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1개 로보어드바이저 갖는 시대 온다"

젠포트 출시한 뉴지스탁 문경록 대표 인터뷰

금융입력 :2018/03/14 15:58

은행과 증권사가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을 접목한 '로보어드바이저'를 내놓고 고객 유치에 총력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입소문'만으로도 고객이 찾는 스타트업이 있다. 주식 및 투자상품의 정보를 제공하는 '뉴지스탁'이 그 주인공으로 최근 '젠포트'라는 로보어드바이저에 주력 중이다. 최근 서울 여의도 뉴지스탁 사무실에서 문경록 대표를 만나 젠포트와 국내 증권사의 현실 등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주]

뉴지스탁이 공개한 젠포트는 개인이 설정한 범위에 맞는 투자상품을 추천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다. 매수와 매도의 범위·주식 테마·종목의 포지션 등을 입력하면 이에 맞는 투자하면 수익률이 잘 나올만한 주식을 담은 모델포트폴리오를 제시해주는 개념이다. 기존 금융권과 다른 점은 로보어드바이저가 투자자를 분석하고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알고리즘'을 개인에게 맞춰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뉴지스탁이 제공하는 기본 알고리즘에 매수와 매도 포인트, 종목 테마, 펀더멘털에 강한 주식 등 다양한 설정을 개인별로 세팅할 수 있다. 기성 양복이 아닌 내 몸에 딱 맞춘 듯한 수제 양복과 같은 로보어드바이저인 셈이다.

뉴지스탁의 젠포트 화면.

만약 알고리즘을 개인 맞춤으로 세팅하기 어렵다면 내 성향과 비슷한 알고리즘을 사서 주식 종목을 추천받으면 된다. 개인 주식투자전문가들이 노하우를 담은 알고리즘을 공개해 뉴지스탁 내에서 판매하고 있어서다. 알고리즘마다 예상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이 알고리즘을 설계한 사람과 구매자 피드백도 가능하고, 구매자 성향으로도 수정이 된다.

다음은 문경록 뉴지스탁 대표와의 일문일답.

문경록 뉴지스탁 대표.(사진=뉴지스탁)

-젠포트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출시 이유는 뭔가.

"뉴지스탁을 시작하게 된 것은 개인 투자자들과 기관 및 전문투자자들 간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였다. '개미투자자들에게도 돈 버는 세상을 선사하겠다'는 생각이었다. 뉴지스탁이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 정보, 분석을 제공해 주식 종목을 추천했었다.

하지만 투자연령이 20~40대로 젊어지면서 뉴지스탁이 무조건 주는 종목 추천 정보를 신뢰하지 않는 경우가 생겼다. '밥을 떠먹여줘서 고마운데 어떻게 밥이 생겼고 뭔지에 대해 알고 먹겠다'는 고객이 생긴 거다. 이 때문에 아예 뉴지스탁의 알고리즘을 공개하자는 판단을 내렸다. 모든 걸 공개하고 개인 전문투자자들과 베타 테스트를 하면서 젠포트를 만들었다."

-젠포트의 특징은 뭔가.

"젠포트는 뉴지스탁이 갖고 있는 투자 정보 데이터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만들고 매매할 종목을 자동으로 추천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다. 과거 엑셀과 매크로 정도만 활용하던 투자자들에게 수백 배는 효율적인 툴(Tool)이다.

젠포트 마켓에 판매되는 알고리즘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a라는 알고리즘을 판매했다면 구매자 B가 이를 수정한다. 그럼 a알고리즘이 고도화된 a1이 된다. 이런 작업이 지속되고 있다.

또 주식 투자는 호흡이 짧다. 트렌드가 빨라 시장이나 경기가 바뀌면 로보어드바이저가 알고리즘을 수정해 새로운 전략을 내놔야 한다. 하나의 알고리즘이라면 이것을 대응하기 어렵다. 젠포트는 알고리즘을 개별적으로 만들 수 있고 이 것을 수정·보완도 돼 고도화되는 속도가 빠르다. 올해 안에는 머신러닝을 써서 알고리즘을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수천명의 사람이 알고리즘을 보완하는 것도 좋지만 기계학습은 더 효율적이라 투자 종목의 수익률은 개선될 것으로 예측한다."

-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추천해주는 증권사의 일부 전문가와 다른 점은 뭔가.

"상위 수익률을 낸 주식 종목을 추천해주는데 개인 투자자가 이를 고스란히 따라하기는 힘들더라.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탓이다. 방송에 나오는 전문가들은 종목을 모두 분석하는 것이 아니다. 분석 알고리즘도 정교하지 못한 경우에서 투자를 권유한다.

대부분 증권사는 수동적 투자자들만을 대상으로 한다. 우리 로보어드바이저로 나온 모델포트폴리오가 이러하니 가입하라는 개념이다. 앞서 말했듯 이런 일방적인 증권사 판매 전략은 적극적 투자자, 능동적 투자자를 포용하지 못한다. 뉴지스탁의 젠포트는 알고리즘을 알고 바꾸고 싶어하는 능동적 투자자와 이런 알고리즘을 차용하고 싶은 수동적 투자자를 모두 끌어안을 수 있다."

-대형 증권사에서 거래 수수료 무료로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현재 증권사들은 획기적인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고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부분 증권사가 주식 거래 수수료 0원 정책을 선보이고 있다. 거래 수수료가 증권사의 핵심 수익인데 이를 무료로 하고 있는 셈이다. 수수료를 안받는 고객이 늘어날 수록 증권사가 적자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증권사 입장에서 뭔가 변화가 있지 않으면 어렵다.

사실 수수료를 내도 수익률이 많이 나면 고객 입장에선 상관이 없다. 증권사가 제역할을 못해줘서 수수료를 무료로 한 것도 있다. 가격 경쟁이 일단락되면 시장 선점을 할 수 있는 증권사는 고객이 돈을 많이 벌 수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곳일 거다. 아마 핀테크 기업을 통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증권사들이 제시하지 않을까."

-향후 계획은.

"젠포트를 보면 투자상품이 주식이나 ETF 등으로 나뉘어 있는데 투자자산으로 가상화폐를 추가하고 싶다. 아직 가상화폐들에 대한 데이터가 시세밖에 없어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위해선 연구를 해봐야 한다."

-목표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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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증권업의 판도를 흔들고 싶다. 데일리금융그룹이 보유한 금융관련 라이센스도 많기 때문에 외연을 확장하기에 수월하다고 판단한다.(뉴지스탁의 최대주주는 데일리금융그룹이다.) 만약 온라인 증권사가 되지 못하더라도 기존 대형 증권사와 경쟁력있는 협상 대상이 되고 싶다.

이밖에 1인당 1개의 로보어드바이저를 갖고 개인 투자자들이 돈을 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마 젠포트가 발전한다면 누구나 액티브(Active)펀드 매니저가 될 수 있으리라고 자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