엿봤기 때문이다. 특히 픽코마를 통해 파급력이 검증된 카카오만의 콘텐츠 감상법을 픽코마TV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아직 픽코마TV에 넣을 비즈니스 모델을 확정하진 않았지만, 일본 시장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동영상 영역에서도 독자들이 조금씩 보는 습관을 키우도록 하는 모델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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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코마TV의 첫 시작은 만화가 원작인 드라마나 애니메이션 중심이 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일본 방송국과 함께 협의 중이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며 "좀 더 현지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