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콘텐츠, 클릭보다 공유 신경 써야"

모모콘 이재국 "기승전결 공식 모바일선 안 통해"

인터넷입력 :2018/01/23 11:13    수정: 2018/01/24 09:50

"책상 앞에서 여러명 앉아서 얘기하는건 보이는 라디오 수준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스튜디오를 벗어나야 합니다. 모바일 시대에 동영상을 TV 처럼 만들 필요도 없어요. 기승전결? 모바일에선 기 다음에 결이에요."

모바일 미디어기업 모모콘에서 기획본부 수장을 맡고 있는 이재국 모모콘 본부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콘텐츠를 제작할 때 이 콘텐츠가 다른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가치가 있는지 기획 단계부터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은 생동감있는 영상을 원하는데, 앉아서 얘기하는 영상은 잘 만들어지지 않는 이상 공유해야 할 이유가 크게 존재하지 않을 거란 얘기다.

페이스북과 같은 SNS 공간은 나를 포장하기 위해 콘텐츠를 공유하곤 하는데, 이를 간과하고 콘텐츠를 만들면 안 된다는 조언이다.

이어 이 본부장은 공유가 되는 콘텐츠가 파급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많은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고, 클릭수가 많이 나온다고 해서 성공한 콘텐츠는 아니라고 말했다. 팔로워나 클릭수는 얼마든지 인위적으로 늘릴 수 있지만 공유는 다르다는 얘기다.

이재국 모모콘 본부장

이재국 본부장은 다양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예대 극작과를 졸업한 그는 '목화'라는 극단서 배우 생활을 시작해 라디오 작가, TV작가, 뮤지컬제작자로 활동했다.

MBC '컬투의 베란다쇼' QTV '죽쑤는 여자 죽지않는 남자', SBS 라디오 '김창렬의 올드스쿨', tvN SNL 작가로,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와 어린이 뮤지컬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뽀로로와 댄스댄스, 핑크퐁과 상어가족 등을 대본을 썼다. 이런 왕성한 활동을 바탕으로 재작년엔 SBS연예대상에서 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전통 미디어를 떠나 모바일 판으로 들어왔다. 그는 사람들이 TV를 보지 않기 시작하고, 딸이 유튜브만 보고 있는 것을 보고 '이제는 모바일이다'라고 생각했다.

이 본부장은 모모콘에서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연예인 중고나라 체험기:개이득 ▲블랙박스 라이브 ▲간판스타 ▲존잘러/존잘러스 ▲존예보스 ▲더 싸인라이브 등이 있다.

이 중 연예인 중고나라 체험기 개이득은 물품을 중고거래로 팔러 나온 팬들 앞에 해당 연예인이 직접 나타난다는 설정이다. 즉, 떠나는 팬을 마지막으로 잡는 가수의 이야기를 담았다. 여기엔 하하, 바다, 임창정, 디제이디오씨 등이 출연했다.

가수 임창정이 나온 편은 네이버 웹예능 부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총 25편 제작된 개이득의 누적 조회수는 5천만뷰가 넘는다.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모바일용으로 만들어진 콘텐츠가 입소문을 타고 다시 TV로 진출했다. 개이득은 여러편 묶여 JTBC2에 편성되기도 했다.

블랙박스 라이브는 사랑하는 가족이나 연인에게 좋아하는 가수를 선물하는 콘셉트다. 차량 블랙박스 앞에서 가수가 노래를 불러주고, 직접 인사도 나누는 일종의 몰래카메라다. 자우림 김윤아, 허각, 세븐틴, 정승환 등이 팬들과 만나 감동을 줬다.

존잘러, 존예보스는 신인 아이돌 가수들의 얼굴과 재능을 최대한 밀착해서 화면에 담는 영상물이다. 우상과 같은 오빠, 여동생들을 직접 눈앞에서 보는 것과 같은 감동을 선물한다. 로이킴, 공찬, 차은우, 정채연, 김소희, 크리샤 츄 등이 등장했다.

이 본부장은 평범한 소재라도 살짝 비틀면 재미난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블랙박스 라이브는 영상은 편집을 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에 보는 사람들이 신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존잘러와 존예보스에서는 아이돌 얼굴만 봐도 행복한 팬들을 위해 얼굴을 계속 클로즈업해서 보여줬다. 이런 점이 시청자들에게 더 큰 재미와 감동을 안겼다.

생각보다 반응이 크게 없었던 콘텐츠도 있었다. 간판스타는 스타가 자신의 이름과 동일한 상호명을 사용하는 소규모 가게를 찾아가는 내용이다. 사람사이 소통과 교감을 주제로 했다. 기획은 좋다고 생각했지만, 사람들이 그 속에 담겨있는 스토리를 잘 보지 않았다. 너무 TV스러웠나 생각했다.

"라디오를 해보니 피드백이 중요하다는걸 깨달았어요. 페이스북 구독자가 10만명 있다고 하면, 그 중 만명만 공유를 해줘도 플랫폼으로 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구독자 수는 조금씩 늘고 있지만, 이 구독자를 어떻게 충성고객으로 만들어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드는가가 중요했어요."

이 때문에 모모콘의 모모X 페이스북 관리자는 구독자와의 소통에 적극적이다. 작은 피드백이라도 충성 구독자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본부장은 모모콘을 아이돌 콘텐츠를 가장 많이 만드는 회사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모모콘은 연예인이 나오는 콘텐츠만 제작한다. 그 이유는 연예인이 나와야 시장이 커질 수 있어서다.

관련기사

이 본부장은 아이돌 팬들을 위한 또 하나의 새로운 기획을 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이 기획회의를 1주일마다 진행한지 2년 정도 됐다. 이제는 팬들의 입장에서 모든걸 생각하게 됐다는 이 본부장. 아이돌 손만 나오는 콘텐츠도 제작하고 싶다는 계획도 살짝 귀뜸해줬다.

"팬들은 아이돌 손을 보는걸 좋아합니다. 노래 가사를 타이핑 하는 모습을 기획하면 어떨까 합니다. 독자적인 콘텐츠를 기획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웃긴 콘텐츠를 만든다고 생각하는 것 보다 꾸준히 쌓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