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꺼졌다"...1Q 中 스마트폰시장 26%↓

'부익부 빈익빈' 심화..."패자 퇴출 국면 진입"

홈&모바일입력 :2018/04/17 08:43    수정: 2018/04/17 08:55

세계 모바일 기기 시장 성장을 드라이브하고 있는 중국의 엔진이 꺼졌다. 경쟁에서 밀려난 스마트폰 기업들은 '퇴출 기로'에 섰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산하 중국정보통신연구원이 발표한 '2018년 3월 중국 휴대전화 시장 운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3월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8천137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무려 26.1% 줄었다.

중국산 브랜드 출하량은 7천586만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27.9% 감소했다.

캐널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총 출하량은 4.59억 대로 2016년 보다 4% 떨어지면서 사상 처음으로 위축했다.

올 2분기 출하량 역시 지난해 대비 감소세를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연간 출하량은 더 큰 폭으로 위축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17년부터 2018년 3월까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 추이 (사진=중국 공업정보화부 중국정보통신연구원)

■시장 위축 속 "승자 독식...패자 퇴출"

휴대전화 시장 위축과 맞물려 중국에서는 경쟁에 뒤처진 일부 유명 브랜드도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화웨이와 오포(OPPO)를 비롯한 주요 스마트폰에 집중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월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 기준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애플이 1~5위를 차지했다. 다섯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77%에 이르러 2016년의 67% 대비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러쓰, 쿨패드, 지오니(Gionee), 메이주(Meizu) 등 한때 유명세를 날렸던 스마트폰 브랜드는 내리막을 걷고 있다. 인터넷 브랜드로 경쟁했던 러쓰의 빈자리는 샤오미가 채우고 있는 형세다. 지오니는 무모한 투자로 자금난에 빠져 대규모 감원도 했다. 메이주 역시 지난해 10% 가량 감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휴대전화 시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톱5 기업을 중심으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경쟁에서 밀려난 기업의 '퇴출' 역시 빠르다. 올해 점유율이 0%대로 떨어진 삼성전자도 여기에 포함됐다.

■소비자 수요 자극할 혁신 동인 적어

중국 언론은 중국 소비자의 '휴대전화 구매 욕구'가 자극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올해 중국 스마트폰이 일제히 신제품에 채용한 '노치형 스마트폰'의 매력이 적다는 점이다.

중국 언론 칸차이왕은 "휴대전화 기업의 '노치형' 디자인은 차별화 포인트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예쁘지 않은 노치형 디자인으로 교체하고 싶어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 들어 비보, 오포, 샤오미, 화웨이, 메이주 등 신제품이 모두 18:9 풀스크린 스마트폰을 채용하면서 아이폰X의 노치형 디자인을 모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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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오포의 신제품 'R15' 홍보 이미지. (사진=오포)

또 모바일 소프트웨어, 통신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 방면에서도 별달리 새로운 혁신이 없다는 점도 지적된다. 아이폰은 3G 네트워크 보급의 수혜를 입은 모델로 꼽히며,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4G 네트워크 보급의 덕을 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반면 5G 네트워크가 아직 출현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모바일 OS와 애플리케이션의 뚜렷한 변화가 관측되지 않으면서 교체수요 역시 잠자고 있다. 인공지능(AI)이 가져다주는 수요 진작 효과는 아직 미미한 상황이다. 최근 레노버 등을 통해 등장한 '블록체인' 키워드 역시 스마트폰 수요를 끌어올릴만한 엔진 역할을 하기엔 역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