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머신비전 방향을 보려면 라온피플을 봐야”

비전에 첫 인공지능 결합해 시선...매년 60%씩 매출 성장

인터뷰입력 :2018/03/29 14:26    수정: 2018/03/30 09:01

"누군가 한국의 머신비전을 묻거든 고개를 들어 라온피플을 보게 하자"

이석중 라온피플 대표는 회사 비전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국내 모 대학의 슬로건을 연상케 했다. 아니나 다를까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인 이 대표는 “사실 학교 슬로건을 조금 이용했다”며 웃어 보였다. 인터뷰 내내 이 대표의 자신감은 곳곳에서 드러났다.

라온피플은 2010년에 창립했다. 딥러닝 비전 검사와 3D 카메라와 스캐너, 스마트 카메라, 바코드 리더기, 비전 검사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한 솔루션 회사다. 라온피플은 인공지능 비전 솔루션을 선보이기 위해 28일부터 30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오토메이션 월드2018’에 참가했다.

라온피플 이석중 대표.

행사장 안 라온피플 부스는 유독 사람들이 끊이질 않았다. 이 대표는 “작년에도 사람들이 많았는데 올해는 더 많은 것 같다”며 “AI를 적용한 머신비전에 다들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전 직장은 반도체 회사다. 여기서 연구개발총괄 부사장을 맡았다. 하지만 이 회사가 인수되면서 이 대표는 새로운 길을 택해야 했다.

“영상 관련 노하우를 갖고 있었지만 영상 압축 복원 기술이나 화질 개선 기술로 사업을 하기에는 이미 그 기술이 어느 정도 완성된 상태였습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기술을 생각하다 영상을 보고 판독하는 비전 알고리즘을 테마로 잡아 라온피플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국내 처음으로 비전에 인공지능 접목...'NAVI AI'로 세몰이

'NAVI(New Architecture for Vision Inspection) AI'는 라온피플이 작년 3월에 처음으로 출시한 제품이다. 이 대표는 "비전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한 것"이라며 "비전에 AI를 적용한 건 국내에서는 라온피플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NAVI AI'는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영상으로 상품의 불량을 검사하는 소프트웨어다.

AI기술이 나오기 이전 비전 검사는 룰(Rule,규칙) 기반으로 이뤄졌다. 룰 기반 검사는 양품과 불량품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거나, 룰로 양품과 불량품을 정의할 수 있어야 성립됐다. 하지만 제품에 미세하게 생긴 금이나 사전에 정의할 수 없는 스크래치, 얼룩 등은 룰 기반 검사로 자동화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사람을 써야 했다.

이 대표는 “AI 기술을 적용하면서 비정형 불량이 생기더라도 추론능력을 통해 비전 검사가 가능해졌다”며 “이로 인해 기존 룰 베이스에서는 전문 비전 엔지니어가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몇 달씩 걸렸지만, 이젠 컴퓨터를 통해 비전문가도 짧으면 반 나절만에 비전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고 NAVI AI를 소개했다.

회사 데이터를 외부로 내보내지 않아도 되는 점도 장점이다. 이 대표는 “예전에는 회사가 비전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만들지 못하면 SI 업체에 데이터를 넘겨주고 비전 프로그램을 짜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비전문가도 AI 비전 툴로 비전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해 상품이 불량인지 양품인지 판단할 수 있어 회사 중요 데이터가 외부로 나갈 필요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오토메이션 월드 2018'에 참가한 라온피플

NAVI 발음이 한국어로 ‘나비’인 건 의도한 것인지 물었다. “나비는 애벌레에서 변신한 거잖아요. 저희도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NAVI가 나오게 된 거라서 나비의 좋은 이미지를 생각해 맞췄어요. 이제는 시간이 많이 지나서 NAVI를 먼저 생각한 건지, 나비를 먼저 생각한 건지 모르겠어요. 이름 좋지 않나요?"

■블로그 개설해 한 달에 6만 뷰나 되는 인기....'머신 비전 포털 되고 싶어요"

이 대표는 딥러닝 방식의 AI를 만드는 게 처음부터 쉽진 않았다고 말했다. “처음 공부부터 시작해서 3년 정도 걸렸어요.” 이 대표는 AI를 공부하면서 2015년 8월부터 블로그에 글도 쭉 써왔다. ☞라온피플 블로그

“AI를 처음 공부할 때 수식부터 나오니까 너무 까다롭고 어렵더라고요. 저는 비록 어렵게 공부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저처럼 어렵게 공부할 필요 없잖아요. 그래서 학생이나 기업에 있는 사람들 쉽게 공부할 수 있도록 오픈해서 올려놨어요.”

회사 이름으로 만든 이 블로그는 상당히 인기 있어 한 달에 6만 뷰가 나온다고 이 대표는 밝혔다. 현재 블로그에는 600여 개의 콘텐츠가 올라와 있으며, AI 관련한 포스팅은 이 대표가 직접 일주일에 한 개씩 써 올렸다.

이 대표는 자신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자신들이 공부한 걸 블로그에 많이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쪽에서 일하다 온 현재 3D 카메라 팀장이 '라운돌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머신비전 초보 입문자가 느끼는 시각으로 쓴 글도 꽤 인기가 있다고 소개했다.

블로그를 운영하게 되니 생각지 못한 장점도 생겼다. 회사에 들어오는 지원자들의 스펙이 올라갔다. 블로그를 보고 미리 공부했기 때문이다. 회사 이미지도 좋아졌다. 처음 본 고객들이 회사 블로그를 통해 공부하면서 회사를 친밀하게 여기게 됐다.

“지식을 공유한다는 차원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건 좋다고 생각해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죠. ‘나 이런 거 공유해도 충분히 리딩(leading)할 수 있다’는 자신감, 이 자심감이 없으면 공개성이 큰 블로그를 운영할 수 없겠죠. 바람이 있다면 머신 비전 쪽의 포털이 되고 싶어요.”

라온피플 부스

최근 5년간 연 평균 60% 이상 성장...매출 50% 이상이 아시아에서

회사 이름 라온피플의 ‘라온’은 행복, 즐거운 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이 대표는 경영철학을 묻자 “회사 이름처럼 일하는 사람이 행복해야 하고, 기술로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회사에 가기 싫으면 안 되잖아요. 저도 사장이 아니었던 때가 있으니까 그런 생각을 해 회사명을 지었어요. 직원들이 매일 ‘라온’한 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럴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라온피플은 최근 5년간 평균 성장률이 60% 이상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매출의 50% 이상은 주로 대만 홍콩, 중국 등 아시아에서 나온다. 이 대표는 올해는 최소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스닥 상장도 올해 말이나 늦어도 내년 7월 전까지는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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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비전 시장은 불황일 때도 성장한다고 말했다. 경기 호황 때는 설비투자를 늘려야 하고, 불황일 때는 비용 절감을 위해 자동화를 늘려 비전 시장이 성장한다는 얘기다. 앞으로는 AI 쪽의 비전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라온피플은 앞으로 새로운 고객을 만났을 때 시장 진입 시간을 줄이고 이용자들이 사용하기 쉽도록 NAVI AI 범용 패키지 등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비전 AI는 산업용, 의료용, 교육, 게임 등 다양하게 접목할 수 있다”며 “앞으로 비전 AI를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