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AWS보다 100만배 비싸...확장성 시급"

비탈릭 부테린, 분산경제포럼서 효율성 향상 강조

컴퓨팅입력 :2018/04/05 15:58    수정: 2019/03/25 09:07

"블록체인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비교하면 컴퓨팅 효율성이 100만 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블록체인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려면 확장성 문제가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지난 4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개최된 제1회 분산경제포럼에 마지막 기조연설자로 무대에 올라 이같이 말했다.

이날 부테린은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목적이 '효율성'에 있지는 않지만, 효율성을 높이지 않으면 기술이 확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먼저 AWS와 비교해 현재 블록체인의 효율성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설명했다. 부테린은 "아마존 EC2(가상 서버 서비스)의 미디엄 사이즈 가격은 시간 당 0.04 달러다. 이더리움의 오버헤드(같은 일을 처리는 데 드는 비용)는 그 100만 배 수준이다"고 말했다.

같은 작업을 처리하는데 블록체인이 훨씬 많은 비용이 드는 이유는, 확장성 한계 때문이다.

블록체인은 불특정 다수가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노드(컴퓨터)로 참여해 운영되고 있는데, 네트워크 상에서 발생한 모든 거래 데이터를 모든 노드가 기록해야하는 구조다. 따라서 아무리 많은 컴퓨터가 연결돼도 컴퓨팅 성능이 단일 노드에 묶여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제한 때문에 처리해야하는 작업이 늘어나면, 네트워크에 병목이 생기고, 더 많은 수수료를 내는 작업부터 수행하게 돼 네트워크 사용 비용이 올라가게 된다.

비탈릭 부테린이 4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분산경제포럼 마지막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효율성 떨어지지만 블록체인 써야하는 이유...'독점에 저항'

그렇다면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이유는 뭘까. 효율성은 떨어지지만, 기존 컴퓨팅 방식으로 구현할 수 없었던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게 부테린의 답이다.

그가 강조한 가장 중요한 강점은 '검열 저항성'이다. 부테린은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검열에 대한 거부이고 저항이다. 제3자의 개입을 원치 않는다는 얘기다. 정부는 물론 은행, 결제처리 업체, 인터넷 사업자가 개입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제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려고 할 때도 은행이나 결제시스템에서 거절한다면 그것 또한 검열이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에 목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부테린.

부테린은 또 "블록체인은 사기 행위에 대한 저항이 있다. 네트워크에서 누구나 활동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투명성이 있고, 컴퓨터 장애로 서비스가 오프라인 상태가 되지 않기 때문에 견고성을 갖추고 있다"고 강점을 설명했다.

상호작용성도 블록체인으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혜택이다. 부테린은 "블록체인은 '퍼미션리스(허가가 필요없는) 상호운영성이 보장된다"며 "하나의 블록체인에서 다른 것으로 연결하는 크로스 블록체인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페이스북이 API 제공을 중지하면 그 API를 사용한 서비스는 하루 아침에 없어진다"며 "퍼미션리스 상호운영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테린은 이런 특징을 종합해 보면 "모든 특성들이 독점에 대해 저항하는 공통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셜미디어가 독점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문제가 지금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며 "사람들이 '독점에 대한 저항'을 점점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확장성 해결 시급...샤당-플라즈마 등이 대안으로

블록체인이 주는 혜택이 많다고 해도, 사용하는 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성능에 제한이 있다면 확산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부테린은 이날 "지금 상태라면 기존 컴퓨팅과 블록체인의 효율성 차이는 1억 배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비용이 (일반 컴퓨팅 방식보다) 너무 비싸서 유일하게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경우는 '암호화폐 투기' 밖에 없을 것이다"고도 말했다.

부테린은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비용이 더 저렴해져야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확장성 문제가 지금 현재 가장 중요한 주제"라고 힘줘 말했다.

플라즈마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부테린.

그는 샤딩, 플라즈마(플라즈마 캐시), 스테이트 채널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이더리움의 실행효율이 기존 컴퓨팅 방식의 100만 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면, 이런 새로운 접근 방식은 그 격차를 1천 분의 1 정도로 줄였다는 설명이다.

부테린은 단일 솔루션으로 확장성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 각 솔루션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와 방식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요구 사항에 따라 여러 해결책들을 조합해 사용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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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테린은 "블록체인 앱을 디자인하려고 할 때 일단 원하는 핵심 속성이 먼지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온라인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지,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게 중요한지, 프라이버시를 강화하고 싶은지도 고려해봐야 한다. 그에 따라 기술을 선택할 수 있고 이런 기술을 선택할 때 트레이드오프(상충관계에 있는)는 무엇인지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