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페이스타임 소송 또 패소…"배상금 5억弗"

텍사스법원 "2013년 이후 제품도 침해" 판결

홈&모바일입력 :2018/04/11 10:30    수정: 2018/04/11 11:23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애플이 또 다시 페이스타임 관련 특허 소송에서 패소해 5억 달러를 웃도는 거액의 배상금을 물게 됐다.

미국 텍사스 동부지역법원 배심원들은 10일(현지시간) 애플 페이스타임, 주문형 VPN 등이 버넷엑스의 특허권을 침해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취지의 평결을 했다고 블룸버그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번 소송에선 애플의 페이스타임, 주문형 VPN, 아이메시지 등이 대상이 됐다. 애플이 이 기능들을 구현하면서 도메인 네임 서비스(DNS)를 이용해 VPN을 구축하는 버넷엑스 특허권을 침해했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애플에 56억 달러를 웃도는 배상금을 안긴 버넷엑스의 특허 기술 중 하나. (사진=버넷엑스)

결국 법원이 이날 특허권 침해 사실을 인정하면서 애플은 거액의 배상금을 부과받게 됐다. 이날 배심원들이 애플에 부과한 배상금은 5억260만 달러였다.

이에 앞서 애플은 지난 해 10월에도 버넷엑스와 소송에서 패소해 4억3천970만 달러 배상금을 부과받았다.

지난 해 10월 소송은 2009년부터 2013년 사이에 출시된 iOS3부터 iOS6 버전 관련 배상금이었다. 반면 이날 소송은 2013년 출시된 iOS7과 iOS8 버전이 대상이었다.

결국 애플 입장에선 2009년 이후 출시된 iOS 제품들에 탑재된 페이스타임 등과 관련해 10억 달러에 이르는 거액의 배상금 부과판결을 받은 셈이다.

이날 5억260만 달러 배상 판결이 나온 직후 켄달 라르손 버넷엑스 최고경영자(CEO)는 “시중에 판매된 애플 기기 4억 대 이상과 관련된 배상금이며, 정당한 액수다”고 논평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 2010년 첫 시작…8년째 특허공방 중

이번 소송은 지난 2012년 11월 배심원 평결이 나온 소송의 파기 환송심이다. 당시 소송에서 버넷엑스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에 있는 주문형 가상사설망(VPN)과 페이스타임 기술이 자신들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배심원들 역시 버넷엑스 주장을 받아들여 애플에 3억6천820만 달러 배상 평결을 했다. 이 소송은 1년 8개월 뒤 열린 항소심에서 살짝 뒤집혔다.

특허 전문인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은 2014년 7월 1심 법원이 버넷엑스 주문형 VPN 특허를 일부 잘못 이해했다면서 파기 환송했다. 하지만 당시 항소법원은 버넷엑스 특허권은 유효한 것으로 판단했다.

파기 환송심에선 특허 침해한 애플의 배상금을 다시 산정하는 작업을 하게 됐다.

애플과 버넷엑스간 소송이 열린 텍사스 동부지역법원. (사진=텍사스법원)

배심원들은 이번 소송에서 2012년 3억6천820만 달러였던 배상금은 3억3천490만 달러로 소폭 경감했다. 이 금액은 2009년부터 2013년 사이에 출시된 iOS3에서 6버전이 깔린 제품과 관련된 배상금이다.

버넷엑스는 파기 환송심에선 소송 규모를 더 키웠다. 2013년부터 제품에 깔려 있는 주문형 VPN과 페이스타임 기능까지 문제 삼은 것이다.

이번에 쟁점이 된 버넷엑스 특허권은 도메인 네임 서비스(DNS)를 이용해 VPN을 구축하는 방식과 관련된 것이다.

이를 통해 웹 사이트 이용자들이 고객들과 안전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애플이 주문형 VPN과 페이스타임 기능을 구현하면서 자신들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는 것이 버넷엑스 주장이다.

■ 해당 특허 무효 가능성도…현재 항소법원서 공방

이 중 핵심 쟁점은 135 특허권이었다. 이 특허권은 특정 컴퓨터의 IP 주소를 활용해 다른 컴퓨터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주문형 VPN 기능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버넷엑스의 151 특허권도 중요한 무기로 작용했다.

이 특허는 iOS 기기에 깔려 있는 사파리 브라우저를 통해 특정 도메인에 접속할 때 ‘안전한 보안 채널’을 만들 수 있는 기능을 포괄하는 것으로 판결됐다.

애플은 주문형 VPN 공방에선 접속 방법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버넷엑스 특허권은 VPN 접속 때 안전한 망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인 반면 자신들의 주문형 VPN 서비스는 안전 여부와 상관 없이 연결해주는 쪽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다른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씨넷)

애플의 페이스타임 기능은 버넷엑스의 504, 211 두 특허권과 맞부딪혔다. 이 공방에서 애플은 페이스타임이 직접 통신망을 구축하는 대신 네트워크 주소전송(NAT) 라우터를 사용하는 부분을 강조했다.

관련기사

하지만 버넷엑스의 이번 승리는 오래 지속되지 못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미국 특허청이 해당 특허에 대해 무효 판결을 했기 때문이다.

현재 워싱턴D.C에 있는 특허전문법원은 연방순회항소법원에선 이 특허권의 유효성 여부를 다투는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이 재판에서 무효 판결이 나올 경우 이번 재판 자체가 원인 무효가 될 가능성도 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