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인간 뇌처럼 발전해가야 한다"

강호규 소장 "패러다임 변화...생태계 협업 중요"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01/31 12:55    수정: 2018/01/31 13:27

반도체 슈퍼호황으로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서만 35조원 가량을 벌어들인 삼성전자가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설비·소재 개발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는 사상 최대 반도체 실적을 쌓은 삼성전자 역시 시장 패러다임 자체가 변하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반도체가 인간 뇌구조처럼 발전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호규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장(부사장)은 3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된 '세미콘코리아 2018'의 기조연설 도중 이 같은 취지로 말했다.

삼성 서초 사옥 (사진=지디넷코리아)

설비·소재업체 중요도↑"모두가 손잡아야"

강 부사장은 "과거와 상황이 바뀌었다"면서 "예전엔 (반도체) 설계를 잘하고 반도체 칩 메이커가 잘 따라준다면 성공했지만, 이젠 설비와 소재업체들이 중요해졌고 전체 생태계 구성원들이 손잡고 해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쩌면 반도체 산업은 아직까지 겪어보지 못한 기술적 어려움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제조 공정과 기술이 필요한 상황에 놓였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 부사장은 반도체 시장의 전반적인 변화 흐름의 요인으로 데이터 사용량 급증과 인공지능(AI)의 발전 등의 요인을 꼽았다. 정보를 수집하고 판단하는 인간의 뇌처럼 반도체 역시 그렇게 발전해야 한다고 강 부사장은 언급했다.

그는 또 실제로 반도체 시장 자체가 이런 기능을 필요로 하고 있고, 이에 따라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강호규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장(부사장). (사진=삼성전자)

"기술 혁신, 설비·소재 개발, 그리고 협업 3박자 맞추자"

강 부사장은 이러한 요구에 대응키 위해 업계는 D램, 낸드플래시, 로직 반도체 등 제품별로 기술 혁신을 지속해야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를 위해 설비와 소재의 개발이 선행돼야 하고, 업계 전체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설비·소재 업체들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가 대표적이다. 강 부사장은 "중소 설비·소재 협력업체들과의 협업 프로젝트는 지난 5년간 3배 증가했다"면서 "또 같은 기간 협업에 참여한 인력은 5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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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지난해 50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연간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10조원을 넘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훌쩍 뛰어넘었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실적 효자로 등극한 회사의 메모리 사업이 올해 시장 성장세와 유사하게 따라갈 것으로 분석했다. 이 회사는 이날 실적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연간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 비트그로스(비트 단위의 생산량 증가율)를 각각 20%와 40%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