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개막식 5G 통신은 언제 쓰였을까

‘평화의 비둘기’ 공연 LED, 5G로 원격제어

방송/통신입력 :2018/02/11 11:06    수정: 2018/02/12 10:37

전파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와이파이 공유기를 두고 거실 안에 인터넷 신호가 가득 차 있어도 두 눈으로 볼 수 없다. 통신이 이뤄지고 있다고 눈으로 확인하는 방법은 고작해야 스마트폰 화면 상단의 안테나 수를 확인하는 일이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쓰인 5G 통신도 마찬가지다. 경기장 내 인파의 LTE 트래픽을 수용할 추가 기지국 전파 외에 세계최초 5G 이동통신 시범서비스가 이뤄졌지만, 우리 눈에 5G 전파 신호와 기존 LTE 상용망 전파 신호가 보이지는 않는다.

11일 평창올림픽 통신 부문 공식파트너인 KT에 따르면, 지난 9일 개막식 가운데 ‘평화의 비둘기’ 공연이 KT의 5G 기술로 완성됐다.

KT 관계자는 “올림픽 조직위와 개폐회식 감독단은 첨단 기술과 예술의 융합으로 공연을 구성하고자 했다”면서 “KT는 2016년초부터 세계 최초 5G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공연 아이템들을 기획하고 개발해 협의를 해왔다”고 밝혔다.

평화의 비둘기 공연은 문재인 대통령의 개회사 이후 전인권, 이은미, 국카스텐 하현우, 볼빨간사춘기 안지영 등 4명의 가수가 존 레논의 ‘이매진’을 열창할 때 이뤄졌다.

4명의 가수를 1천명의 강원도 주민이 LED 촛불을 들고 둘러싸고 있지만 멀리서 보면 경기장 중심에 모인 관객이 평화의 비둘기를 그려내고 있다.

공연자가 아닌 현지 도민들이 참여하는 축하공연이었다. 전문 공연자라고 하더라도 매스게임과 같은 연습을 거쳐 LED 촛불로 비둘기 형상을 띄긴 쉽지 않다.

KT 관계자는 “음악, 시간, 공연자 위치라는 세가지 요소와 정확하게 일치하도록 공연자가 들고 있는 LED 촛불이 제어돼야 한다”면서 “초저지연, 초연결이 가능한 5G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LED 촛불의 동작을 감독단이 의도하는대로 실시간으로 지연없이 제어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개발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공연에 참가한 이들은 LED 촛불을 들고만 있었고, 서있는 위치에 따라 LED 촛불의 점등과 밝기는 5G 통신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어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KT는 개폐회식장에 5G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과 별도로 무선 통신으로 제어할 수 있는 LED 촛불을 제작했다. 또 객석 무대에 참석한 이들에게 주어진 성화봉 모양의 LED 랜턴도 KT가 제공했다.

공연장의 LED 촛불과 객석의 LED 랜턴 덕분에, 관객이 함께 참여하는 올림픽 축하공연이라는 장관이 펼쳐졌다.

이매진 노래가 끝난 뒤 다섯 어린이가 비둘기 모형을 날려보내면서 LED 촛불로 이뤄진 비둘기 역시 날아가는 모습이 연출됐다.

단순히 비둘기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이 아니라 경기장 복판 공연장을 떠나면서 관객석에서 LED 랜턴으로 옮겨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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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경기장 밖으로 나간 비둘기의 LED 조명은 1천218대의 드론이 이어받아 스노우보드 선수가 됐다가 오륜기로 다시 빛났다.

드론의 제어는 인텔이 맡았지만 무선 통신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KT의 통신망을 거쳤다. KT는 평창올림픽 통신 부문 단독 파트너로서 방송중계전송부터 올림픽 현장의 네트워크 구축 임무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