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시적 독서가' 김봉진이 쓴 책...‘책 잘 읽는 방법’

인터넷입력 :2018/03/19 15:53    수정: 2018/03/19 15:56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책 잘 읽는 방법’이란 책을 썼다.

배달의민족이 모바일 전단지 그 이상의 감성과 서비스로 성공을 거뒀듯, 책 잘 읽는 방법(폼나게 재미나게 티나게 읽기, 북스톤) 역시 단순히 책 잘 읽는 ‘기술’만을 기록한 책은 아니다.

김 대표는 책과 독서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솔직한 화법과 꼼꼼한 경험담으로 깨부순다.

“책은 지식과 마음의 양식을 쌓는다”라는 고리 타분한 말 대신, “폼 나니까”, “싸니까”, “잠이 잘 오니까”와 같은 독서의 매력 포인트를 짚어낸다.

'책 잘 읽는 방법'(북스톤, 1만3천원)

그는 자신을 가리켜 ‘과시적 독서가’라고 정의한 뒤,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티내며 책 읽는 본인의 습관을 소개한다.(실제로 그는 페이스북에 관심 있게 읽은 도서와 인상적인 문구를 열심히 게시한다)

스타트업 창업자로서 부족했던 지적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책을 읽게 됐다는 얘기도 서슴없이 내 뱉는다.

■ “책 부담 버려야...‘지식 거름망’ 언젠가 도움”

'책 잘 읽는 방법' 본문 캡처.

책을 집중적으로 읽게 된 배경, 책을 읽으면 좋은 이유를 열거한 김봉진 대표는 이어 책에 대한 부담을 버리라고 조언한다. 완독하지 않아도 되며, 책을 소중히 다루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순서대로 읽을 필요도 없고, 책 내용을 꼭 다 기억할 필요도 없다고 평소 책에 대해 가졌던 마음의 짐을 탈탈 털어내도록 도와준다.

또 책은 많이 사서 가까이 두면 둘수록 좋다는 말도 한다. 한 권에 보통 1만원~2만원 사이 하는 책이 그 어떤 문화생활보다 저렴하면서도 오랜 시간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책의 매력으로 소개한다.

책에 대한 마음의 벽을 허물고 독서에 대한 습관을 어느 정도 들이고 나면 어렵고 두꺼운 책에 도전하고, 고전에 도전해 보라고 권한다. 잘 읽히지 않고, 어려워도 자꾸 읽다 보면 ‘지식의 거름망’이 촘촘해져 언젠가는 도움이 된다는 말로 독서가 갖고 있는 잠재력도 어필한다.

김봉진 대표 SNS 게시물.

그리고 자신처럼 소셜미디어에 책 자랑도 하고, 구성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함께 책 읽기에 동참할 수 있는 비법도 공개한다. 무엇보다 동영상에 익숙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책 읽는 습관을 들일 수 있는 소소한 방법도 알려준다.

책 잘 읽는 방법의 ‘백미’는 부록이지만 부록 이상의 가치를 지닌 ‘김봉진의 도끼 같은 책’ 31권이다.

김봉진 대표가 인상적으로 읽은 책 31권에 대한 간략한 내용과 “읽기 쉬워요. 책이 작고 두껍지 않아요”와 같은 포인트가 적혀 있다.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 망설여질 때 참고하면 좋은 일종의 백과사전 같다.

■ “생각의 근육 키워 강인한 겸손함 배워야”

'책 잘 읽는 방법' 본문 캡처.

김봉진 대표는 국내 인터넷 업계에서 나름의 성공과 인정을 받는 기업인으로 손꼽힌다. 여느 기업 임원들처럼 목에 힘줄만도 하지만, 밝고 겸손한 자세가 그의 특징이다.

책 말미에 그는 “(독서로) 생각의 근육을 키워 강인한 겸손함을 배워나가길 바란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진정 자기다운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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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누군가의 생각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거나 타인이 제시해주는 생각대로 살게 되는 약한 자의 비굴한 삶을 살지 말라”면서 독서야말로 나를 나로서 살게 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그러고 보면 김봉진 대표가 지은 책 잘 읽는 방법은 책을 잘 읽는 기술서가 아닌, 인생을 잘 살기 위한 철학서에 가까워 보인다. 척박한 창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바람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김봉진’으로 잘 살게 된 비법을 적은 자서전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