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택시 부분유료화, 득일까 독일까?

[백기자의 e知톡] “가격 인상”vs“교통난 해소”

인터넷입력 :2018/04/09 16:48    수정: 2018/04/09 17:52

택시를 ‘잡는’ 것에서 ‘부르는’ 것으로 변화시킨 카카오택시가 부분 유료화를 추진하려 하자 정부와 택시단체들이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사실상 택시비 인상 결과를 가져와 승객에 비용 부담을 더한다는 비판과, 출퇴근 시간 택시 수급 불균형 문제가 해소될 수 있는 방안이란 입장이 맞서는 상황입니다.

여러분은 카카오택시 부분유료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려대로 택시비 인상 결과만 초래할까요? 아니면 카카오의 계산대로 수급 불균형에 따른 교통난 해소에 큰 도움을 줄까요.

■ “카카오만 배불리는 정책...택시비 인상 우려”

카카오택시 부분유료화에 정부와 택시단체들은 택시비 인상과, 기존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는 시각입니다. 특히 택시단체들은 카카오만 배불리는 정책이라며 반대 입장입니다.

카카오택시를 무료로 이용하던 적지 않은 고객들은 빠른 호출이나 즉시 배차할 때 추가 요금을 내는 부분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존처럼 무료 호출이 되더라도 배차가 예전만 못하지 않겠냐는 생각입니다.

국토부는 지난 6일 당초 3천원 이상으로 알려졌던 카카오택시 즉시 호출 서비스를 사실상 불허했습니다. 현행 법률로 규정된 1천원(서울시 새벽 12시~4시 2천원) 기준을 준수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플랫폼 이용료라 하더라도 택시요금의 한 부분으로 인식되고, 기존 택시의 콜비와 유사하기 때문에 현행 법률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같은 날 택시단체는 카카오 택시가 최소한의 여론수렴도 없이, 기업의 이윤추구를 위해 일방적으로 유료 호출 서비스 수수료를 부과하려 한다며 목소리를 더욱 높였습니다. 택시요금을 카카오가 주도하게 됨으로써 여객운송 질서가 심각하게 교란될 것이 명백하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또 택시요금이 인상됐다는 부정적인 인식으로 일반 승객들이 택시를 외면하고 다른 대체 교통수단을 찾게 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내놨습니다. 나아가 시장 안정화 단계가 되면 중개수수료를 급격히 인상할 것이란 앞선 우려도 보였습니다.

■ “택시 수급 불균형 해소...포인트 제도로 부작용 최소화”

카카오 측은 택시 기사들이 유료 호출만 받지 않도록 포인트 제도를 적절히 운영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불편과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입니다.

가령 무료 호출을 적정선 기준으로 받지 않는 기사들에게 유료 호출 기회를 제한하거나, 무료 호출에 더 많은 포인트를 제공함으로써 유료 호출 쏠림 현상을 방지하는 정책이 가능해 보입니다.

계산대로라면 기존대로 무료 호출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지 않으면서도, 급하게 호출이 필요한 고객들이 보다 빠르고 쉽게 택시를 호출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카카오에 따르면 택시 기사들은 기존 운임비 수익 외에, 포인트 제도를 활용한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더 큰 추가 수익을 바라는 개인택시들이 운행시간을 늘리면, 택시가 부족한 출퇴근 시간이나 대중교통이 끊긴 심야 시간에 택시 공급이 늘어 결국 승객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 카카오의 논리입니다.

택시 단체들이 특히 더 반대하는 카풀 서비스의 경우 카카오는 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일시에 승객들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에만 활용한다는 구상입니다. 어차피 택시가 커버하지 못하는 출퇴근 시간대 교통난 문제를 카풀로 풀겠다는 것으로, 기존 택시 산업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는 것이 카카오의 주장입니다.

■ “돈색 드러냈다” vs “시장평가로 보여주겠다”

카카오택시 부분유료화에 일부 이용자들은 카카오가 ‘돈색’을 드러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택시 단체는 택시 요금 정책의 주도권을 플랫폼 사업자에게 내주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엿보입니다. 국토부 등 정부는 여론과 전통 산업의 눈치를 살핀 뒤, 결국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모양새입니다.

일부 비용 조정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카카오는 카카오택시 부분유료화를 기존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시작도 해보기 전에, 교통난 해소의 효과를 입증해 보이기도 전에 중단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상태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출시 3년째를 맞은 카카오택시 누적 이용 건수는 4억 건을 넘어섰습니다. 전국 택시기사의 96% 이상인 24만 명이 가입해 있습니다. 서울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카카오택시로 택시 기사의 수익은 20% 이상 증가해 연간 1조1천억원의 가치를 창출했습니다. 공차 시간도 17% 감소해 연간 1천350억원 규모의 사회적 비용이 감소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카카오택시는 카카오가 3년 간 쌓아온 ‘공든 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못지않게 대중적인 서비스로 성공시킨 대표 서비스가 바로 카카오택시입니다.

혹여 카카오가 유료화 결정의 목적이 이윤추구에만 있다면, 또 그 동안 성장을 뒷받침한 사용자와 택시 기사들의 편익을 무시한 결정이라면 시장의 평가는 뻔합니다. 무리한 유료화 시행으로 순식간에 사라져간 거대 인터넷 서비스처럼 카카오택시도 한방에 ‘훅’ 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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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카카오는 시작부터 가로 막는 규제보다 무서운 시장의 평가를 받고 당당히 합격점을 받겠다는 입장입니다.

우려되니 막자는 택시 단체의 의견과, 시장에서 평가 받겠다는 카카오의 주장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