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EO] 블룸컴퍼니는 어떻게 마음을 디자인할까

박정효 대표 “직원행복 통장잔고처럼 쌓아야”

인터넷입력 :2018/01/19 18:42

인터뷰 화두는 그의 직함에서 시작됐다. 기업 대표라며 건넨 명함에는 'CEO' 대신 'CHO'라는 직함이 새겨있다. 풀이하자면 '최고 행복 관리자(Chief Happiness officer)'라는 뜻인데, 회사 방향성의 상징이다.

주인공은 기업교육(HRD) 콘텐츠 회사 '블룸컴퍼니'의 박정효 대표다.

박 대표의 전공은 심리학이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긍정 리더십 전략'이 특기인데, 사람들의 긍정적 정서와 속성을 발굴하는 데 주력해왔다. 이런 '발굴 방식'을 콘텐츠화 시켜 기업에 제공하며, 워크숍이나 주마다 몇 시간의 강연 등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그의 콘텐츠를 다루는 직원들의 직함은 '마음 디자이너'다.

"신체를 대상으로 비유하자면 병원이 아니라 헬스 트레이너에 가깝습니다. 체질처럼 마음을 개선해주죠. 마음을 바꾸면 일하는 방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합니다. 요즘 표현으로는 멘탈이 휘트니스를 받는 셈이죠."

"거룩한 얘기 아니냐?"는 까칠한 질문에는 "결과를 보라"며 받는다. 교육받은 이들 마음속에 들어가 볼 수는 없으나 굵직한 고객사례들이 그 효과를 방증하고 있다는 뜻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 두산그룹 등이 대표적이다. 몇몇 대기업들은 직원 강점의 육성 차원에서 블룸컴퍼니 교육을 5년 넘게 활용 중이다.

사실 그도 '업무=어렵다'는 상식에 동의한다. 지극히 정상이라는 표현도 붙였다. 다만 업무가 즐거운 이들도 분명 존재하며, 그 배울 점을 모은 콘텐츠가 핵심 전력이다. 심리학 측면으로 접근할 때 어려운 개념이 잇달아 나오지만, '내재동기'라는 한 단어로도 요약된다.

"급여와 보상이라는 외재요인이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즐겁게 일하는 이들의 동력은 마음 속, 다시 말해 '내재'에서 주로 발견되죠. 능력을 인정받는다는 '유능감', 운신의 폭이 넉넉하다는 '자율성', 동료들과 원만한 '관계' 등이 조합됐을 때 직장은 즐거워집니다. 교육으로 분명히 구현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올해의 과업은 스타트업 대상의 교육 확대라고 압축했다. 과장을 보태자면 블룸컴퍼니의 지상 과업이다. 대기업 고객이 여럿이기에 의외라면 의외. 하지만 지난해 11월 스타트업 전용 연수원 법인 '해피 스타트업 캠퍼스'를 파트너들과 만들 정도로 속도가 붙었다.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로부터 '창업 및 예비 창업자 대상 우수 프로그램발굴사업'에도 선정됐다.

스타트업 업계에서 그가 자처한 역할은 '심리적 자본 지킴이'다. 창업 초기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정도로 직원의 행복감을 끌어 올리겠다는 뜻을 선명히 제시했다. 자금보다 직원의 업무 만족도 부족으로 고민 중인 스타트업들에겐 단비 같은 소식이다. 카페24로 운영 중인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포트폴리오를 확인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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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이 부족하면 펀드의 도움을 받지만 심리적 자본 증대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자금이 조달돼도 조직원이 지치고 내부 갈등이 일어나면 버티기 어려워요. 직원 행복을 통장 잔고처럼 쌓아뒀을 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직원 내적 동기 관리에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인식이 리더에겐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블룸컴퍼니 직원들은 행복할까. 그는 늘 받는 질문이라며 웃었다. 행복을 전하는 이들인데 당연히 행복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다고. 갈등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다루는 콘텐츠 자체가 해결책이자 매뉴얼이기에 걱정은 작다는 게 그의 답이었다.