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업계, 애플 LCD 아이폰 출시 놓고 '설왕설래'

JDI·LGD, 공급 놓고 각축...애플, 삼성 OLED 탈피 노림수 관측도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02/12 16:13    수정: 2018/02/12 17:09

애플이 하반기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탑재된 아이폰X(텐) 후속작과 함께 액정표시장치(LCD)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디스플레이 업계가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다.

과연 어떤 업체가 차기 아이폰 LCD 공급 물량을 선점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와 LG디스플레이 등이 차기 아이폰용 LCD 패널 개발에 들어갔다. 그러나 아직 메인 공급사는 확정되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X(텐). (사진=씨넷)

■ 차기 아이폰, OLED·LCD로 나올까…업계 촉각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올 가을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아이폰 2종과 LCD 아이폰 1종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각각 5.8인치, 6.5인치, 6.1인치 모델로 추정된다. 이 중 OLED 모델은 지난해 애플이 최초로 출시한 아이폰X의 후속 모델로 알려졌다.

업계의 관심은 단연 LCD 모델로 쏠린다. OLED 제품의 경우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실상 독점 공급했고, 올해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앞서 LG디스플레이와 JDI, 일본 샤프 등도 아이폰용 OLED 패널을 생산해 애플에 공급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지만, 아직은 삼성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JDI의 경우 자사 풀 디스플레이 LCD 패널인 '풀 액티브(Full Active)'를 아이폰에 탑재한다는 목표다. 일본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노치(notch) 디자인이 적용된 디스플레이를 개발 중이다. 애플의 내부 소식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도 애플과 현재 제품 공급을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애플이 JDI와 LG디스플레이를 각각 메인 공급자와 서브 공급자로 선정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조심스레 내다봤다.

2018년형 아이폰 예상 목업 이미지. (자료=KGI)

■ 아이폰X표 노치 디자인, LCD에도?

JDI가 개발 중인 디스플레이는 화면 베젤을 크게 줄인 풀 액티브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패널이다. 주목할 점은 이 회사가 LCD 패널을 애플의 노치 디자인에 맞춰 개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노치는 지난해 애플이 출시한 베젤리스 스마트폰 아이폰X에 처음으로 적용된 디자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치는 애플의 풀 디스플레이 아이폰의 전매 특허가 됐다"면서 "부품사들도 이를 염두에 두고 LCD에도 노치 디자인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베젤이 거의 없는 풀 화면을 구현하기 위해 애플이 차기 LCD 모델에도 노치 디자인을 택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OLED 신규 모델에도 노치 디자인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들이 LCD에 노치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이 다소 무리수를 두는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OLED와 달리 LCD는 자체적으로 빛을 낼 수 없어 패널 후면에 광원이 부착된다. LCD와 OLED의 두께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직사각형 패널을 노치 디자인으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관측된다.

■ 업계 "애플, 삼성디스플레이 의존도 벗어날까" 관심

애플이 올해 LCD 패널이 탑재된 제품을 다시 출시하는 이유는 '원가 절감'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애플은 10주년 모델 아이폰X에 최초로 OLED를 탑재해 출시했다. 그러나 아이폰X의 판매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판매 부진의 주 원인은 높은 가격으로 지목됐다.

중국 전자부품 거래소 iChunt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에 공급한 OLED의 개당 원가는 80달러다. 이는 아이폰X에 탑재된 전체 부품 중 가장 값비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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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가격 산정에 어려움을 겪은 또 다른 이유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으로 패널을 공급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애플이 LCD로 다시 눈을 돌려 공급업체 다변화를 꾀하는 이유도 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6일 애플이 올해 LCD 패널이 탑재된 아이폰을 출시할 것이라는 보도를 통해 "삼성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 설명하기도 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OLED의 경우 전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에 의존 중인 애플로서는 부담이 클 것"이라며 "앞서 흥행성을 인정받은 LCD 모델로 안정감을 되찾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LCD 디스플레이에 노치 디자인이 적용되는 것에 대해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