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없는 사회' 시범사업 실효성 떨어져

1년 지났지만 인지도 낮고 쓰는 사람도 적어

금융입력 :2018/04/06 13:49    수정: 2018/04/06 13:51

한국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동전없는 사회' 시범사업이 1년을 맞았지만 실효성이 떨어져 사업 지속 여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사업은 동전 거스름돈을 포인트로 적립해 나중에 묶어 쓸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갈수록 동전 쓰임새가 줄어들지만 그 제작 비용은 적지 않아 사회적 낭비를 줄이고 결제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진행되고 있다.

시범사업은 지난해 4월 20일부터 시작했다.

한국은행은 이와 관련 최근 '2017년 연차보고서'에서 추가 시범 사업자가 늘어나고, 동전 발행량이 감소해 사업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은의 설명과 달리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시범사업을 시작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이를 아는 소비자가 거의 없을 뿐더러 현금 결제 비중이 갈수록 줄어들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이 서비스는 전국 3만6천520개의 편의점과 마트 등에서 제공된다. 작년 6월 5개 유통업체(롯데마트 및 백화점과 슈퍼마켓·세븐일레븐·이마트·이마트24·CU)및 7개 선불전자금융업자(롯데멤버스·네이버·이비카드·신세계 I&C·한국스마트카드·하나카드·신한카드)로 시작한 사업은 작년 9월 6개 유통업체(기존 업체에 GS25 추가) 및 10개 선불전자금융업자(기존 업체에 하이플러스카드·한페이시스·DGB유페이)에서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를 이용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작년말 기준으로 일 평균 건수는 3만3천870건이다. 사업자가 확대된 4분기 동전 적립 서비스 일평균 발생 건수는 3만2천962건이다. 일평균 적립 금액은 608만8천원이다.

동전 적립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게 수와 4분기 일평균 발생 건수를 고려하면, 전국의 모든 매장에서 하루에 단 한 번 정도 이 서비스를 찾는 셈이다.

한은과 편의점주가 동전 적립 서비스를 홍보하고 있다곤 하지만, 아는 사람은 드물다.

또 방문한 매장에 따라 적립해주는 포인트가 제각각이라 실효성이 떨어진다. 롯데마트(백화점·수퍼마켓 포함)에서는 엘포인트(L.POINT)로만 적립이 된다. 티머니로의 적립은 불가해 장소에 맞게 적립할 수 있는 포인트를 고객이 자체적으로 미리 마련해야 한다.

다만 편의점은 적립할 수 있는 포인트가 두 세가지는 된다. 세븐일레븐(네이버페이포인트·캐시비·엘포인트), CU(티머니·하나머니·신한판(FAN)머니), GS25(캐시비·티머니·하이패스·한페이·DGB유페이) 등이다. 그런데 이들 포인트를 적립하더라도 돈처럼 쓸 수 있는 경우는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은이 동전없는 사회를 시작하면서 내놓은 타깃 계층과 동전 적립을 활발히 이용하는 타깃 계층이 불일치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은은 당시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청소년과 노인 및 경제 취약 계층이 소액 거래 위주의 마트·편의점에서 동전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며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일부 청소년 외에 노인들이 동전 적립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은 극히 미미하다.

한은은 좁은 영역에서 진행되는 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해 달라고 설명했다.

한은 금융결제국 전자금융부 전자금융기획팀 관계자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로 소액 결제가 가능해 현금을 사용하는 경우가 줄고 있다"며 "현금을 쓰는 소수의 사람들에 대한 시장이기 때문에 영역이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통업체 별로 포인트를 준비해야 하는 호환성 문제에 대해선 시범사업이라는 점과 큰 돈을 들일 수 없다는 점을 이해시키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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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호환이 되려면 네트워크를 새로 구축해야 하는데 돈이 크게 든다"며 "시범사업이기 때문에 가격 대비 효과가 입증돼야 하는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동전없는 사회 시범사업자를 상시로 모집 중이다. 오는 2020년까지는 동전 적립 서비스의 효과를 보고 업종 확대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