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서 좋은 인재 어떻게 찾을까?

"평소 사람 많이 만나...소셜파티 열기도"

인터넷입력 :2018/04/03 15:39    수정: 2018/04/03 15:40

국내 스타트업들은 인건비와 임대료가 한국보다 훨씬 비싼 실리콘밸리에서 어떻게 인재를 찾고 채용할까.

실리콘밸리 진출 경험이 있는 국내 스타트업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각사의 인재 채용 노하우와 사업 방식을 공유해 눈길을 끌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네이버는 3일 성남시 정자동 네이버 그랜팩토리에서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실리콘밸리에서 창업을 한다는 것’이란 주제로 진행된 패널토크에는 ▲실리콘밸리에서 숙취 음료로 성공한 ‘82랩스’의 이시선 대표 ▲채용자의 면접 일정을 효율적으로 잡도록 도와주는 서비스 ‘굿타임’의 재스퍼 손 대표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재활 기기 제조사 ‘네오펙트’의 반호영 대표가 참여했다.

패널토크에 참여한 스타트업 대표들은 스타트업이 사람을 한 번 잘못 뽑으면 망하기 쉽다는 말에 동의했다.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사람의 월급은 한국에서의 3~4배에 달하며 사무실 임대료는 미국 전역에서 가장 비싼 편에 속한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대표들이 직원 한 명을 뽑는데 더욱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왼쪽부터 네오펙트 반호영 대표, 82랩스의 이시선 대표, 굿타임의 재스퍼 손 대표, 빅베이신캐피탈 윤필구 대표.

■ "평소에 사람 많이 만나야...좋은 사람 한 명이 낫다"

각 대표들은 인재를 영입하는데 회사 업종이나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재스퍼 손 대표는 채용할 때 돼서 부랴부랴 사람을 만나지 말고, 평소에 사람을 많이 만나라고 조언했다. 그는 회사가 위치한 샌프란시스코에서 한 달에 한 번 ‘소주 소셜 파티’를 연다. 이곳에서 많은 인재를 접할 수 있다고.

손 대표는 “사람을 점으로 보지 말고 선으로 보라”며 “2~3명의 직원을 더 데리고 올 수 있는 직원을 뽑으면 지인 네트워크 효과로 회사가 빨리 커진다”고 말했다.

이시선 대표는 인재를 고용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좋은 사람 한 명 데리고 오면 일 못하는 사람 여러 명보다 훨씬 좋다”며 “파트타임으로 한 달간 일해본 뒤 회사와 맞으면 계속 일한다”고 말했다.

■ 고객 만나는 방법도 제각각...쿠키로 친분 쌓기도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고객을 만나는 방법도 다양하다.

82랩스는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B2C 기업, 굿타임은 에어비앤비, 스냅챗 같은 기업으로부터 사랑받는 B2B 기업, 네오펙트는 병원과 환자 개개인 모두를 상대로 헬스케어 기기를 판매하는 B2C, B2B 혼합 기업이다.

재스퍼 손 대표는 굿타임의 서비스를 에어비앤비에 가장 먼저 팔았다. 서비스가 팔릴 때까지 매일 회사에 찾아갔고, 담당자가 미팅을 잡아주지 않으면 쿠키라도 들고가 지나가다 건네주며 친분을 쌓았다. 결국 굿타임의 서비스를 사준 사람과 친구가 됐다.

네오펙트는 제품력으로 B2B와 B2C에 승부수를 두는 전략을 쓴다. 재활 기기는 환자가 병원에 재구매를 요청할 정도로 상품 만족도가 높다. 환자의 강력한 요청으로 병원이 네오펙트 기기를 구매할 수밖에 없도록 한다. 그 결과 RIC, 스탠퍼드 헬스케어 등 미국 내 유명병원에서 네오펙트의 기기를 사용한다.

B2C도 놓치지 않는다. 반호영 대표는 “저희 제품을 쓰고 있는 병원 치료사가 자기 환자들한테 추천하는 케이스와 구글에서 서치, 배너 광고를 통해 유입된 소비자를 대상으로 기기를 판매한다”며 “7일간의 체험 기간을 두는데, 결국 대부분의 고객은 결제를 한다”고 말했다.

이시선 대표는 테슬라, 페이스북 등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숫자 데이터를 갖고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는데 능숙하다. 숙취해소 샘플을 실제 상품으로 개발시키기까지는 수천 명의 잠재적 소비자로부터 피드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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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대표는 음료를 재구매하는 소비자의 데이터를 중요시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한 번 제품을 사고 다시 사는 그 대목을 파악한다”며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데이터를 얻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