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 스마트폰 막판 담금질…언제 나오나

삼성전자 올해 출시 계획…화웨이도 뒤따를 듯

홈&모바일입력 :2018/02/01 17:17    수정: 2018/02/02 14:58

삼성전자가 올해 폴더블(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 포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평면, 곡면(엣지)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기존 스마트폰에 이은 차세대 제품으로 전세계 곳곳에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2018년) 폴더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스마트폰 등 첨단 제품을 개발해 차별화를 지속하겠다"며 "폴더블 디스플레이 출시 등을 통해 프리미엄 경쟁 우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대화면 스마트폰에 대한 반작용으로 관심을 모은다.

동영상 시청 등 대화면에 대한 스마트폰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화면이 커지면서 들고 다니기 불편할 수 있어 폴더블이 그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각 화면에 켜 놓고 사용할 수 있어 멀티태스킹에도 유리하다.

또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새로운 프리미엄 요소로 소비자의 소구 포인트를 자극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베젤리스(테두리가 없는) 디자인, 듀얼 카메라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혁신이 한계에 이르면서 올해에도 유사한 모습의 제품들이 출시될 전망"이라며 "폴더블 폰은 완전히 다른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UX) 등 혁신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듀얼 스크린이 탑재된 ZTE의 '액손 M' 스마트폰.(사진=씨넷)

■폴더블 폰 개발 뛰어든 제조사들, 어떤 제품 내놓을까

현재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화웨이, 오포, 애플 등이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올해 70만대, 2019년 320만대, 2020년 1천360만대, 2021년 3천40만대, 2022년 5천10만대 판매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고동진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장(사장)은 지난해 "폴더블은 (갤럭시노트) 로드맵에 들어가 있고 내년(2018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100개에 이르는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생산 단지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에는 인폴딩(안으로 접는) 방식의 7.3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될 게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술 수준으로 아웃폴딩(밖으로 접는)보다 인폴딩 방식의 디스플레이를 더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며 "아웃폴딩은 인장응력(잡아당기는 방향으로 힘이 작용)을 받으면서 크랙이 생기기 쉽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최근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반으로 접을 수 있는 유연한 디스플레이를 갖춘 휴대폰'이라는 특허를 등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허 이미지 속 폴더블 기기는 두 개의 스마트폰 본체가 하나의 디스플레이로 연결된 형태다. 기기를 접은 상태에서는 겉면에서 시간·날씨 등을 확인할 수 있고, 펼치면 태블릿처럼 이용 가능하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특허 중 하나. 두 개의 화면을 경첩으로 이은 형태다. (사진=삼성전자/WIPO)

화웨이도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리차드 유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씨넷과의 인터뷰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의 샘플이 있으며 내년(2018년)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우수한 디자인과 유연한 화면이 필요한데 우리 제품에는 두 개의 화면이 있는데 (화면 사이에) 작은 틈이 있어 이를 제거해야만 한다"고 전했다.

중국 오포는 2016년 책처럼 접히는 폴더블 스마트폰 시제품을 공개한 데 이어 지난해 상위 화면의 25~35%를 구부려 접을 수 있는 특허를 신청했다. 문서에 따르면 카메라를 포함한 3분의 1 가량 면적의 상부를 휘게 해 유연하게 촬영할 수 있다. 최근에는 후면에 힌지가 있지만 전면에는 반으로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 패널이 적용된 디자인의 특허를 보였다.

이 밖에 레노보는 반으로 접을 수 있는 태블릿 PC와 동그랗게 구부려 사용 가능한 스마트폰을 선보이기도 했다. ZTE는 '액손 M'을 출시했지만 5.2인치의 화면 두 개가 힌지로 연결돼 진정한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스냅드래곤821, 3천180밀리암페어시(mAh) 용량 배터리가 탑재됐으며, 출고가는 3888~4888위안(약 66만~83만원)이다.

레노보가 선보인 폴더블 스마트폰 콘셉트 기기.(사진=씨넷)

■하드웨어 기술·사용자 경험(UX)·편의성 개발 난제로 꼽혀

폴더블 스마트폰은 여러 번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 등 부품뿐 아니라 사용 편의성과 시장성, 프리미엄 스마트폰급의 완성도 등을 갖추는 게 관건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 텐마, BOE, CSOT 등이 개발하고 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평면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강화 유리를 대체할 수 있는 플라스틱 윈도, ITO를 대신하는 은나노 와이어·메탈 메시·폴리머 등의 유연한 전극 소재를 적용한 터치 센서, 두께와 적층수를 줄일 수 있는 박막 봉지층 등 기술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경우에는 기존 스마트폰에 적용되던 OLED 패널과 유사하게 적용되지만 이를 덮는 커버 윈도의 개발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은 0.7mm의 고릴라 글래스가 탑재되는데 폴더블 스마트폰의 경우 0.1mm 두께의 커버 윈도가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폴더블 스마트폰에서 접혀지는 부품의 각 구역들은 수 회 접었다 펴도 접힘 자국이나 크랙이 생기지 않도록 내구성을 높이면서도, 유연하게 접을 수 있도록 굴곡성도 높여야 하는 게 난제로 꼽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자유롭게 휘어지는 형태의 플렉서블 OLED (사진=삼성디스플레이)

부품업계 관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접힘부의 경우 내구성과 굴곡성을 동시에 높은 수준으로 구현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역학 관계에 있어 어려운 일이고 각 부품이 접혀지면서 벌어지는 문제도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예로 기판 자체의 전력 칩을 연결하는 구간도 유연하게 만들거나, 화학 소재의 개발도 매우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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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 기술 외 사용 편의성과 UX 등도 폴더블 스마트폰의 최종적인 관문이다. 고동진 사장은 CES 2018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사업을 꼭 하고 싶지만, 눈길 한 번 끄는 수준의 제품은 시장에서 오랫동안 지속되지 못 한다"며 "폴더블 스마트폰의 UX가 숙제로 남아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출시되더라도 편의성이 낮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소비자의 선택을 못 받는다면 이제까지의 연구개발(R&D)이 무용지물인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